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못쓴] 타고난 자 vs 노력하는 자

in #kr8 years ago (edited)

그는 한국 투기 종목의 전설적인 선수였다. 그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로 한국은 그 종목에서 다시는 올림픽 금메달을 못 땄다. 그는 은퇴하고 그 종목의 국가대표팀 감독이 됐다.

나는 그와 그의 애제자 △△△과 중국집에 갔다. 우리는 짬뽕과 탕수육을 먹었다.

olympic-games-1608127_640.jpg

내가 물었다.
“감독님, 재능이 중요합니까, 노력이 중요합니까. 예체능에서는 재능이 없으면 최고가 될 수 없다고 들었습니다.”

그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OOO 알죠? 걔 어릴 때부터 대단했어. 다들 천재라고 그랬죠. 진짜 잘했어. 근데 걔 지금 어때요. 재능 믿고 훈련 안 하고. 술 먹고 사고나 치고. 이제 끝났다고 봐야죠.”

내가 말했다.
“아 그럼 노력이 중요하군요.”

그가 대답했다.
“근데 또 노력만 갖고 금메달은 못 따요. 특히 투기는 더 그렇지. 타고난 거 무시 못 해요.”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럼 감독님은 노력한 천재네요?”

그는 대답하는 대신 나와 술잔을 마주쳤다.

짬뽕 국물을 마시다가 그는 “△△△이 이번에 금메달 딸 거예요. 대단해. 타고난 데다 엄청 성실하거든”이라고 말했다.

△△△은 조용히 짬뽕만 먹었다. 우리 얘기를 듣다가 가끔 웃었다. 얼굴에 솜털이 보송보송했다. △△△은 낮은 체급에 어린 선수였다.

점심을 먹으러 오기 전 나는 태릉선수촌에서 △△△이 훈련하는 모습을 봤다. 웃통을 벗은 △△△은 천장에서 바닥까지 수직으로 달린 밧줄을 양손으로 타고 오르락내리락했다. 거대한 등판이 땀으로 번질거렸다. 팔뚝과 어깨가 터질 것처럼 팽창했다. 대리석을 깎아놓은 것 같은 육체였다.

감독이 자리를 비웠을 때 △△△과 몇 마디 했다. △△△은 금메달을 딸 자신이 있다고 했다. 만나는 여자친구가 있다고도 했다. 여자친구 얘기는 쓰지 말아 달라고 했다. 나는 △△△의 여자친구 얘기를 쓰지 않았다.

△△△은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차못쓴]은 차마 신문에 쓰지 못한 이야기, 기사화하지 못한 이야기입니다.

Sort:  

사람일이란게...
타고난것도있고... 노력도 있지만...
운도 있어야하고.. 타이밍도 좋아야하고...
뭐가 많아야하더라구요.
세모세모세모님은 젊으니깐 또 금메달 딸 기회가 있겠죠.. 안타깝네...

뭔가 여운이 강하네요.....

예 이후로 계속 도전하고 있는데 영 성적이 안 나오네요. 언젠가 꽃피우길

도쿄, 가장 높은 곳에서 그를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아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요. 아직도 어리니까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엇..... 강해요.
이런 글 좋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너무 아쉽다고 쓸랬는데 운도 필요하단 말에 머리를 쿵 맞고 갑니다 모두들 그렇죠 어떤 일이 있어도 운이 없다면 성공을 못해요...

운칠기삼... 모사재인성사재천... 에잇 어차피 될놈될이라면 다 때려쳐...버리면 안 되겠죠. 오늘도 존버

세계, 아니 전국만 되어도 운좋고 노력한 사람들이 드글드글할테니까요..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읽어주셔도 감사합니다. 최고는 바라지도 않으니, 그냥 무난하게 무탈하게 살다 가도 좋겠습니다. 그것도 어렵겠지만요.

무난하고 무탈한 것도 굉장히 어렵지요.. ㅠ_ㅠ

이런 식의 글쓰기 아주 좋군요. 따라하고 싶은 문체에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메달은 시기도,운도 필요한거같더라구요 실력이야 뭐..말할것도없고

결국 정상급 선수들끼리 맞붙는 거니까요. 그런데 그 운도 늘 강자에게 따르는 거 보면, 운도 실력이라는 말이 맞는 거 같습니다.

왠지 지옥에서 한자리 차지하고 있을것 같은
마왕(고 신해철)이 살아생전에 했던 강의의 한 대목이 떠오르네요.

여러분,
인생의 놀라운 비밀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성공은 운입니다. 철저하게 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성공할 운이 있다는 기준으로
인생을 설계해서는 안됩니다.

중략

다만 여러분은 그릇을 만들 수 있을 뿐입니다.
성공의 운이 운좋게 여러분에게 떨어졌을 때
크든 작든 그것을 담을 그릇 말이죠

캬 멋진말이죠? ㅋㅋ
그분은 설사 당장 메달운은 없더라도
다른것을 담을 그릇은 크실듯 ^^

그러네요. 부디 △△△ 선수가 그릇을 크게 키우기를 바랍니다.

△△△ 이 분이 꼭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가즈앗!!!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가즈아앗!!!

Coin Marketplace

STEEM 0.04
TRX 0.32
JST 0.078
BTC 61758.62
ETH 1632.18
USDT 1.00
SBD 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