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단상] DVD 가게에 자주 오던 배우가 있었다.

in #zzan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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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대여점에서 일하던 시절, 손님으로 왔던 배우

2005년 말부터 1년 넘게 DVD대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대학생이었던 난 방학 때는 평일 5일, 학기 중엔 주말 이틀을, 11시부터 23시까지 식사시간을 포함해 12시간 일했다. 집 앞 마트 안에 있는 대여점이었다. 아마 이름이, 지금은 없어진 GS마트였던 것 같다. GS편의점 말고 대형마트다. 갑자기 그때가 떠오른 이유가 있다.

그때 그곳에 자주 오던 손님 중엔 배우가 두명 있었다. 유승목 배우와 본명인 윤수경으로 등록되어있던 윤진서 배우다. 두 분 다 낯이 익고 유명한 배우라 아는 척을 할까도 생각했지만, 결국 끝까지 모른척 평범한 손님으로 대하고는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했던 때이다.

윤진서, 그녀는 내가 요즘 위아더나잇에 빠진 것처럼 그렇게 대여점을 찾는 모양이었다. 아마 신나는 발걸음이었을 테다. 내가 중고딩 때 비디오가게를 들락거린 것과 같이 자주 왔다. 하나를 반납하면 꼭 또 빌려갔던 것 같다.

그런 그녀에게 별 관심은 없었지만, 빌려가는 영화를 보면 내가 좋아하는 영화도 꽤 있었고, 영화에 많이 위로를 받는 사람 같았다. 그때는 솔직히 ‘위로’라는 단어의 뜻도 모르던 나였다. 그냥 영화를 참 좋아하나보다 했지.

그런 그녀가 책을 썼다는 사실을 조금 전에 우연히 알게 되었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예고편을 보다가 갑자기 배우 정유미가 궁금해졌고, 예쁜 그녀 얼굴이 보고싶어 들어간 곳에서 윤진서 배우의 소식을 접한 것이다.

그녀의 책 <너에게 여름을 보낸다>. 신간 에세이라고 한다. 다시 보니 2013년, 2015년에도 쓴 산문집과 소설이 있다. 처음 알았다. 멋지다. 하지만 읽어보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나의 관심사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는 그녀가 멋지다. 쓰기 싫은데 억지로 쓴 건 아니겠지. 그래서 멋지다. 이 말이 하고 싶었다. 괜히 14년 전 스쳐간 인연, 연결고리를 떠올리는 이 밤.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잘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을 존경한다. 그래서 위아더나잇을 많이 좋아한다. 오랜시간 꾸준히 나아가고 있는 그 길, 오래도록 응원하고 싶다. 결국은 또 위아더나잇 이야기다. 나의 <아무튼, 위나더나잇>.

더불어, 폐쇄적이고 마음을 못여는 내가 이렇게 공개적으로 하고 싶은 말을 쓸 수 있는, 스팀잇이라는 공간이 새삼 고마워진다. 오늘도 위나잇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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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을만큼 또 서로 좋아하고 열정적인 삶을 살 수 있기를!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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