[일상다반사] 결혼식

결혼식에 하객으로 간건 꽤 오랫만인 것 같다.

회사동료에게 주말에 결혼식을 다녀왔다 얘기를 하니 누구 결혼식이었냐 묻는다.

음... 교회 동생?

딱 어떻게 관계를 표현하기가 애매하다.

어릴때는 나와 아내의 교회 주일학교 학생이었고
커서는 아내와 연락을 하며 가끔씩 집에도 와 얼굴도 보고 밥도 먹고 술도 한잔 하고
지금은 가까운 동생같은...
물론 나보다는 아내와 가까운...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좋은 이모 역할을 해주는 녀석!

당연히 결혼식에 참석을 했겠지만 둘째 녀석이 결혼식축가를 한꼭지 담당하게 되어 우리도 준비를 하고 기대를 한 결혼식이었다.

헹여 일생에 한번 있는 결혼식에 실수를 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축가를 끝내는 그 순간까지도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나도 아내도 그리고 축가를 하는 당사자인 둘째녀석도...

사실 식장을 오는 차안에서도 내 시무룩한 표정으로 긴장을 하고 있어서 걱정이 되었었다.

그래도 많이 준비를 했고 사전 리허설도 하고 걱정했던 것보다는 둘째녀석이 축가를 잘 마무리해 줘서 정말 다행어었다.

식이 끝나고 피로연장에서 몇몇 하객 분들이 둘째녀석을 알아봐 주고 잘 했다 칭찬을 해주니 잘 마무리했다는 안도감이 자신감으로 변하는 것 같다.

7월에 또 한녀석이 결혼을 하는데 그 자리에서 둘째와 녀석간의 축가예약이 이루어졌다.

어릴적 선생님, 선생님 하던 녀석들이 신부가 되고 신랑이 되고 함께 축하해 주러 오는 하객이 되고

어릴적 함께 학창시절을 보냈던 형이 이제는 목사가 되어 주례를 서고...

시간의 흐름은 우리에게 다양한 재미(?)를 가져다 주는 것 같다.

이제는 각자 처한 자리에서 한자리를 온전하게 지켜내고 있는 녀석들...

나름 대단하다 생각하는 녀석들도 있고 여전히 좀 걱정이 되는 녀석들도 있고...

쌤 왜 이렇게 안 늙어요?
야 쌤이 원래 어릴때 늙었잖아... 그래서 그 때 이미 다 늙었어 ㅎㅎㅎ
언제 다들 한번 놀러와 소주 한잔 하게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