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외교와 주변 정세에 대한 개인적 견해

in #zzan2 years ago

어제 일본 수출 규제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들을 적어보았다. 적으면서 생각한 것은 한국의 반응은 굉장히 느리고 준비되지 않았다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 외교전이 치열하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자면 미중 무역전쟁, 사드로 인한 무역 보복으로 시작된 동북아시아 정치 외교전은 현재 북미, 러일, 한중, 한중러 등으로 확전되는 추세이다.

한국 전쟁 이후 냉전의 최전선이었던 한반도와 각 진영의 보급 기지였던 일본과 중국, 우두머리였던 미국과 소련은 동북아를 놓고 지금도 싸우고 있다. 지금은 이념보다는 경제적이익, 국가적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 이 판도의 시작은 냉전이 해체기인 90년대 초중반이라 생각한다. 러시아가 사회주의를 포기하면서 소련을 해체하고, 독일이 통일되고, 중국이 사회자본주의를 사회로 발을 들이면서 세계는 완전히 새로운 양상으로 들어선다. 문제는 최전선이었던 한반도이다. 한국은 북한과 이념 전쟁을 하면서 주변 국가들과 정치 외교 싸움을 해야하는 것이다. 전에는 진영 전쟁이라 미국에서 어떻게든 대륙의 끝자락에 있는 한국을 지키기 위해 지원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는 없다. 이제는 중국과 러시아는 적성국가가 아니라 자국의 이익을 위한 비지니스 파트너일 뿐이다. 일본 또한 자국 이익이라면 중국, 러시아, 북한, 대만 누구든 가리지 않고 닥치는대로 정치 외교를 한다. 전에는 적성국이었던 중국, 러시아도 마찬가지이다. 자국 이익이라면 누구든 파트너로 삼는다.

하지만 한국은 이런 상황이 낫설지 않지만 낫설다. 과거 조선 말에 벌어진 러시아, 일본, 청, 미국의 정치 외교전이 그대로 재연되고 있다. 그때도 나름대로 조선은 정치적 역량을 발휘해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그런데 지금 또 다시 그런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더 열악한 상황이다. 상황이 더욱 복잡하다. 그나마 조선 말은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견제라는 것이 가능했던 시대이다. 그런데 지금은 여러 문제가 뒤섞여 우선 순위를 결정하기도 어렵다. 그래도 정치 외교전에서는 경제, 안보쪽이 우선 순위가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경제적으로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대만, 동남아, 유럽 등 국제시장에서 관계를 맺고 있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국가는 미, 일, 중이다. 미국 경제는 세계를 움직이고, 일본 경제는 기술을 만들고, 중국 경제는 생산을 한다. 때문에 경제적 톱니바퀴가 착착 돌아가며 박터지게 싸우는 곳이 동북아이다. 그 중심에 한국이 있고, 한국은 수입, 수출, 재가공으로 먹고 산다. 과거 중개무역상이라 생각하면 쉽다. 그렇지만 이념 전쟁의 잔상인 남북한의 분단으로 인해 대륙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없는 것은 굉장히 아쉽다. 단일 국가였거나, 한반도 밖에 다른 국가가 많았다면 별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북한으로 인해 안보와 경제 둘다 묶인 상황이다.

북한 때문에 뭘하든 전쟁 걱정을 해야 한다. 국지전이나 교전의 낌새만 느껴져도 주식시장은 폭삭 주저앉는다. 특히 미사일을 쏜다고 예고할 때면 더욱 심각하다. 그래서 미국과의 혈맹관계를 이용한 한미 작전, 훈련들이 자주 있었다. 그런데 북한의 화전양면 전술과 맞물려 미국과의 관계가 좋지 못하면서 한미 작전들이 대폭 축소, 폐지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퍽하면 중국은 이어도, 일본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다. 그리고 러시아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문제는 경제와 안보를 따로 땔 수가 없다. 그래서 안보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경제 재제로 보복하거나, 경제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군사 작전으로 무력시위를 한다.

한반도의 시간은 촉박하게 돌아가는데, 한국 정부의 대응은 너무 느리고 준비되지 않았다. 정치 외교는 정보전이고, 미리 예측해서 준비해야한다. 작년 사드사태, 이번 일본 수출규제는 이미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던 일이었다. 그런데 준비는 하나도 되지 않아, 허둥지둥 주변국가에 끌려다녔다. 질질 끌려다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냥 질질 끌려다니면서 뚜두려 맞다가 백기를 들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만 외교전에서 철저하게 패배한 것이다.

대비해서 주변국들은 철저하게 계산해서 준비된 전략을 앞세워 외교전을 한다. 그런데 한국은 아무 준비없이 싸운다. 그때 그때 감정을 앞세워 마구잡이로 소리치듯이 외교를 한다. 겁이 잔득들어서 으르렁 거릴 줄만 아는 개처럼 말이다. 그리고 우파, 좌파, 중도 각 진영의 정치적 이념을 앞세워 외교를 한다.그래서 정부가 바뀔 때마다 외교정책도 모두 바뀐다. 덕분에 한국의 정치 외교는 만신창이가 됬다. 주변국과의 조약들은 관리되지 않아 엉망진창이고, 정부 주요 인사가 바뀔 때마다 손바닥 뒤집듯 약속을 뒤집는다. 이는 신뢰가 잃는 지름길이고, 모두를 적으로 돌리는 지름길이다. 그래서 앞으로 우파든 좌파든 중도든 상관없이 누가 정부를 꾸리더라도 외교전에 실패할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지금부터라도 한국 정치 외교는 이념보다는 국가의 안녕과 이익을 위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철저하게 계산된 전략으로 주도하여 움직여야 하며, 국가의 이익이 된다면 그 누구라도 비지니스 파트너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조약, 협약에 대해서 다시 재검토하여야 하고, 각국의 대사관에서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준비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계획적인 중립 외교, 균형 외교를 해야한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정치외교가 이꼴이면 다음은 동남아 연합체인 아세안과 러시아 차례이다. 아세안은 최근 중국에서 이동하는 공장을 흡수하면서 점점 커지고 있고, 홍콩과 함께 글로벌 금융업 좀 해봤다는 싱가폴이 있어서 어설프게 움직였다가는 손해보기 쉽다. 그리고 아세안은 중국의 자본이 대거 침투하고 있어서 나중에는 중국의 입김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는 과거 부동항을 찾는다는 이유로 블라디보스톡까지 내려왔다. 이후는 북한 나선지역에 투자하면서 동해로 진출하길 원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 일본으로 배가 아닌 지상으로 가스관을 연결하길 원한다. 러시아는 소련 이후의 경제를 가스머니로 다시 세웠다. 이미 유럽의 연료줄을 쥐고 있는 러시아가 맛본 달디 단 열매를 동북아에서도 누리고 싶어하기에 겉으로는 화려한 서부에 비해 미개발 지역인 시베리아 동부를 시베리아 사업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동북아에 손을 내밀고 있다. 속으로는 가스머니와 동북아의 권력 재분배라는 속셈을 숨기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쓸개과 내장이고 다 내어주고 질질 끌려 다닐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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