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등산 도봉.사패산-2 천축사(天竺寺)

나 홀로 등산 도봉.사패산-2 천축사(天竺寺)

서울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북한산, 도봉산, 사패산, 불암산, 관악산 등을 올라보면 한양천도를 기획했던 정도전의 높은 혜안에 고개가 숙여진다. 아마 전세계 어디를 가도 이런 아름다운 산을 가진 수도는 없을 것이다. 전철 타고 운동하러 대충 갈 수 있는 산 정도가 아니다. 한국 내에서도 손에 곱을 정도의 준수한 풍광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산 속 곳곳에 고려, 신라시대 때 지은 수없이 많은 사찰들이 아름다운 전설을 가지고 우리를 감동시킨다. 산속 깊숙이 자리잡은 오래된 암자 중에는 주변 경치가 정말 좋은 곳이 많다. 그 많은 사찰들이 운영이 될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산과 잘 조화를 이루는 절들이 잘 보존되어 후대에도 계속 존재해 주기를 기도한다.

천축사는 도봉산 정상인 신선대 가는 길에 있다. 가까워지자 가파른 계단이 나타났다. 마라토너에게 계단은 가장 좋은 훈련코스다. 일초라도 기록을 줄이려는 그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100계단 정도를 반복하여 뛰어 올라가는 인터발 및 체력 훈련은 마라톤 기록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심폐와 다리근육을 강화시키고 노화를 지연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계단만 만나면 나도 모르게 빨라진다. 천혜의 훈련코스를 적당히 지나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천축사(天竺寺)

신라 문무왕 13년(673)에 창건된 천축사는 의상(義湘)스님이 문도들을 이끌고 만장봉 동쪽 기슭에 왔다가 그 산세의 빼어남에 감탄하여 현재의 위치에 창건하게 하고 옥천암(玉泉庵)이라 하였다. 그 뒤 고려 명종 때에 근처 영국사(寧國寺)의 부속암자가 되었다.

조선 태조 7년(1398) 함흥으로 갔다가 돌아오던 태조가 옛날 이곳에서 기도하던 기억을 상기하고 절을 중창하였으며, 천축사(天竺寺) 현판을 하사하였다. 이름을 천축사라고 한 것은 고려 때 호승(胡僧) 지공화상이 공민왕의 왕사였던 나옹화상에게 이곳의 경관이 인도 천축국의 영축산과 비슷하다고 한데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성종 5년(1474) 어명으로 중창되었고, 명종 때에는 문정왕후가 화류용상(樺榴龍床)을 헌납하여 불좌를 만들었다. 순조 12년(1812) 이후 영험 있는 기도 도량으로 여러 차례 중창되었는데 현재의 당우는 1959년에 중수한 것이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원통전 • 독성각 • 산신각 • 요사 등이 있고, 참선도량 무문관이 있다. 무문관은 불교 선수행의 현근대적 역사에 기록될 근대 선수행의 얼이 숨어 있는 기념비적인 수행처이다. 천축사는 역사적 기록과 현대의 불교계에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으로, 보존되고 개발되어야 할 전통사찰이자 천 년 고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