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3의 미래와 탈중앙화의 망령

개인적으로 꽤 오래 전부터 사용자 또는 크리에이터가 온전히 자신의 개인정보, 자신의 노력과 시간을 담아 만들어 낸 콘텐츠, 다른 사용자들과의 관계(팔로우/팔로워), 소통한 내역(댓글), 이 모든 것들을 소유할 수 있는 세상에 대해 많은 관심과 희망을 가지고 있다.

사용자들이 많아지고,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들이 많아질수록 더 많은 수익을 얻는 것은 사용자 또는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아니라 언제나 플랫폼 운영사의 몫이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가 만든 소셜 그래프의 소유권 역시 플랫폼 운영사 측에 있었다.

이런 생각과 문제의식을 가지고 누군가는 탈중앙화 이념 또는 수익 셰어 또는 추구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뭔가 허황된 꿈, 서비스 제공 주체를 배드 액터로 만들어 탈중앙화의 망령을 가진 사회주의적인 꿈을 꾼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는 정말 온전한 소유권의 문제이다.

게임사가 게임 서비스를 종료하면 내가 그동안 구매했던 캐릭터와 아이템은 그냥 먼지가 되어 사라진다. 소셜 미디어 서비스가 서비스를 종료하면 내 사진, 다이어리, 방명록, 댓글, 팔로우하고 있는 이웃들의 정보 역시 한 여름 밤의 꿈처럼 사라진다. 더 무서운 것은 어쩌다보니 우리가 내 것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무덤덤해졌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늘 탈중앙화가 중요 키워드로 나오지만, 나는 탈중앙화의 망령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블록체인의 핵심은 분산 원장 및 스토리지를 기반으로 특정 주체가 컨트롤 불가능한 데이터 보관 및 영구적인 저장, 그리고 암호화 기술을 통해 모든 사용자가 ID와 패스워드를 스스로 관리할 의무와 권리를 가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Web3에서의 소셜 미디어는 지금까지와 정말 많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기술에 대해 전혀 아무런 관심이나 지식이 없는 일반 사용자의 입장에서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금융(암호화폐 결제 및 전송, DeFi 등)은 크게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게 될 것이지만 소셜 그래프가 온전히 내 컨트롤 하에 있는 Web3 소셜 미디어는 엔드 유저 입장에서도 정말 크게 체감이 될 것이다.

최근에 정말 너무 섹시하고 힙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들, 정말 레알 Web3스러운 것 나오는 것을 보며 많은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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