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나지 않는 내 머리” 2030 탈모인을 위한 가발 가이드

in #wikitree6 years ago

국내 최대 탈모 커뮤니티 ‘대머리 다 모여라(이하 대다모)’에는 탈모와 관련된 고민 글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온다.

"취직 때문에 머리가 더 신경 쓰인다", "학생인데 염색은커녕 남아있는 머리카락이 얼마 없어 걱정이다", "여성 원형 탈모인데 주변 시선 때문에 힘들다" 등 사연도 다양하다. 나이가 들어 자연스럽게 머리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한창 나이인 20~30대에 머리카락이 빠져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오는 가발 관련 게시물 / 탈모 전문 커뮤니티 '대다모'

'탈모인'들은 '가발' 착용도 자연스럽게 고려하게 된다. 하지만 가발에 대한 광고성 정보가 넘쳐서 어떤 게 제대로 된 정보인지 알기 어렵다고들 호소한다. '가발'에 입문하기 위한 기초 정보를 소개한다.

1. "탈모를 겪으면 '삭발'을 해야할까?"

탈모를 겪고 있는 사람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머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하는 문제다. 웹툰 작가 주호민 씨는 SBS 라디오에서 삭발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주호민 작가(가운데) / SBS 파워FM '배성재의 텐'

그는 방송에서 "삭발을 할 때 신중하게 해야 한다. 삭발하면 깔끔하지만 한 번 밀고 나면 다음부터 머리가 덜 자라는 편이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나는 몇 번 머리 밀고 난 이후 (머리카락이) 거의 자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삭발을 한 일부 연예인은 탈모 초기증상을 겪고 삭발을 결심했다고 한다. 문제는 한번 머리카락을 자르게 되면 다시 머리가 자라더라도 탈모가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다.

2. "가발은 편해야 한다"

가발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원하는 스타일도 다르고 감추고 싶은 부분도 다르다. 지난 2015년 KBS '나는 남자다'에 출연해 '가발러'로 유명해진 조상현 대표를 만나 가발에 관한 여러 궁금증에 관해 물어봤다.

조 대표는 가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효율성'이라고 말했다. 일부 탈모인들은 스타일에 집착하기도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신체의 일부인 것 같은 편안함이다. (영상바로가기)



곰TV, SBS '생활의 달인'

3.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할 수 있나요?"


포마드부터 투블럭 컷, 스포츠 헤어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 '위캔두잇' 제공

가발에 관해 취재하면서 놀랐던 것은 생각보다 종류가 많다는 것이다. 조 대표는 "미용실에서 할 수 있는 헤어스타일을 대부분 가발업체에서 거의 구현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포마드, 염색, 투블럭 컷, 스포츠 헤어 등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었다. 최근엔 파마도 가능하다. 가발을 착용한 상태로 파마를 하거나 파마가 된 상태로 가발이 제작되기도 한다.


방송에서 가발 착용 사실을 고백한 조상현 대표 / KBS '나는 남자다'

얼굴형과 기호에 따라 좀 더 잘 어울리는 스타일과 가발이 있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착용자가 마음에 들어 하는가 여부다.

조 대표는 "우선 탈모가 진행되는 분들은 결점을 가리는 게 우선인 경우가 많다. 자신감을 찾으면서 나에게 맞는 스타일을 생각하는 게 좋다"라고 조언했다.

4. "저는 민감한 피부인데요"

포털사이트, 인터넷 탈모 커뮤니티에 가장 많이 올라온 질문은 '피부'에 관한 것이다. "피부가 민감한 편인데 여름에 괜찮을까요?", "피부에 직접 접촉하면 피부 트러블이 생기지는 않을까요?" 등 질문이 많았다.

가발은 기본적으로 피부와 가발이 닿는다. 붙이는 소재에 따라 벨크로, 클립식, 테이프, 본드 등이 있다.


가발을 접착할 때 사용하는 테이프(왼쪽), 클립식(가운데), 벨크로(오른쪽) 소재 / 변준수 기자

벨크로는 점퍼에 있는 속칭 '찍찍이'처럼 탈부착이 가능하고 모자처럼 쓰는 방식을 말한다. 클립식은 '똑딱이'로 부르기도 한다. '클립'은 탈모가 있지만 머리카락이 일부 남아있는 사람에게 쓰는 방식으로 남은 머리카락에 가발을 고정시켜 착용한다.

테이프와 접착제는 붙이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탈모 범위에 따라 머리 전체, 일부에 붙인다. 피부에 가발용 양면테이프나 의료용 접착제를 이용해 가발을 고정시킨다. 접착제를 사용하는 경우엔 부착 범위에 남은 머리를 자르고 접착제를 바른다.

탈모를 겪는 사람들은 가발을 착용할 때 덥거나 땀이 차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했다. 조상현 대표는 "탈모인 중에 모자를 착용하는 분이 많다. 가발은 모자를 착용한 정도 느낌이 든다. 최근엔 소재가 좋아져 모자보다 훨씬 시원하다고 하는 경우도 많다"라고 했다.

5. "영원히 가리고 싶어요"

가발을 착용하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가발을 구매한다"라고 답했다. 탈모인들이 온라인에서 주로 만나는 이유도 마찬가지였다.

탈모를 겪는 사람들은 다른 탈모인을 만나면 더 불편함을 느낀다고 한다. 주변 시선도 그들을 움츠러들게 한다. 가발샵에 들어갔을 때 모든 의자는 복도와 문을 등지고 있었다. 일부 가발샵에서는 가발을 맞추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오가는 사람과 마주치지 않는 동선을 구성한다고 한다.

조상현 대표는 고객들이 "손발이 없는 것도 아닌데 너무 신경 쓰지마. 신경 쓰면 머리 더 빠져"라는 말을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평생 다른 사람에게 가발 쓴 것을 걸리지 않기를 바라는 고객도 더러 있다. 하지만 연극은 언제나 끝나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_ KBS 'VJ 특공대'_

조 대표는 KBS '나는 남자다'에서 '가밍아웃'을 한 것도 "탈모인들이 콤플렉스를 숨기기 위해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지 않길 바랐다"라고 말했다.

'가밍아웃'은 조 대표가 '나는 남자다'에 나온 이후 유행한 말이다. 가발을 쓴 것을 남들에게 공개한다는 뜻이다.

그는 "가발은 결점을 가리는 수단인 동시에 그루밍의 한 방법"이라고 강조하면서 "세상 모든 사람에게서 가발 쓴 것을 속이겠다는 생각은 자신의 행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라고 당당한 가발 착용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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