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국문학과가 어때서요?

in #kr7 years ago (edited)

19살의 어느날 


돌이켜보면 나는 착한 아이였던 것 같다. 딱히 부모님의 속을 썩이지도 않고

성적도 무난, 대인관계도 무난, 성격마저 무난했었던,

아침 7시 전에 일어나서 1시간 거리의 버스를 타고 통학을 하고, 

오전수업을 듣고 밥을 먹고 오후수업을 듣고 10시부터 12시까지는

학원을 다녔던 생활을 반복했다.


그렇게 빠르게 시간은 흘러서 대학을 선택해야한다는 말이 오갔다.

대학은 성적에 맞추어 간다고 해도, 전공은 대체 뭐란 말인가.


어떤 전공을 가져야하는지,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관심이 있는지

아무도 알려준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그리고 지원하게 된 것은 국문학과


갈등의 시작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평소에는 내 앞날과 진로에 어떤 고민도 해주지않던 

사람들이 마치 담합이라도 한 듯 나를 뜯어 말리거나 비난했다.


남자가 국문학과를?

졸업하면 뭐해먹으려고?

취업은 되겠니?

글쓰려고? 작가할꺼야?

국어 좀 한다고 국문학과를..?


주위 친구부터 시작해서, 선생님, 부모님, 친형, 심지어 평소

사적인 연락이라곤 하지 않던 친척들까지 나서서 걱정을 했다.


처음에는 아.. 정말 국문과가 취직이 잘되진 않으니 걱정을하는건가하는

생각이 들다가 반항심이 들기 시작했다.


과에 맞춰서 다들 살아갈까? 적성을 살려서 다들 취직을 하는걸까?

그게 아니라면 어차피 공부를 배운다면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고

흥미있는 걸 배우는게 왜 틀렸다는거지?


그렇게 소소한 반발은 시작되었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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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국어교육을 전공하고 싶어 대학때 편입을 준비했었어요~
대학 전공은 중국학인데 편입 준비를 하다 결국 편입에 실패하고 중국유학을 떠났다가 지금의 중국남편을 만나 중국에 눌러 살게 되었지만요..

남자가 국문과를 가면 어떻고 철학을 전공하거나 식품영양학을 전공하면 또 어떻습니까..
여자가 공대를 가면 어떻고 또 대학을 안가면 또 어떻습니까..

뭔 말들이 그렇게 많은지....................

그렇게 말하시는 그 분들.. 너나 잘하세요. ...

얼레.. 댓글이 보류중이었네요. 남긴줄 알았더니..^^
국문학과에 대해 만족중입니다.

말을 많이하거나 감상적이면 남자가...라는 말을 듣곤하죠
어쩌란건지...ㅎㅅㅎ

남자가 꼭 술좋아하고 운동열심히하고 기계만지고 해야할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국문학과는 실제 생활이나 취업에 도움되는 것을 배우진 않아도
더 귀중한 걸 배웠다고 생각해요.
정신적인 부분에서 언젠가 인생이 허무하고 힘들어질 때
인문학은 단단히 잡아주는 말뚝이 될 수 있다 생각합니다 : )

단단히 잡아주는 말뚝이란 말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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