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올림픽에 E스포츠 종목.. 과연 공평할 수 있고? 지속 가능하겠는가?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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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 경기를 한다고 합니다.
리그오브레전드 , 스타크래프트2 , 하스스톤, 위닝일레븐 , 펜타스톰 , 클래시 로얄 등이 시범 종목으로 채택되었습니다. 그리고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도 올림픽 종목에 e스포츠 경기를 넣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시안 게임이나 올림픽 등에 E스포츠를 넣는 것은 매우 혁명적인 시도이고 E스포츠 팬으로서는 좋아할 만한 일이지만 이게 과연 논란이 안 일어나고 지속 가능할 수가 있는가라는 의문이 듭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몇번 시행하고 엄청난 논란에 휩싸이고 그만 둘 것이라고 봅니다. 종목 선정과 게임 회사에서 게임 규칙을 바꿀 수 있다는 문제 때문이죠.

앞으로 종목 선정은 어떤 기준으로 할 것인가?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 E스포츠 종목을 넣을 때 이게 가장 큰 문제라고 봅니다. 게임 종목 선정 자체만으로도 엄청나게 경제적 파장이 큰 만큼 종목 선정 기준이 확실해야 할텐데 도대체 종목 선정을 어떻게 공정하게 할 것이냐는 것이죠. 아시다시피 저 6개의 게임은 무슨 국영기관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 사기업이 만들고 사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게임들이고 앞으로 선정될 종목의 게임들도 아마 사기업에서 만든 게임들일 것입니다. (공공기관에서 게임을 만드는 나라가 있나요? 북한을 제외하고.) 만약 어떤 회사의 게임이 아시안게임/올림픽의 e스포츠 종목으로 채택된다면 홍보효과가 어마어마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많은 게임 회사들이 이 기회를 거의 목숨걸고 잡으려고 할 것입니다. 이렇게 회사들의 절박함이 큰 만큼 아무리 공평하게 종목 선정을 해도 선발되지 못한 게임의 게임회사들은 아무래도 불평 불만이 나올 수도 있고 뒷말이 상당히 많아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게임 회사가 특정 팀에게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게임 규칙을 의도적으로 변경할 가능성은 없는가?

이건 약간 음모론 같은 이야기지만 실제 사례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정확한 사실은 아니지만 유저들 사이에서 음모론처럼 제기되고 있는 문제입니다. 2017년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때의 일입니다. 라이엇 사에서 주관하는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은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의 대회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대회입니다. 세계 모든 리그의 최고의 팀이 나와서 우승을 하기 위해 경쟁하죠. 근데 이 대회에서 2014년, 2015년, 2016년도 모두 대한민국 팀이 우승을 했습니다.

대한민국 게임 팬들에게는 3년 연속 우리나라가 세계 롤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신나는 일이겠지만, 리그오브레전드의 운영사인 라이엇은 이것을 보고 상당히 난처해졌을 것입니다. 한국이 계속 이겨버리면 다른 나라의 e스포츠 팬들이 실망할 것이기 때문이죠. 특히 한국의 최대 라이벌이자 막대한 시장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팀의 팬들이 자기네들이 응원하는 팀이 맨날 한국의 팀한테 깨져버리는 것을 별로 보고 싶어하지 않다는 것을 라이엇은 알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라이엇은 특단의 조치를 내립니다. 대회에서 사용하는 게임의 패치 버전을 한국 팀에게 불리한 버전으로 적용한거죠. 롤은 5:5게임인데 한국 팀의 특징은 5명의 선수들이 골고루 잘하는 것이라면 중국 팀의 특징은 1명의 슈퍼선수를 나머지 4명이 밀어주는 식이 였습니다. 라이엇이 2017년도 월드챔피언십에서 적용한 패치 버전은 이러한 중국팀의 스타일에 가장 최적화된 버전이였습니다.

뭐 결국에는 한국팀이 또 다시 우승하기는 했지만 이러한 라이엇의 조치 때문에 한국팀은 대회 내내 엄청나게 중국팀에 고생을 했습니다. 근데 이건 라이엇이 주최하고 라이엇이 상금을 주는 대회니까 그럴 수 있다치지만 만약 공익적 성격을 가진 국제대회에서 이런일이 일어났다면 아마 엄청난 파장이 일어났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이 사례로 게임회사가 e스포츠 경기에서 특정 팀/ 특정 국가에게 유리하게 게임 규칙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봅니다. 물론 패치가 거의 없는 게임이야 이런 논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겠지만 거의 매주마다 한번씩 게임 규칙이 변경되는 리그오브레전드 같은 게임의 경우에는 게임의 패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것은 이러한 공식적인 국제 대회(아시안게임, 올림픽 등)에서 특정 팀을 몰아주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붉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글을 마치며

개인적으로는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종목에 시범으로 채택되고 올림픽에서도 채택될 가능성이 있다니 게임 팬으로서는 설레는 일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종목으로 채택되는 e스포츠의 게임은 엄연히 사기업에서 만들고 관리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끊이질 않을 것 같고 뭐 미래가 밝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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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 e스포츠라... 세상이 빠르게 변하네요ㅎㅎ 바둑이나 체스는 올림픽 안들어온것 같은데요.^^ 리스팀합니다.

리스팀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바둑이나 체스는 너무나도 정적인 스포츠이다보니 사실 그렇게 막 보는 재미가 있지는 않아서 포함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메타라는게 지역마다 다르다는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할만한 상황이라 생각함.

롤 같이 자주 바뀌는 게임은 충분히 특정 팀의 입맛에 맞게 조작 가능하다고 봅니다.

종목 관련 부분이 확실히 애매하긴 하죠. 농구, 축구, 육상 등의 종목은 누가 소유권을 갖고 있지 않은 공유재산인 반면, 특정 게임은 개발자 내지는 기업이 소유하는 물건이기 때문에 해당 게임이 없어져버릴 가능성이 존재하죠.

지금은 롤이나 PUBG, 포트나이트 등이 거론되지만 불과 두 아시안게임 전만 해도 아마 스타2 같은 게임이 종목으로 채택되었을 것 같은데, 진짜 이렇게 추진된다면 어떤 게임들이 다음 게임에서 선별될지도 관심거리 겸 논란거리가 되겠죠.

그나저나 우리나라 관계자들은 이런 걸 보고 게임 좀 그만 죄악시할 수 없을까요......

단일 게임 하나하나가 유행이 오래가기가 힘들고 그리고 유행하는 게임들이더라도 그중에서 무엇을 선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 그리고 게임은 어디까지나 회사 재산이기 때문에 회사가 마음대로 규칙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점 등이 E스포츠의 태생적 한계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바에 공감합니다. 우리나라는 게임을 너무 죄악시하죠. ㅎㅎ

글이좋아 리스팀 합니당^^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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