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어떻게 키워야할까? #1.달라도 너무 달라

in #kr7 years ago (edited)

우스개 소리로 가끔 듣는 말이 있다.

딸들만 가진 부모는 금메달
아들, 딸을 둔 부모는 은메달
아들만 가진 부모는 목메달(다)

극성스럽기도 하고 활동적인 아들을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방증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아들들은 키워 놓으면 며느리 좋은 일만 시키는 거라는 생각 때문에 나온 말인 듯 하다. 아무래도 딸이 아들보다는 살갑기도 하고 잔정도 많고, 사소한 것까지 잘 챙기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지 않은가. 오죽하면 옛말에 큰딸은 살림 밑천이라 했을까 말이다.

그럼에도 딸 셋중 장녀였던 나는 부모가 나이 들었을 때 든든하게 기댈 수 있는 아들이 아니었기에, 나이 든 아빠의 뒷모습에서 왠지 모를 외로움과 허전함을 본 적이 있었기에, 그도 아니면 자격지심이었는지도 모르지만, 또 그도 아니면 여자로서의 삶에 만족하지 못해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여하튼 아들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둘째의 태몽마저도 아들 태몽인 것 같아 내심 아들이겠거니 생각했는데 딸이라 서운함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딸 키우는 재미에 폭 빠진 지금 생각해 보면 둘째까지 아들이었으면 진짜 목메달지 싶다.

어제도 첫째는 왜 이렇게 부산을 떠는지 아파트 주차장에서 촐삭대다가 배수구에 빠져서는 흙탕물을 뒤집어쓰고 울고 불고 난리여 집에 들어오자마자 씻겨줬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도 않아 거실에서 미끄럼틀을 요란하게 타다가 미끄럼틀이 넘어졌는데 하필이면 거실 바닥에 있던 장난감위로 떨어졌다. 무릎이 장난감과 부딪히면서 살갗이 까졌는데 엄청 아팠나보다. 울고 불고 하더니 못 걷겠다고 엄살을 피워서 베개 위에다 다리를 올리고 쉬게 해줬더니 울다 잠이 들었다. 그 모습이 우스워 웃기기도 하면서 크는 아니라 혹시 성장판이라도 다쳤을까봐 겁이 덜컥 났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우리 딸은 빨래와 씨름중이다. 빨래를 개키려다가 아들 녀석 때문에 정신없는 사이에 빨래를 가져다가 혼자 이러고 있다. 아직 만으로는 30개월 밖에 안된 녀석이라 기특하면서도 벌써부터 이런건 안 배워도 되지 않을까 싶다. 누가 여자아이 아니랄까봐 소꼽놀이나 청소, 엄마역할에 더 관심이 많은지 모르겠다.

20171120_195053.jpg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둘을 키워보니 정말 둘의 특성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어렸을 때 부터 특별히 "너는 남자아이니까 여자니까 이렇게 해야해!"라고 가르친 적이 없는데 첫째는 칼싸움이나 공룡, 자동차를 더 좋아하고 둘째는 콩순이나 공주, 소꼽놀이를 훨씬 좋아하니 남녀의 성 정체성은 태어나면서 가지고 태어나나 싶기도 하다.

그런데 가끔은 내가 여자로 태어나서 여자로 살아봐서 그런지 우리 딸만큼은 이것 저것 제약받지 말고 이것저것 많은 것을 경험하면서 배우면서 자기가 진정 좋아하는 것을 찾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그래서 엄마들은 딸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하는 것 같다.

엄마가 못 해 본 것을 이것저것 가르치고,
엄마가 못 입어본 옷을 입히고,
엄마가 못 가본 곳을 가게 하고,
엄마가 못 했던 공부를 하게 하고,
엄마가 못 만나본 멋진 남자친구를 자유롭게 사귀어 봤으면 싶고..

그럼에도 나 스스로도 아직 깨지 못하는 선입견이 너무 많다. 여자 아이는 깨지기 쉬운 아주 비싼 도자기같다는 생각이 드니 첫째에 비해 더 조심스럽기도 하다. 오빠랑 똑같이 대하고 똑같이 키워야 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래도 여자아이인데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니 딸을 잘 키우는게 쉽지는 않은 것 같다. 우리 예쁜 딸 어떻게 키워야 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요즘이다.

Sort:  

좋은사랑많이주며 대화를 많이해서 좋은엄마 좋은자식으로 남는게 생각보다어려운것같아요 아이들은 커가면서 사춘기도 오고 더크고나면 친구들과 어울리며 가족을 잠시 등한시하는것도같기도하지만 항상 서로 대화하면서 이어가는것 그것도 중요하지않을까요

좋은 말씀 감사해요... 너무 예쁜 딸이기에... 정말 잘 커줬으면 하는게 부모마음인 것 같아요. 그런면에서 지금까지는 너무 예쁘게 잘 커줬는데 앞으로가 더 중요하겠죠^^

엄마가 못해본것 말고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심이 어떨지요? 제가 오지랖이 좀 있었나요. ㅎㅎ

저는 이제 딸을 키워볼 기회는 없겠지만~ 여자, 남자로서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사람으로 키워내고 싶습니다.저저도 그렇게 교육을 못받아서, 확신은 없지만요~~

헉.. 빛블루님 닮은 딸 하나 있으면 엄청 예쁠 것 같은데.. 아쉽네요... 딸 키우는 재미가 정말 쏠쏠하긴 한데...^^

저도 그랬으면 정말 좋아했을텐데, 아들 하나 잘 키워야죠~~ ^*

해피언니!!
(언니라고 하는거 이해해주세요 지금 모처럼 회식중이라 ㅋㅋ 술이 좀 들어갔어요)

진짜 남자친구 못만나본거 맞아요?

에이~~~~~

(술 주정 중입니다 ㅋㅋ)

레이해이나님도 아들 딸 다 키워보고
해피워킹맘님도 아들 딸 다 키워보고

마냥 부럽습니다 ^^
물론 아이들 둘 셋 키우시느라 고생많으시겠지만요

내가 가지지 못한건 (아니아니 가지지 않은것) 을 남이 가졌을때 참 부럽고 그렇습니다 ㅠㅠ

흠아 너도 그렇지? ㅋㅋ
강제소환 @flora1

소환 ㅋㅋㅋㅋㅋ
귀여운반 ㅋㅋㅋㅋ 술주정이 왜케 귀여운거야 ㅋㅋ
저두 그렇습니다 옷사러 갔는데 아들옷 사러 갔는데 왜케 이쁜 딸옷이 많은지요 그앞에서 한참 서성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옷은 어찌 그리 야무지게 개키나요 ㅋㅋㅋㅋ 아구구 귀여워라 ㅋㅋㅋ 아들도 좋지만 딸두 키워보고 싶네요 홍홍홍

ㅋㅋ ㅋ저도 왠지 여기다가 댓글 달아야할것 같은~~ㅎㅎㅎ 반님 왤케 귀여운가요 ㅋㅋㅋㅋ
흠님은 강제소환 당했다고 또 당장 달려와주시고 ^^ 두 분 넘 보기 좋아요^^

그나저나 해피언니 딸은 어쩜 저리 빨래를 잘 개키나요? 해이도 29개월인데..... 빨래 개켜논거 흐트러뜨리기나하지 전혀 갤 생각을 안해요 ㅠㅠ
딸도 딸 나름인가 봅니다~ 부럽! ㅎㅎ
(반님이랑 흠님은 해이같은 딸도 있다는걸 보며 위안 삼으시길! 오히려 아들인 래이가 빨래 다 개켜줍니다 ㅎㅎ)

흑.. 장문의 댓글을 달았건만 키보드 하나 잘 못 눌러서 다 날라갔네요..ㅠ.ㅜ


이렇게 언니, 동상하면서 지내니 너무 좋아요. 레이헤나 동상이 여기서 제일 막내일 것 같은데... 그죠?? 앞으로 그럼 힘들고 중요한 일은 레이 동생이 하는 걸로.. 막내니깐... 농담이에요...

우리 둘째는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강해서 뭐든 혼자서 다 하려고 하죠. 좋기도 하면서도 가끔은 바빠 죽겠는데 혼자 하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조금 짜증이 나기도 하죠.. 게다가 저 빨래 물론 제가 다시 다 갰답니다. 아직은 도움이 저~~언혀 안되는데, 조금 더 크면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해이는 그래도 예쁘니깐 엄마, 아빠는 당연 딸 바보가 되었을 것 같고, 반님이나 흠님까지 보면 해이같은 딸 갖고 싶다고 할지 모르니 절대 안 보여 주는 걸로...^^

어머낫! 절 그렇게 어리게 봐주시다니... 어린척 가만히있고프나 진실을 밝혀야겠죠? ㅎㅎ 반님과 흠님이 동갑이고 제가 두살 언니에요^^ 하지만 스팀입문은 제가 제일 막내니 힘든일은 제가 맡는걸로! ㅋㅋㅋㅋ

혼자하려고 하는 그 자립심! 엄마는 좀 피곤하겠으나 엄청 좋은거 같아요!!! 칭찬해주고싶네요^^

헉... 글에서 받은 느낌은 20대나 30대 초반인데... 글에서 팔팔함과 신선함이 묻어나요...

ㅋㅋㅋㅋ 철이 덜 들어서 그런듯요!^^

앗 래해나언니가 나보다 두살 많았군요! ㅎ 한참 언니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언니 두분을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막내는 제가 하는걸로 ㅎ

사실 저도 한살차이였나 두살차이였나 헷갈리네요^^;; 아무렴 어때요~ 한살이든 두살이든 거기서 거기 ㅋㅋ 게다가 반님은 제 스승님인것을! ㅎㅎㅎ

ㅋㅋㅋㅋ 소환당하셨네요. 무슨 도깨비도 아니고....ㅋㅋㅋ 둘이 친구라서 엄청 부러웠는데, 여기서 이렇게 언니, 동상이라고 부르니 더 친근감이 느껴지고 좋네요... 흠님 닮은 딸이라면 너무 예쁠 것 같아요. 승윤이가 엄마 젊다고 자랑을 그렇게 했으니 아직 늦지도 않은 것 같지만... ㅋㅋ

해피언니??? ㅎㅎㅎㅎㅎㅎ 넘나 정감있고 좋네요. 반동상...

남자친구 못 만나본거는.. 혹시 신랑이라도 이 글 볼까봐...ㅋㅋㅋ 내 말은 그냥 이 남자, 저 남자 여러남자 만나도 보고, 예쁜 사랑도 해 보고... 그랬으면 좋겠다는 거지요....ㅎㅎㅎㅎㅎㅎㅎㅎ

술 마시니 반 동상도 너무 귀여운 걸요.. 다음에는 우리 엄마는 한번 다 소환해서 온라인 상에서라도 수다 한번 지대로 떨어봐야 겠어요... 일단 딸 키우는 것과 관련해서는 인정... 부러우면 지금이라도 하나 낳든가...ㅋㅋㅋ(염장 지대로지요??)

엊그제 둘째 가져볼려고 시도해보려고 했는데 실패했어요 ㅠㅡㅠ 흑 ㅋㅋㅋ

저랑 흠이랑 동갑이구여
래이해이나님이 저보다 한살 많아요 ㅋㅋㅋ

그러니 해피언니가 일빠
래이해이나님이 이빠
예요 ㅋㅋㅋㅋ

ㅋㅋㅋㅋ 실패는 다시 도전하라고 있는 거니까.. 오늘 술도 마셨는데 다시 한번 도전???

반님 화이팅!!!

저도 여기 너무 끼고 싶네요......

송이님 우리 함께해요 ㅋㅋ

귀여운 송이님 ㅋㅋㅋ

송이님 컴온 컴온!!!♡♡♡

난리가 아니네요.
전 뭐 따질것도 없이 왕언니^^

저는 아들하나 딸하나인데요
아직 아들이 어려서 다르다는 생각은 못하고있는데요
딸아이를 보면 너무귀엽고 하는짓이 이뻐서
귀하게 키우고싶은 마음 뿐이더라구요
근데 잘키우는게 어떤건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어려운 문제 같아요~

딸은 딸대로, 아들은 아들대로... 정말 느낌이 다르네요...
아이들은 정말 귀하게 대접받으면서 자라야 하는 것 같아요. 오늘도 댓글 감사드려요...^^

세월이... 참 전에는 아들만 선호 하더니 이제는..
딸이 좋군여 공감합니다^^

아들 딸 한명씩이면 성공하신거 아니신가요??!!!
친구집은 아들 둘인데...어후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들 둘, 딸 하나랍니다. 완전 성공했지요.^^키우는게 걱정되서 그렇지..오늘 아침에 신랑한테 아이들이 너무 예뻐 죽겠다고 했더니만 신랑 왈, 그럼 하나 더 낳을까? 아무래도 우리 신랑 정신과 진료를 한번 봐야할 것 같아요~^^

세 남매이니 행복이 세제곱쯤 될 거 같네요>. < ㅎㅎㅎ
제 부모님도 남동생이랑 저 대할 때 온도 차이(?)가 꽤 나시는 편이십니다ㅎㅎㅎㅎ 고등학생 때 야자할 때도 저는 매일 데리러 오시고, 동생은 니 알아서 걸어와라~ 하시고ㅎㅎㅎㅎㅎ 딸, 아들 대하는 느낌이 확실히 다른 것 같으시더라구요.

저희도 아마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신랑은 벌써부터 아들한테는 필요하면 야단도 치는데, 딸한테는 온도차가 확 느껴지네요. 게다가 가나님은 부모님들한테 얼마나 이쁜 딸일까요... 안 봐도 훤하네요...ㅎㅎ

아이 잘 키우기가 젤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아닐까요...

옛말에 아이 목소리 나는 집은 행복하다고 했는데 해피맘님 집이 딱 그럴 거 같네요. :)

헉.. 아이 목소리 뿐 아니라 엄마의 큰 목소리도 대문밖을 나가는데... 그래도 아이들 때문에 너무도 행복한 일상이네요. 초콜릿님도 결혼하셔서 아이가 생기면 이것이 행복이구나 느끼실 거에요..^^

Coin Marketplace

STEEM 0.17
TRX 0.15
JST 0.028
BTC 58140.33
ETH 2348.86
USDT 1.00
SBD 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