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내는 사실이지만 단내 난 다고 말하는것은 배신이다.

in #life8 years ago

입을 벌리고 ‘쉬~쉬~’ 소리를 내니 단내가 진동한다.
잘 자던 아기가 울려는 기척을 보이자 잠든줄 알았던 아내가 재빠르게 아이쪽으로 몸을 돌리며 입으로한 행동이었다.
나는 아내와 아이 사이 그러니깐 아이에게 더 가까이 있었음에도 아이소리는 듣지 못했고
아내의 ‘쉬이’소리에 상황을 파악했다. 동시에 코를 찌르는 둔탁한 구취가 ‘쉬이’ 소리에 섞이어 있음을 알게되었다.
아기는 아내의 소리와 토닥임에 안정을 찾고 다시 쪽쪽이를 오물거리며 잠든다.
나는 코로 냄새가 들어오지 않도록 입으로 숨을 쉬기로 했다.

아내가 여자친구일때 집에 데려다주고 엘레베이터 앞에서 받은 볼 뽀뽀 만큼 부드러운 촉감을 표현할 경험은 생에 없었다.
핑크빛 이미지가 만개하며 내뿜은 향기에 아찔하여 감은 눈을 뜰 수 없었다.
그 느낌에서 멈추지 못하고 '잘 들어가' 해놓고선 엘레베이터를 따라 들어가 아내가 살던 5층을 지나 6층에 내려 반계단 내려와
볼의 감각을 입술로 기어코 받아내었다. 그래 연애하던 시절 데이트의 마지막에는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키스가 있었지.
헤어지는 시간까지 행복했던 그때의 기억..

단내는 사실이지만 단내 난 다고 말하는것은 배신이다.
혹여나 자신의 입에서 나는 냄새에 남편인 내가 역해한다고 느끼면 어쩌나..
‘이쁘다’ 를 넘어 아름다움의 절정 이었던 아가씨에서 거울 한번 눈낄 줄 새 없는 애 엄마가 된 자신을 처량하게 여기진 않을까..
안그래도 숱많고 찰랑했던 머리카락이 여기저기 빠지고 숨길수록 드러나는 흰머리에 염색은 커녕
미용실 한번 못가서 자신감 세는 소리가 푹푹 들려오는데..
교대로 잠자는 아기를 돌보자 해놓고 되려 더 깊이 잠들어 버리는 내가 무슨 자격으로 단내 난다고 말 할 수 있나.
결혼 해줘서 고맙다고, 아이 낳느라 고생했다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 다운 여인이라고..말은 못할 망정.. 단내가 왠 말이냐

그래 키스를 하자! 당신은 아직도 내게 이유를 댈 수 없는 매혹적인 여인이다. 나는 여전히 당신을 사랑하며,
당신의 입술은 변하지 않는 황홀함의 원천이다. 이 키스의 의미는 그때의 욕정과 다르다.
단내도 막을 수 없는 이것이야 말로 사랑의 증표다.
잠시 코를 막았던 나를 용서해주오
나의 영원한 사랑이여!

비장한 마음으로 입술을 내밀었다.

“자기야~쯉~”

“아 왜이래”

화들짝 놀란 아내가 제 소리에 아기가 깼을까 동작을 멈추고 자는 아가를 빼꼼 바라 보곤 돌아 누워 금새 숨소리가 변하였다.

실패다..

나도 잠꼬대인척 더 요란하게 잠자버렸다.

민망하고 무안했지만,
묵묵히 엄마가 되가는 아내가 고맙고 더욱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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