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의절했어요! (에너지벰파이어 주의보)
최근 지인과 이야기를 하는 중에 친한 친구와 의절했다는 이야기를 두 분께 들었습니다. 누군가와 의절을 한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의절이라는 말을 쓸 때는 그만큼 관계가 오래되고 깊었고 그 기간만큼 추억도 많았을 겁니다. 그럼에도 그렇게 의절을 하는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습니다.
한 분은 10년 넘게 알고 지낸 분과 의절을 했다는군요. 어느 순간 '내가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관계를 정리하게 되었답니다. 또 한 분은 35년 지기 친구와 의절을 했다는데, 비슷한 이야기를 하더군요. 두 번째 분은 그 친구와 함께 있을 때는 늘 불안했답니다. 게다가 다른 친구로부터 그 친구가 자신의 뒷담화를 한다는 말도 들었다네요.
두 분의 이야기에서 공통적인 부분은 의절한 그 사람을 만나면 에너지가 고갈된다는 점입니다. 소위 말하는 에너지 뱀파이어인거죠. 에너지 벰파이어는 많은 리더십과 경제서, 심리서적에 경계해야 하는 대상으로 등장합니다. 에너지 뱀파이어는 말 그대로 에너지를 빨아먹는 사람이라는 말이죠. 만날 때마다 에너지가 고갈되게 하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이들은 상대방이 쓰레기통인냥 자신의 감정을 뱉어냅니다.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마구 쏟아내서 상대방의 기분까지 망치는 거죠.
부정적인 이야기를 한다고 모두 에너지 뱀파이어는 아닙니다. 그 당시에 어려운 일이 있어 힘들다고 할 수도 있죠. 사람이니까요. 그에 비해 에너지 뱀파이어는 늘 부정적인 이야기로 에너지를 빼앗습니다.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이를 만나게 되면 일단은 거리두기를 해보세요. 상대방의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반응을 하기 보다는 그가 감정의 찌꺼기를 쏟아내는 모습을 지켜보는 거죠. 그렇게 어느 정도 감정이 정리가 되고 일반적인 대화가 가능하다면 그건 단지 위로와 위안이 필요한 경우지만, 끊임없이 부정적인 이야기를 한다면 그 분은 에너지 뱀파이어가 맞습니다.
그럼 왜 특정한 누군가에게 에너지뱀파이어가 몰리는 걸까요? 그건 그만큼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기 때문일 겁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강점이거나 후천적으로 길러진 장점이겠지요. 혹은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길러졌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착한 아이 콤플렉스"죠.
내가 조금만 노력하면 저 사람도 바뀌지 않을까 기대를 합니다. 그들에게 내 에너지를 나눠주고, 더 좋은 이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하는 게 좋겠지요. 하지만 가끔은 나 자신을 먼저 챙길 필요도 있습니다.
저도 코치인지라 누군가가 어렵다,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면 마음이 쓰입니다. 마음이 쓰이니 들어주고, 적절한 질문도 합니다. 그러다보면 두세 시간이 훌쩍입니다. 한 번은 수년간 묵은 주제로 이야기하는 지인과 2시간 넘게 통화를 했습니다. 늘 같은 레파토리를 반복하는 분입니다. 때마다 대상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뿐입니다. 이제는 그 지인과 통화를 할 때는 미리 준비를 하거나 조금은 단호하게 통화를 정리합니다. 요즘 전화가 뜸한 걸 보면 아마도 그분은 제가 아닌 다른 분에게 같은 하소연을 하고 있겠지요.
긍정심리학에는 긍정성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많습니다. 그 중에 바바라 프레드릭슨 (Barbara Fredrickson)박사의 긍정적 감정에 대한 연구인 확장-구축이론은 중요한 이론중의 하나입니다. 프레드릭슨은 긍정적 감정은 기쁨, 흥미, 만족, 사랑 등인데 불안, 슬픔, 분노 등의 부정적 감정에 반대되는 개념이며, 긍정적 감정은 인간이 좋은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이 긍정적 감정이 우리가 성장하여 좋은 삶에 이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준다고 합니다. 프레드릭슨의 연구에 의하면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면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아이디어도 더 잘 나옵니다. 그래서 긍정적 감정을 유지하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긍정심리학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었는데, 이야기가 그렇게 흘러갔군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보물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시간"입니다. 모든 이에게 공평하게 주어졌지만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너무나 다른 결과를 가지고 오니까요.
그 중에 가장 소중한 시간은 좋은 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입니다. 우리에게 한정된 소중한 자원을, 더 의미있고 유익하게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타인의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는 데 쓰는 건 너무 아깝지 않나요? 그런 의미에서 에너지 뱀파이어를 만나게 되면 조금은 단호하게 나 자신을 보살피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행기에서 비상시에 산소마스크는 누가 먼저 써야 한다고 안내를 하던가요? 사고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마스크를 써야 하는 사람은 다른 이가 아닌 바로 "나"입니다. 내가 안전해야 다른 이들을 도울 수 있습니다. 만약에 에너지 뱀파이어를 만나야 한다면 즉시 수혈이 가능한 혈액팩(!!!)을 들고 만나셔야 합니다. 그도 안되면 적어도 헌혈하면 주는 포카리스웨트라도 들고 만나세요.
에너지뱀파이어로부터 소중한 에너지와 시간을 지키시기 바랍니다.
PS1. 또라이총량의 법칙을 아시나요? 어떤 조직이나 집단에는 늘 일정량의 또라이가 있는데, 아무리 살펴봐도 또라이가 없다면 바로 "당신이 또라이다"라는 우스갯소리입니다. 비슷하게 주변을 살펴봤는데, 에너지 뱀파이어가 없다면 혹시???
PS2. 크리스마스가 바로 코 앞입니다. 즐거운 성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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