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분산, 자산분산 그리고 전략분산
월가의 퀀트 여제,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금융회사를 꿈꾸다: 이지혜 대표 인터뷰
리: 걔들은 금융위기 때도 성과가 나왔습니까?
이지혜: 그럼요.
리: 금융위기 때 플러스였다고요? 2008년에?
이지혜: 위에서 이야기한 회사들은 기본적으로, 전략 자체가 마켓 뉴트럴이잖아요? 사는 게 있으면 파는 것도 같이 있어서, 마켓 리스크를 줄이죠.
리: 트레이더들이 다들 그렇게 말은 하지만, 실질적으로 성과를 내는 건 극소수 아닌가요?
이지혜: 보통 사람들은 투자에서 리스크 관리의 핵심을 ‘종목분산’까지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에임, 지금 우리 회사가 얘기하는 건 ‘종목분산’보다 더 중요한 건 ‘자산분산’이다, ‘자산분산’보다 더 중요한 건 ‘전략분산’이다, 이런 거죠. 사실 돈이 많으면 많을수록 이렇게 투자할 수밖에 없기도 하고요.
리: 맞는 말씀입니다만, 그렇게 분산이 계속 추가될수록 평균 수익률에 회귀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요?
이지혜: 그렇지 않습니다. 아주 단순하게 말씀드릴게요. 워런 버핏이 얘기하는 가치 투자가 있고, 굉장히 빠르게 움직이는 소로스는 모멘텀을 중시하잖아요. 길게 가는 투자랑 짧게 가는 투자랑 정말 극단적이죠. 그런데 이들 전략 중 더 많은 수익을 내는 시기가 완전히 달라요. 여기에 가중치를 잘 주는 거죠. 분산을 단순히 5:5로 가는 게 아니라, 시장의 사이클을 알고 양쪽 간 비중을 배분하는 거죠.
리: 그걸 잘 알면 우리가 모두 버핏이나 소로스보다 더 벌었겠지만 그렇지 않죠.
이지혜: 말씀하신 탑 엘리트 펌이란 곳이 그런 회사에요. 개인은 절대로 이기지 못하고, 이길 생각도 하면 안 되는 곳이죠. 그러니까 점점 개인은 액티브 투자보다 패시브 투자를 하라는 이야기들이 돌죠.
리: 세상에, 존버가 최고인 건가요 결국은?
이지혜: 패시브 투자를 하려면 기간을 길게 가져가면 돼요. 대부분의 뮤츄얼 펀드매니저들이 아무리 노력하는 것보다 당연히 훨씬 나아요. 단순하지만 정말 유리한 전략입니다. 그 무엇보다도요. 지금 들고 계시는 연금저축이나 연금보험 이런 거 있잖아요, 원금의 15% 이상을 사업비로 내고 있어요. 그런 걸 왜 해요? 거짓말 안 하고요, S&P 500을 따르는 지수와 미국채권 20년 이상 만기 채권 TLT, 두 개만 가지고 50:50으로 자산배분해 놓고 그냥 쭉 가만있으셔도 돼요.
리: 끝인가요? 그 복잡한 알고리즘의 헤지펀드에서 일한 분이 이렇게 이야기하니 신선하네요…
이지혜: 네. 끝이에요. 대신 주기적으로 리밸런싱은 해줘야죠. 장기적으로 들고 갈 거면 그냥 50:50으로 계속 있어도 돼요. 그런데 보통 주식 수익률이 장기적으로는 더 높으니까, 늘어난 만큼 다시 줄여서 50:50을 맞추면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