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읽고 (A review of 'A Thousands of Splendid Suns' of Khaled Hosseini)

in #zzan2 years ago (edited)

(English-translated version added!)

작년(21년) 11월 내 생일 즈음에 우리집에 놀러온 친구들은 선물을 한움큼씩 들고왔다. 그중 하나는 내 생일 전 주에 어떤 부류의 책을 좋아하냐고 물었고 나는 이야기 전개 속도가 빠른 책이라고 답했다. 그래서 사온 책은 '앨리스 죽이기'였고, 동시에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책도 선물로 줬다. 그 책이 할레드 호세이니의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이었다.


그쯤엔 프로포잘을 한창 준비하고 있을 때라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책장에 얹어놓았다. 그리고는 올해 10월이 다 되어서야 이 책을 집었다. 읽는 데 꽤 오래 걸렸다. 가끔 책이 읽고 싶을 때나 할 게 딱히 없을 때는 앉아서 50페이지 정도를 읽었지만 그 이상을 읽어내기는 힘들었다. 슬픔은 애써 고개를 돌리게 하고, 비극은 오만가지 생각에 빠지게 한다. 그래서, 이 책을 꽤 긴 호흡으로 읽을 수밖에 없었다(바빠서 그러기도 했지만ㅎ).

아버지 잘릴을 사랑한 사생아였던 마리암은 아버지를 만나러 본처들이 살고 있는 집으로 찾아가지만 결국 잘릴은 매주 마리암을 찾아와 놀아줄 때와는 달리 마리암을 모른 체하며 다른 집으로 시집을 보냈고, 잘릴의 이야기만 나오면 비겁한 사람이라며 욕을 퍼부어대던 그의 어머니는 잘릴을 찾아 떠난 마리암을 보며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은 상실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마리암의 어머니를 그저 잘릴에게 받은 개인적인 원한을 자식에게 푸는 어리석은 인물이라고만 생각하던 내가 마리암의 어머니의 행동을 공감하게 된 그 충격을 잊을 수 없다. 게다가, 후에 그려지는 마리암의 비극적인 결혼 생활 속에서, 마리암을 매몰차게 모른 체했던 잘릴이었음에도 그가 생각보다 좋은 아버지였다고 나 스스로 생각하게 되며 나는 이미 마리암이 처한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함께 괴로워하고 있었다.


마리암을 통해 느낀 비극은 잔인한 상황을 공감하게 되며 느껴지는 처참함이었다면, 라일라를 통해 느낀 비극은 우리가 그나마 주변에서 마주할 수 있는 비극적인 상황들을 한참 업그레이드한 느낌이었다. 라일라는 깨어있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명석한 아이였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평범하게 놀고, 하굣길에 괴롭히는 남자 아이들이 있으면 얼른 달려가서 혼내주는, 설렘을 주고 받는 동네 오빠 타리크도 있었다. 하지만 라일라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일어난 전쟁 속에 부모님과 타리크, 친구들을 모두 잃고 반 강제로 마리암의 남편의 두번째 아내가 되고 만다. 내 기준으로 가장 평범하게 자란 인물이라 감정 이입을 많이 했어서 라일라가 느끼는 슬픔은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그 슬픔은 내가 어릴적 세상을 처음 살아갈 때 느꼈던 슬픔? 혹은 서러움?과 맞닿아 있었다. 꽤 오랫동안 잊고있던 감정이 떠오를 땐 책을 읽다가 잠시 어릴적 추억에 빠지기도 했다. 같은 카테고리에 있는 감정이었는데도 내가 어릴 때 느끼던 감정과 지금 느끼는 감정이 다르다는 것이 신기했고, 새삼 흘러간 세월과 성장한 나와 동시에 무뎌진 나를 느꼈다.

빼곡히 정렬된 유리수 사이에서도 끝없이 존재하는 무리수처럼, 부정적인 상황들로 가득한 틈바구니 사이로도 흐르는 긍정의 존재도 있었다.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었다. 부정적인 상황들은 대개 욕심을 실현하며 발생한다. 아프가니스탄의 남자들이 여자들을 대하는 방식이 그랬다. 그들의 개인적인 욕구들이 여성을 제압하고 탄압했고, 그 속에 서로를 위하는 마음은 없었다. 그 마음들은 꽤 계산적이고 그 행복의 끝이 유한하다는 점에서 욕심은 유리수와 닮아있다.

반면 마리암과 라일라가 보여준 마음은 무한했다. 어제는 친구와 통화하며 그 친구에게 인생을 사랑하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배웠다. 사소하고 어쩌면 무용해보이는 것에 정성을 쏟는 것이 그 친구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방법이었다. 라일라의 딸 아지자가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가슴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버거운 감동을 느끼던 라일라의 모습을 보며 나도 덩달아 행복감을 느꼈던 것을 기억한다. 사소한 것에서 감동을 느낀 라일라와 진짜 안어울리게 집에서 식물 키우는 게 재밌다는 그 친구를 보니 잘 보이지 않던 사랑이 이제는 언뜻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계산적이지 않고, 작은 소수점 자리들이 무한히 펼쳐진다는 점에서 사랑과 무리수는 많이 닮아있다.


졸리니까 급히 정리하는 책 한줄평: 꽃밭에 있는 꽃들보다 아스팔트를 비집고 올라온 잡초가 더 아름답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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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November in 2021, friends of mine came to my home with my birthday presents. He had asked what kind of books I do like, and I replied that I like to read books with fast and dynamic plot. He brought 'To kill Alice (IDK if this book has Eng ver.)' as a dynamic plot book, along with his favorite book, 'A thousand splendid suns' of Khaled Hosseini.

At that time, I just put the books on the shelf as I was busy preparing my proposal, and I picked up the book on October in 2022. It took long time to read. 50 pages were all I could read at one time, and I couldn't read more than that. Sadness reminds me of thousands of thoughts. That was the reason I consumed long time to read this book.

Mariam, who is illegitimated child loving his father Zhalil, came to her father's home where he was living with his real wives. However, Zhalil ignored her, which was very opposite attitue with when he came along with Mariam's home to hang out with her. And he gave his daughter away in marrige. Her mother, who had been always insulted Zhalil as a mean bastard, killed herself as she thought her daughter, Mariam, deserted her. I had been thinking Mariam's mother as a bad parents who vent out her mood very bad way. However, I couldn't help agreeing with her, and I cannot forget how shocking it was that I could feel agreement with Mariam's mother. Morever, followed depicting of Mariam's marrige life made me think that Zhalil might be a nice father. I was totally emotionally engaged in Mariam. In contrast to the sadness that I felt through Mariam, Laila made me feel another sadness. As she lived in more normal(?) familiar environment that I do, I felt more realistic sadness from Laila's life. Sadness from Laila was sililar to the sadness that I had felt when I was young, it was like sorrowness that I could not do anything for me. It was surprising that I could felt different types of sadness, and I also felt that I grew up and changed a lot.

Mariam and Laila showed limitless love to each other. Yesterday, in the conversation with one friend of mine, I learned how to love my life. He told me how to love his life. He loved to see plants, which was very awkward to think of him to keep his eyes on that kind of useless thing. However, he said that loving useless thing might be the key loving my life. I remember that I was happy when Laila felt huge happiness when she observe her daugher breathing. Now, I think I become to detect loves that I had been ignored from several useless things.

a one-line review: Sometimes, wild grass on the middle of asphalt is more beautiful than flowers in flower ga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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