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활비 꼼수, 피감기관 예산 출장…후안무치 국회

in #vop3 years ago

지난 13일 여야 3당 원내대표는 국회 특별활동비(이하 특활비)를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의 특활비는 폐지하기로 했으나 국회의장단과 각 상임위원장, 국회 사무처의 특수활동비는 완전히 폐지되지 않았다. 국회의 62억 원(2018년 기준)의 특활비 중 25%도 안 되는 15억여 원에 대한 특활비만 폐지하고, 47억여 원에 대한 언급은 사실상 없었다. 특활비 일부 축소를 폐지된 것처럼 꼼수를 부리는 국회의 행태 이면에는 피감기관 예산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와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의 소지가 큰 국회의원 38명의 명단공개 요구에 대한 여론 무마용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치자금법·부정청탁금지법 위반...19대·20대 국회 전수조사 필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4월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의원 시절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아 해외 출장을 간 것이 정치자금법 상 정치자금의 수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483개 공공기관의 지원을 받아 해외 출장을 다녀온 국회의원들에 대한 전수 조사를 진행했고, 7월 말 공공기관 대상 해외 출장 지원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국회의원 38명과 보좌관 및 입법조사관 16명이 피감기관의 돈으로 접대성 해외 출장을 다녀와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이 의심된다면서 국회에 명단을 통보했다.

선관위의 정치자금법 위반 결정은 피감기관 지원 해외출장이 위법 소지가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고, 권익위의 조사대로 피감‧산하기관으로부터 해외출장을 지원받은 것은 공공기관의 관리·감독 역할을 빌미로 부당한 혜택을 제공 받은 것으로 엄연히 부정청탁금지법에도 위배된다.

‘피감기관 지원 외유성 출장’ 위법 사례가 다른 의원들에게서도 밝혀진 만큼 이 사안으로 수사를 받은 김기식 전 금감원장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이들 의원들에 대한 수사는 불가피하다. 특히 권익위는 부정청탁금지법이 시행된 2016년 9월부터 올 4월까지의 해외출장 실태를 조사해 38명의 위법 소지만을 확보했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에 대한 공소시효는 7년이다. 19대 및 20대 국회 전체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하다.

국민 불신 조장하는 ‘반성없는 국회’

문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국회의 행태다. 국회는 피감기관의 돈으로 접대성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고 의심 받는 의원 38명과 보좌관 및 입법조사관 16명에 대한 명단 공개와 자체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권익위가 추가조사를 요청한 곳은 피감기관으로 국회 차원에서 명단을 공개하거나 조사할 권한이 없다는 게 이유다. 오히려 피감기관이 조사결과를 통보하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사는 못해도 조치는 취하겠다는 것이다.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국정감사도 앞두고 있고, 피감기관 자신들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조사결과를 내놓기는 어렵다. 을의 위치인 피감기관이 갑인 국회의원을 조사하고 위법성이 있다고 고발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경실련은 국민권익위원회에 피감기관 지원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온 38명의 국회의원 명단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지만, 제대로 된 정보를 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기 어렵다. 현재 조사 중인 사안이고, 조사가 끝나더라도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외부에 밝힐 수 없다는 것이 대체적으로 들려오는 입장이다. 피감기관은 조사가 이루어지면 국회와 권익위에 결과를 통보할 것이다. 국회나 권익위가 공개를 거부한다면 사실상 20대 국회가 끝날 때까지 명단은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피감기관의 돈으로 외유성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은 어떠한 이유에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국회는 피감기관 뒤에 숨을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 명단, 해외출장의 목적과 업무관련성, 출장 일정 및 내용, 비용지원 범위와 금액 등에 대해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 자체조사에 적극 나서 정치자금법·부정청탁금지법 위반이 드러날 경우 징계나 수사의뢰를 통해 철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회가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한다면 국민들의 ‘불신’만 조장할 뿐이다.

‘국회 특권 내려놓기’ 구호에 그쳐선 안 돼

국회는 논란이 일자 지난 13일 ‘국회의원 국외 활동 심사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외부위원 2명과 국회의원 5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외부지원이나 피감기관, 산하기관 등의 지원을 통한 출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겠지만, 사안별로 허용 여부를 심사하겠다는 것이다. 반드시 필요한 출장은 장려해야겠지만, 여전히 국회의원 중심의 심사자문위원회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심사를 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국회의원 해외 출장의 근본적인 문제해결 방안은 윤리규범 강화와 국민들에게 상시적인 공개를 통해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의 국회활동을 규정한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 제13조를 개정해 피감기관·외부기관으로부터의 여행·출장·선물 등을 지원받는 것을 금지하고, 출장경비 규정을 구체화하는 윤리규범을 마련해야 한다. ‘의원 외교 활동’에 대해 경비 내역과 보고 양식을 강화한 사전계획서와 결과보고서를 온라인에 상시적으로 공개해 국민들이 언제든지 열람토록 해 국회의원들의 해외 방문이 공무에 적합한 것인지, 꼭 필요한 것인지, 외유성은 아닌지를 따져보도록 해야 한다.

부정청탁금지법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부당한 해외출장 지원과 같은 부정청탁과 공직자의 금품 등 수수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법에 따른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국회는 피감기관 지원을 통한 해외 출장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권익위는 국회의 조치가 미진할 경우 감사원이나 수사기관을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국회 특권 내려놓기’는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된다. 국민들의 국회를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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