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in #kr6 years ago

2개월 간 아무 것도 안 썼네요.
개인적으로 엄청 큰 일이 있었고 동시에 당시 난민/무슬림 혐오 이슈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환멸이 심하게 느껴져 뭘 쓰고 공유할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엄청 큰 일은 무엇이었냐면, 병역거부를 선언했습니다.
벌써 두 달 전이네요. 아마 기존에 저를 알고 계신 분이나- 트위터와 같은 sns를 하시는 분이나- 이쪽 이슈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당시에 들으셨겠지만 무튼 스팀잇에도 이를 적어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에 따로 당시 병역거부 선언문이나 어떤 구구절절을 올리진 않겠습니다.
혹여 궁금한 분들을 위해 코리아엑스포제와 진행한 영상인터뷰를 첨부합니다.

영상 클릭이 귀찮으신 분들은 위해 한 줄로 설명드리자면, 정치적인 사유로 군대 대신 감옥을 택했습니다.
처음 계획은 병역거부 선언문을 스팀잇에만 올리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스팀잇 글을 공유하는 식으로(스팀잇에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하려 했으나, 위에서 말한대로 당시 난민 이슈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며 인류애도 잃어버리고 아무 사람이나 붙잡고 때 아닌 종북,간첩몰이하는 어떤 유저를 차단할 수도 없는(2개월 전 제 글을 보시면 압니다...) 후진 시스템의 sns에 환멸도 느끼고... 그래서 그냥 트위터와 페이스북에만 올렸습니다.

그 이후엔 계속 정신없이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언론 인터뷰도 하고 주변 사람들과 이별 준비도 하고 개인 물품도 정리하고 경찰 조사 받고 감옥 갈 준비를 하면서요.
허나... 갑자기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제를 만들라고 판결하는 덕택에... 감옥에 가는 대신 대체복무를 하게 생겼습니다.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은 대체복무제의 시행을 기다리며 어디 취직하기에도 애매하고 인생의 계획을 짜기에도 애매한 그런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루한 병역거부 얘기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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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잇을 쉬는 동안에는 홈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https://kimpeople.github.io

html과 css에 대한 기본적인 것들은 오래전에 공부해서 알고 있었고 몇 년 전부터 직접 홈페이지를 만들려고 생각했으나 생각만 하고 코드는 한 줄도 안 짰기에 진척이 없었는데... 뭐 드디어 만들었습니다.
깃허브를 통해 무료로 호스팅했고 디자인적인 부분은 hack.css를 하드포크(?!)해서 이케저케 만들어냈습니다. 어쨋건 머리부터 발끝까지 직접 만든 홈페이지라 무척이나 뿌듯하고 빨리 더 멋지게 수정하고 업데이트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가장 큰 자랑(..)은 반응형 웹디자인을 구축했다는 것입니다. 모바일에서도 쾌적하게 접근할 수 있는 사이트다 이 말입니다! 대신 디자인 자체를 조금 간결하게 했지만요.
3년 간 웹도 공부해보고 파이썬이나 루비, c, c++ 등등의 언어를 다 조금씩 공부해봤는데 정말 조금만 공부하고 아무것도 안 하다가 홈페이지라도 만들어보니 성취감이 꽤 큽니다.

사진에 대한 캡션, 작업에 대한 캡션은 일체 없습니다. 오로지 글쓰기가 귀찮아서입니다.
About 카테고리를 보시면 간략한 소개와 기타 등등이 있는데, 여기서 가장 즐거운 부분은 비트코인캐시로 도네이션을 받는다고 적어둔 부분입니다. 물론 도네이션이 들어올 확률은 없지만(ㅋㅋㅠㅠ) 일종의 로망이었습니다.

홈페이지를 완성시키고 작업들을 정리해두고 나니 얼른 새 작업을 진행해야 할 텐데라는 자괴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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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보고는 여기까지입니다.

어느 정도 친분/호감을 갖고 지켜보던 분들의 글이 피드에 더이상 뜨지 않아 슬픕니다.
뭐 그분들도 마찬가지였을까요. 하여간 그렇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읽을 글이 많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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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도 보고 글을 쭉 읽다가 궁금한 점이 생겨서 댓글을 남깁니다. 정말 몰라서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네요.
군대를 거부하는 것이 그분 들을 위해서 투쟁 하는 것과 어떻게 이어지는 건지 혼자 알아내려고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영상에서 답을 찾으려고 두세번은 본것 같습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어서 큰 결단을 하셨는데 글이나 영상으로 표현되지 않는 것이 있을까해서 여쭤봅니다. 영상과 글에서 읽거나 보는 내내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평화적인 사상이나 종교적인 이유로 헌법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에서 물음표가 생기면서 원래 질문인 이 저항과 국가 공권력의 남용과 피해를 받는 분들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어떻게 이어지는지가 잘 연결이 되지 않더라구요. 따지거나 안좋게 보는 것이 아니니 행여 대답하기 귀찮으시면 안하셔도 됩니다. 큰 결단 내리셨는데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궁금한 점 길게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이나 인터뷰에서 모든 걸 설명하고 말할 수 없어서 이러저러한 궁금점이 생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이상인 평화주의의 입장에서 군대라는 집단을 거부하는 거에 앞서, 한 개인으로써 국가 폭력의 도구가 되는 것을 거부하겠다는 의미에서 생각해보시면 조금 더 이해가 잘 되실 것 같기도 하네요.
저 이전에 있었던 거부자들(종교적 사유 외)의 맥락도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독재시절 양심선언을 이어간 군인과 전경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당시 반전운동을 진행하며 병역을 거부한 이들, 2008년 촛불 집회 때 시민들을 진압하라는 명령을 받아들일 수 없어 복무 도중 병역거부를 한 의경, 2006년 평택 대추리의 폭력적인 진압을 겪으며 병역을 거부한 이들 등등 이러한 분들이 앞서 행한 거부행위가 제 행동과 생각에 많은 영향을 미쳤으니까요. 저도 마찬가지로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나 밀양 송전탑 건설 등등을 둘러싼 문제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며 느낀 바이기도 하구요.
작게는 난 폭력을 행하지 않겠다는 한 개인의 실천입니다. 하지만 이걸 공적으로 선언함으로써 하나의 운동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게 어떤 사회 문제의 직접적 해결에 바로 도움이 되는 건 아니겠지만 어떠한 물음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사람이 하나 하나 쌓이다보면 사회가 바뀌겠지요.

제가 사진만 잘 찍지(??) 글쓰기를 잘 하진 못하고... 게다가 모바일로 작성중이라 뭔가 부족한 설명이 된 것 같지만... 여하간 궁금한 점 있으시면 또 말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아 그렇군요.... 설명을 해주시니 이해가 되는 부분들이 많네요... 감사합니다. 평화주의 입장에서 폭력을 행하지 않겠다고 공적으로 선언하는 운동에는 적극 찬성이고 저도 그쪽 성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서 그 운동과 군대를 거부하는 행위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이어서 입대를 거부하신건지가 여전히 궁금합니다. 그 행동 자체가 상징적인 것이라면 이해할수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인지 해서요. 제 경우에는 군대가서 폭력을 행사한 적이 없습니다.(뭐 맞는거야 제가 할 수있는 일이 아니니 어쩔수 없음니다만 ) 그리고 위에서 말씀해 주신 것 처럼 어떤 비 합리적인 혹은 누구에게 폭력을 가하라고 시키는 명령에 불복하고 항명하여 영창에 가는 행동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군대라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것에 어떤 다른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앞에 말한것 처럼 그 행동이 평화주의의 입장에서 그동안 그렇게들 해왔다고 하면 이해할수있습니다. )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형태로 연대하는 것이지요.
병역거부가 제가 촬영/연대해온 현장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어떤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제가 판단하고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오히려 이러한 현장들에서 보고 겪고 일들과 만나온 사람들(시민들과 활동가들)이 제가 병역 거부를 할 수 있게, 결심을 할 수 있게 도운 것이라는 것뿐...이구요.

저 개인에게 있어서 거부의 의미는 평소에 하던 다른 것과 같은 실천일뿐입니다. 사회가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 군대가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 등의 실천이요. 물론 이건 저 개인의 행동 방식일 뿐입니다. 비슷한 마음일지라도 누군가는 입대하여 직간접적인 폭력을 휘두르지 않음으로써 실천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시스템 내에서 내부고발을 통해 실천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시민운동 또는 정치를 통해 시스템을 바꾸려 노력하며 실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중 어떤 방법이 옳냐 그르냐보다는, 이게 각자의 자리에서 할 일을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거부하면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게 제가 생각하는 제가 할 일이었구요.

아 그렇군요... 설명 감사합니다. 방법이 옳고 그르냐의 잣대는 없는 질문이었습니다. 혹시 '그 방법이 옳아?'라는 질문으로 들으셨다면 그런 의도는 절대 없으니 그렇게 받아 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혹시나 그 실천과 행동을 욕하는 사람들의 말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응원하겠습니다.

두 분의 대화를 통해 생각지 못했던 많은 부분을 깨닫습니다.

많은 일이 있었군요. 힘내세요 @daramzi

홈의 흑백 사진이
인상 깊네요
응원합니다~

이땅에 사는 죄 아닌 죄로 큰일을 치르셨습니다.
응원합니다. 힘내십시요.

글을 읽는 것도 쓰는 것도 어려운 요즘입니다.
홈페이지 멋집니다! 그런데 홈페이지에는 스팀잇 링크가 안 걸려있군요 ㅎㅎ

앗... 조만간 수정해둬야겠습니다. 잊고 있었네요 (..)

생각하는 것과 생각을 실천하는 건 다른 일인데..
용기있으시네요.

강정에서 활동하는 친구중에 예비군 거부하는 친구도 있더군요. 군대를 다녀왔지만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 비록 일년에 몇 번 안가는 예비군이지만 거기에 1초라도 몸을 담을 수 없다고요.

저도 뭘 모를 이십대 초반에 훌렁 다녀와버리긴 했지만, 지금 만약에 군대를 가야할 시기라면 ... 아마 어떻게 해야할지 심각하게 고민했을 것 같습니다. 다람지님의 선택을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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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생각에 동의할 수도, 동의 안할 수도 있고, 저처럼 생각하기 귀찮다고 미뤄놓는 사람도 있겠습니다만, 그런 것에 상관없이 본인의 막대한 손해를 감수하고서 신념을 행동으로 옮기는 님의 용기에 경의를 표합니다.
대체복무제가 잘 풀렸으면 좋겠는데, 어영부영 시간만 끌 까봐 그것도 걱정입니다.

난민 이슈로 인류애 잃어버린 사람.. ㅠㅠ.
양심적 병역거부 하셨군요! 페이스북에서 언뜻 본 것 같습니다.
멀리서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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