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작가 응모작 | 시 부문 | 나 다시 태어나도 네 엄마 할거야

in #zzan5 years ago (edited)

이달의 작가 응모작

장르 : 시
응모자 : @naha 나하
제목 : 나 다시 태어나도 네 엄마 할 거야


나 다시 태어나도 네 엄마 할 거야


'내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게 해주세요.'
세상의 모든 자폐증 엄마들의 소원이래.
나도 매일 밤 자기 전에 이렇게 기도를 해
'내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게 해주세요.'

만약 나 먼저 죽으면
나 없으면 누가 널 보살필까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더라.
혼자서는 밥도 먹지 못 하고
혼자서는 세수도 못하고
혼자서는 옷도 못 입는 너를
내가 아니면 누가 보살펴줄까 생각하니
절대 너보다 먼저 죽을 수 없더라.

저 작고 불쌍한 아이를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아이를
엄마가 아니면 누가 감당할 수 있을까.
나도 이렇게 하루하루가 힘든데.

얼마 전 뉴스에
한 노모가 마흔이 넘은 자폐증 아들을 목 졸라 죽였더라.
나 그 노모의 마음이 이해돼서 펑펑 울었어.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아들
어디에도 맡길 수 없는 아들을 두고 먼저 죽어야 하는 처절한 고통.
나 그 고통이 이해됐어.

나는 언제까지 너를 보살필 수 있을까?
내 체력이 다해서 가루가 되고 먼지가 되는 날까지?
내가 언제까지 너를 보살펴줄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해.
나중에 내가 늙으면 너를 누가 보살펴 줄지 앞이 캄캄하기만 해.
내가 어떤 죄를 지었기에 네가 자폐아로 태어났을까?

당장 내일이 어둡고
당장 내년이 캄캄하고
네가 어른이 됐을 때가 두려워

아이야,
사랑하는 내 아이야.
이 세상에 하나뿐인 내 아이야.
그래도 널 사랑하려고 해.
변함없이 사랑하려고 해.

난 네 엄마니까.
널 끝까지 사랑해줄 사람이 엄마뿐이니까.

아이야,
사랑하는 내 아이야.
내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네가 다른 아이와 다르게 태어났어도
그래도 내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날 엄마로 만들어줘서 고마워.

그리고
난 다시 태어나도
네 엄마로 태어나고 싶어.
나 다시 태어나도 네 엄마 할 거야
혼자서는 살 수 없는 너를 평생 보살펴줄 엄마 할게.
엄마 없이는 살 수 없는 네 엄마 할게.

나 다시 태어나도 네 엄마 할 거야.
할 줄 아는 말이 몇 되지 않아도 네 엄마 할게.

나 다시 태어나도 네 엄마 할 거야.
위험한 걸 구분하지 못해 차도로 뛰어들어도 네 엄마 할게.

나 다시 태어나도 네 엄마 할 거야.
혼자서는 하루도 살 수 없는 너라도 네 엄마 할게.

아이야,
사랑하는 내 아이야.
나 다시 태어나도 네 엄마 할 거야.
난 네 엄마니까.
널 사랑하는 엄마니까.
그러니까 너도 다시 태어나면 꼭 내 아들로 태어나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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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엄마의 사랑 고백 시이군요... 전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인지 자신이 없어서 꼭 다시 제 아들로 태어나달라는 말을 못하겠네요...

그래도 엄마니까 가장 잘 하실 거예요. ^^

구구절절 저와 같은 마음이세요...
ㅜㅜ
아이들을 너무나 사랑하지만..
과연 좋은 엄마일까하는 생각은 매일 하게되네요..

나하님의 이야기엔 삶이 녹아있어서인지 너무나 진정성이 느껴서 댓글도 어떻게 달아야할지 항상 고민이랍니다..
깊이 응원해요..

아이에 대한 사랑이 느껴집니다~^^

힘들지만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고
항상 사랑으로 이겨내시는 모습 정말 좋습니다.
분명히 노력하신 만큼 좋은 결과 있을겁니다.

함부로 댓글이 쉽지 않은 글입니다.
항상 축복합니다. 나하님

엄마, 아이, 가족, 사랑...
언제나 좋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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