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소설 읽기] 설렁설렁 읽어도 돼. 독자의 권리

in #kr-english5 years ago

영어 소설.jpg

멋진 대문을 만들어주신 @kiwifi 님 감사드립니다!!



책은 고귀한 것이다. 감히(?) 건너뛰고 읽다니?


한글책도 그렇지만 영어책을 읽는 게 힘든 이유는 바로 책을 읽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렇다.


  • 어디 가서 나 이 책 읽었어, 라고 말하려면 그래도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야 하는 거 아닌가?
  • 저자는 아주 오랜 기간 고민을 해서, 단어 하나 고를 때도 몇날을 고심하다가 글을 썼을 텐데 그걸 내가 이렇게 설렁설렁 보면 안 되는 거 아닌가?
  • 좀 지루한 부분이 나와서 건너 뛰었는데, 그러면 그 책을 읽었다고 할 수는 없는 거 아닌가?


이런 마음 때문에 사람들은 책을 한번 펼쳐들면 그 모두를 샅샅이 다 읽어야 하고 다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어책의 경우는 더하다. 해석이 안 되거나 이해가 안 가서 멈추면 왠지 공부가 되지 않는 것 같다. 그 책의 80~90%를 이해해서 많은 걸 배웠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10~20%를 이해 못했으면 그 영어책은 자신에게 실패작으로 각인된다.

책을 다 이해 못하고, 이렇게 띄엄띄엄 읽어도 되나?


뭐, 이런 책을 다 읽니?


읽으라고 만들어놓은 책인데도 읽고 있으면 왠지 소심해지는 책이 있다. 어디에 가서 '나 책 읽어요.'하려면 뭔가 대단하고 철학적이고, 깊이 있는 책이어야 할 것 같다. 가벼운 웹소설, SF소설, 장르물, 사진집, 만화책, 그래픽 노블(만화랑 거의 같지만..), 잡지 등을 보는 건 왠지 고귀한 '독서' 활동에 들어가지 않는 것 같다. 아니, 나는 그것도 훌륭한 독서생활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남들 앞에서 말하는 게 꺼려진다.

이런 종류의 책을, 이런 주제의 책을, 읽어도 되나?


책에서 멀어지는 진짜 이유


어쩌면 우리가 책을 안 읽는 이유는 이런 것들 때문인지도 모른다. 책이 지루하고 어려워서 힘들어도 참고 읽으려고 했더니 점점 책을 펼치기가 귀찮아진다. 내게 30분의 여유 시간이 있을 때 TV를 보며 느긋하게 놀고 싶지 머리를 싸매고 책과 씨름하고 싶지 않다. (사실 이 표현에 모든 게 다 나와 있다. 우리는 TV를 보기 위해 씨름한다고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책과는 씨름을 한다.)

독서를 한다고 하면 남들에게 자랑할만한 어렵고 현학적인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런 고정관념이 우리를 책에서 멀어지게 하는 건 아닐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책, 띄엄띄엄 읽어도 된다. 설렁설렁 봐도 된다. 군데군데 봐도 된다.
마음에 안 맞는 책이라면 읽다가 던져 버려도 된다. 끝까지 안 읽어도 된다. 좋아하는 책만 읽어도 된다.

다, 된다.


마음 가는 대로 읽자!!


그래서, 여기 독자의 열가지 권리를 알려드리려고 한다. 다니엘 페낙(Daniel Pennac)이라는 작가가 쓴 글에 나오는 것인데, 우리 모두에게 아주 소중한 가르침을 주는 권리이다. 한글책은 물론이거니와 영어책을 읽을 때도 이 독자의 권리는 어김없이 해당된다.

나도 영어책을 읽을 때 독자의 권리를 십분 만끽하고 있다. 여러분 모두 나처럼 이 독자의 권리를 마음껏 누리시길!!


독자의 열가지 권리 The rights of the reader


  1. 책을 읽지 않을 권리
  2. 건너뛰며 설렁설렁 읽을 권리
  3. 책을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4. 읽은 책을 또 읽을 권리
  5. 뭐든지 읽을 권리
  6. 책을 현실과 혼동할 권리
  7. 어디에서건 읽을 권리
  8. 군데군데 골라 읽을 권리. (특정 페이지만 읽을 권리)
  9. 크게 소리내어 읽을 권리
  10. 읽고 나서 아무말도 하지 않을 권리


독자의 권리.png

Sort:  

독자의 권리를 보니 ㅎ 마음이 편해지네요

@bree1042님 곰돌이가 7일치 모아서 1.4배로 보팅해드리고 가요~! 영차~

Thank you! :)

읽다가 집어던지면 찝찝하긴 하더라구요.^^
찝찝함에 익숙해지도록 해야겠습니다~

Posted using Partiko Android

전 찝찝함을 다 없앴답니다. 맘에 안들면 가차없이 쑝~. ㅎㅎㅎ

The right to be quiet. 가 와 닿네요.

❤️

읽고 나서 한마디도 안하게 되는 책이 있죠. 좋은 의미에서건 나쁜 의미에서건. ^^

최근 불이님께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이 있었는데, 정리해주신 독자의 권리에 해답이 있네요.ㅋㅋ
요즘 제가 불이님의 커넥츠에 가입하고 다시 영어 챕터북을 도서관에서 빌려왔거든요.
작년에 영어 챕터북 열심히 읽을 때는 모르는 단어를 하나하나 찾아서 외우고 넘어가려고 했었어요.
근데 이번엔 우선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그냥 끝까지 읽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읽어도 내용의 8, 90 프로는 이해가 되니까요.(아이들 책이라 쉽긴 하잖아요.ㅋ)

이렇게 해도 상관없겠죠?

이번에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건 불이님 커넥츠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해서 정확히 해석 불가능한, 즉 관용적인 문장들'에 대해 가이드해 주신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해도 상관없어요. 따로 책을 읽으실 거면 이래봬도 비밀모임에 가입하셔도 좋겠네요. 두군데 모두 활동하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읽으시다가 막히거나 모르는 건 사진 찍어서 질문하기에 올려주시면 제가 보고 답변해드릴게요. :)

그림속 인물들의 표정이 다 들뜨고 신나보여요 :^D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서, 원하는 방식으로 읽다보면 저런 표정이 나오나 봅니다 :)

그러겠죠? 남들 의식할 거 없이 맘 가는 대로 즐겁게 읽는 거죠. ㅎㅎㅎ

주말에는 권리행사 좀 해야겠군요. 즐거운 주말되세요~

Posted using Partiko iOS

네. 저도 주말엔 권리행사! ㅎㅎㅎ
주말 잘 보내세요! :)

저에겐, 책대신 컴퓨터 모니터나 스마트폰 활자를 읽는 일상이 되어버렸네요. 늘 마음 한 구석엔 지난 날 가방 속에 늘 가지고 다니던 책들이 떠오르긴 하는데, 주머니 속 스마트 폰이 그 자리를 대신 하고 있네요.. 오랜 만에 서점도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책 냄새 나는 그 특유의 분위기도 만끽 하구요. ^^

Congratulations @bree1042! You have completed the following achievement on the Steem blockchain and have been rewarded with new badge(s) :

You made more than 31000 upvotes. Your next target is to reach 32000 upvotes.

You can view your badges on your Steem Board and compare to others on the Steem Ranking
If you no longer want to receive notifications, reply to this comment with the word STOP

Vote for @Steemitboard as a witness to get one more award and increased upvotes!

저도 그랬죠. 아무리 재미없던 책이라도 한번 보기 시작한 책은 끝까지 봤어요.
지금은 책을 아예 안보고 살지만.=_=;

Posted using Partiko iOS

Coin Marketplace

STEEM 0.17
TRX 0.15
JST 0.028
BTC 57868.91
ETH 2362.75
USDT 1.00
SBD 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