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재호 - 미얀마 대성가먼트 대표 (2/2)

in #zzan5 years ago

(1편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 미얀마 직원들의 업무 적응력이나 인력의 질적인 측면은 어떻다고 생각하는지요?

국토가 남북으로 2천 킬로에 달하고 다양한 민족이 있는 나라이다 보니 다소 복잡한 것도 사실입니다. 열대 기후에 사는 민족의 특성상 느긋한 성향도 보이지만 태생적으로 온순하고 정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착한 심성을 가진 사람들을 대할 때는 화를 내거나 급하게 다그치는 것은 방법이 아닙니다. 천천히 일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면 얼마든지 잘 해낼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숙련된 작업자가 공정을 소화하는 모습을 동영상을 통해 보여주고 스스로 개선점을 찾으라고 맡겨주면 이후 생산성도 곧잘 끌어올립니다. 우리 회사가 자주 이용하는 방법이지요. 안된다고 윽박지르기 보다는 순리대로 깨달으면서 일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이 우리가 하는 일입니다. 우리 회사에는 설립 때부터 함께 일해 온 직원들이 많습니다. 제가 이역만리에서 공장을 세우고 잘 운영해 가고 있는 것은 여기 이 사람들이 한 가족처럼 일해 주었기 때문이 아닌가하고 고맙게 생각합니다.

  • 성대표께서는 개인적으로 불행한 사건도 겪었다고 들었습니다. 미얀마 교민사회에서도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어 극복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2014년 길을 가다가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운전자는 그 자리에서 도망쳤고 사경을 헤매던 차에 병원에 실려 갔습니다. 미얀마에서 외국인은 지정된 병원에서만 치료해야 하는 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정된 병원의 시설은 열악했고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도저히 믿고 맡길 수 없었습니다. 당시 제 가족들과 한인봉제협회 관계자들은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했습니다. 좀 더 시설이 좋은 곳으로 빨리 옮기는 것이 사람을 살리는 길이라 파악하고 태국의 병원으로 옮기기로 한 것입니다. 급히 프로펠러 비행기를 구해 이송했고 다행히 그곳에서 대수술 끝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약 반년간의 병원치료를 받아야했고 이후에도 오랜 재활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재활과정을 거쳤지만 아직까지 사고 이전의 몸으로 돌아온 것은 아닙니다. 후유증이 많이 남았고 지금도 재활치료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그 기간 동안 공장은 제 가족이 돌보았고 다행히 제가 다시 돌아와 지금 이렇게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족과 봉제협회에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그 뺑소니 운전자는 잡지 못했습니다.

  • 지금은 주로 어떤 오더를 하고 있는지요?

한국 내수 아웃도어 다운 의류를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미주 오더가 끝나고 2005년부터 일본 오더가 서서히 들어왔습니다. 처음에는 한국 내수와 일본 오더를 함께 했습니다. 지금은 한국 내수 오더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네파, 라푸마 등 국내 6대 아웃도어 브랜드를 물량을 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아웃도어 다운 제품의 오더가 줄어 거래 브랜드가 더 늘어났습니다. 지난해까지는 6대 브랜드 제품만 했는데 각 사들이 일률적으로 물량을 줄여 올해는 1개 브랜드를 더 추가했습니다. 예전부터 거래 요청이 있었던 브랜드였는데 캐파가 없어 못하다가 올해부터 새로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내수 아웃도어 경기가 좋지 못하다는 반증이지요.

  • 미얀마로 내수 아웃도어 물량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는 인상도 받는데 어떤지요?

올해 거래를 시작하는 브랜드 역시 베트남 하노이 지역에서 생산하다가 그곳의 임금이 오르면서 생산 코스트가 높아져 미얀마로 발길을 돌린 경우입니다. 내수 프로모션 업체들의 베트남 생산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이유는 현지 임금 인상 여파로 계속 올라가는 생산단가와 수출공장들이 국내 내수 오더를 꺼리기 때문입니다. 이런 물량이 미얀마로 몰리면서 현지 진출 업체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고 베트남에 갔던 업체들도 시장 조사차 이곳으로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내수 공장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 경기 침체로 내수 물량이 줄고 있고 있는데 대책은 있나요?

앞으로 내수 오더만 하기에는 한계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내수 외에 미주와 유럽 수출 오더를 확보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영국 바이어의 공장 오딧을 받았고 무난히 통과했습니다. 향후 미주 수출을 위해서도 유럽 바이어의 오딧을 통과해야 유리합니다. 유럽오더는 내수에 비해 가공임은 낮은 편입니다. 그러나 비수기를 대처하고 적정 가동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오더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주는 정치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관세혜택을 받기 힘들어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수출이 거의 힘든 상황입니다.

  • 생각하고 있는 미래의 청사진이 있다면?

오랜 기간 미얀마에서 생활해 왔고 현지인들과 함께 난관을 극복하면서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이곳 현지인들이 이 회사를 잘 승계 받아 계속 존속시켜 나갈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충실히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제 직원들을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대해왔고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노력해 왔는데 앞으로도 변함없이 함께 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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