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팔아요 / 버드맨의 주인공

in #venti8 years ago (edited)

버드맨의 주인공


IMG_1782.JPG

시간을 거슬러 어렸을적 나는 대단한 사람이라 여겼다.

매우 총명했고, 모든 어른들과 선생님의 사랑을 받았고, 친구들의 소중한 상담사이기도 했다.
달리기도 가장 빨랐고, 성적도 가장 높았고, 친구들을 가장 잘 웃기기도 하였다.
여학생에게 인기도 많았고 주변에는 늘 친구들이 많았다.
나서기 좋아하지 않는 성격임에도 주변의 설득에 반장, 부회장 등을 하곤 했다.

IMG_5538.JPG

그래서인지 아주 어렸을적 나는 소설의 주인공이자 가장 대단한 사람이 될 거라 될 것이라 다짐하곤 했다.
팀버튼의 영화 '미스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에 나오는 아이들과 같다고 생각했다.
언젠가는 하늘을 날 수도 있고 어떤 능력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믿기도 했다.



IMG_1782.JPG

세월 속에 모든 것은 잊혀지고 잊혀지고
나는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아주 평범한 한 남자가 되어 있었다.


20150308_224704.jpg

시간이 아주 많이 지난 어느날 영화 '버드맨'을 보러갔다.
버드맨을 보는 동안 가슴이 시원한 것이 아니라 매우 답답함을 느꼈다.
주인공이 나의 모습과도 매우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왕년에 한 몫 잘나가던 나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평범한 내 모습...
단지 다른 한가지는 버드맨의 주인공은 사라진 자신의 인기를 되찾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하였으나 나는 그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에게 옛날 잘나가던 내 모습이 필요한 적이 없기 때문에 부럽지는 않았으나 마지막 새가 되어 날아가는 주인공 리건 톰슨(마이클 키튼)을 보고는 해결되지 않을 문제를 푼 듯 가슴이 시원했다.
그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관객들의 인기도 인정도 아니었다. 그는 그저 새가 되어 일상에서 자유로워지고 싶었던 것이었다.



나는 시간이 갈수록 젊음이 사라져감으로 늘 시간에 쫒기며 살아간다.
조금이라도 더 늙기 전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을까?
좋아하는 것은 없을까?
그래서 지금도 여러 가지를 쫒고 있다.


IMG_0120.JPG

나이가 있음에도 중학교때 꼭 해보고 싶었던 스케이트보드를 굳이 사서 알리를 연습해보았다.
중학생이 나보고 형이라며 고민을 털어놓는데... 재미난 경험이었다. 나를 형이라 불러주는 그 동생이 눈물나게 고마웠다.

IMG_85.jpg

IMG_558.jpg

IMG_2541.jpg

커피를 좋아해서 결국 아파트에서 커피 나무를 키워보기로 했다.
씨앗을 구하여 한겨울에 심기도 했다. 열선이라는 녀석까지 구입해서 연결하였지만 보기 좋게 실패였다.
유난히 더운 여름에는 30그루 정도의 작은 커피나무들이 애꿎게 이별하였다.
못난 주인 탓에 참 미안하다.

그렇게 지금은 사진, 서핑, 맛집탐방, 카페탐방, 커피로스팅, 캘리그라피 등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인연 외에는 돈이 가장 소중한 줄 알았는데 돈보다 소중한 것은 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기에 여러 가지를 찾아서 해본다.
이제는 한번씩 나 자신을 돌아본다.
내가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맞을까?

버드맨의 주인공이 마지막에 웃으며 하늘을 날았는지 바닥으로 떨어졌는지 알 수 없지만, 딸인 샘(엠마스톤)은 웃으며 하늘을 바라본다.
마지막 주인공이 진정한 자유를 찾아 하늘을 날아 훨훨 멀리날아가듯이 나도 지금의 갈망과 갈망만 채우며 제자리를 돌고 있지 않기를 바래본다.

훨훨 날아가기를 소망해본다.

IMG_5543.JPG

그리고 나는 오늘도 인생이라는 영화 속에서 주인공이 되고자 한다.

(물론 사진 속 남자는 내가 아니다 ^^)



Sort:  

중학생에게 형이라고 불리시다니.. 엄청난 동안이신듯요...!!!
추억을 사는 이벤트는 엄청 새롭네요~저에게 어떤 추억이 있었는지 곰곰히 생각해보고 참가해봐야겠어요 ~ ><

동안이라 하기엔 그런데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분들이 같은 취미에 조금 개방적이라고나 할까요.
나이가 많으면 형이라 부르기도 하는 ~ ^^

개인적으로 버드맨 영화..인상깊게 봤는데 ㅎㅎ
저도 항상,,더 늙기전에 뭔가 더 배우고 할수있는게 없을까 하며 이것저것 매년 목표를 정해 하는편인데,, 나를 돌아보는건 제대로 해보지 못한거 같네요..
추억 잘봤습니다 ^^ㅎ

지금부터 언제든 살짝 돌아보시면 될 듯 싶습니다 ^^
내가 뭐 때문에 여기 있고 무엇을 왜 하나?
저는 결국 어떤 궁극적 목적이 아니라 제가 좋아서 하고 있네요.
그것이 제겐 지친 삶의 활력소이자 충전소였더라고요 ^^
내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하고 싶었던 모든 것을 해보는 것... 그것이 이제 목적이 되었네요 ^^

Coin Marketplace

STEEM 0.05
TRX 0.33
JST 0.080
BTC 63435.26
ETH 1684.80
USDT 1.00
SBD 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