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팔아요 / 유진이의 첫 번째 크리스마스
@venti 님에게 저의 소중한 추억을 팝니다. :)
맘에 들어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시작해볼게요.
2017년 12월 24일.
우리의 행복 공작은 시작되었습니다.
34개월인 첫째 아이에게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를 만나게 해주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25일 새벽에 산타할아버지가 너에게 선물을 주러
집에 오실 것이라는 이야기를 계속 해주며 착한 행동을 강요하였습니다.
그리고 24일에 마트에 가서
아이에게
" 산타할아버지한테 어떤 걸 받고 싶어? 산타 할아버지한테 전달할게"
라며 장난감을 고르도록 하였죠.
사실 이것은 34개월 아이에게 참으로 고문이였습니다.
지금 사지말고 고르기만 하라니...
하지만 아이는 잘 참아주었고, 이것 저것 만져보고 몇 가지를 좋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날 밤.
아이는 자기 전 기도를 합니다.
"산타할아버지, 유진이 착한 일 많이 했으니까 선물 주고 가세요"
아이는 흥분해서인지 12시 가까이가 되어 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미리 구매해 둔 산타복장을 남편에게 주고 산타 예행연습을 시킵니다.
"산타 = 아빠" 라는 것을
들키면 최소한 동심파괴각임을 각오하며
시작한 우리의 무모한 계획.
남편의 눈이 크고 깊은 것이 티가 날 듯하여
선글라스 장착.
남편의 몸이 마른 것 또한 티가 날 듯하여
안에 스웨터를 빵빵하게 입혔죠.
나름의 목소리 변조는 물론이고 스크립트도 짜고 새벽 6시가 되기를 기대하였습니다.
새벽 6시. 알람이 울리고
남편은 아이가 자는 방으로 들어가 산타 연기를 시작합니다.
아이는 일단 무서움에 울기 시작합니다. ㅋㅋ
남편은 아이를 달래고 침착하게 멘트를 이어가는데....
" 착한 일 많이 했니? 엄마 아빠 말씀 잘 듣고 김치도 먹어야 해. 동생이랑도 싸우지 말고 알았지?"
무엇인가.. 어색합니다. 아이는 울음을 그칩니다.
"착한 일 많이 했으니까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줄게"
그리고 나와서 후다닥 작은 방으로 가 산타 복장을 다 풀어제끼고 아무일 없다는 듯이 저와 함께 아이에게 갑니다.
" 엄마, 산타할아버지가 왔어. 뽀로로 소방차를 줬어"
기뻐하는 아이를 보니 우리 부부는 크게 흥분을 합니다.
" 어땠어? 산타할아버지가 뭐랬어? 무섭지 않았어? 또 온대?"
호들갑을 떨며 아이보다 더 기뻐합니다.
아이가 그런 우리를 보며 이렇게 말하더군요.
"근데...아빠가 산타로 변했어. 아빠가 산타지? "
".......아니야......."
아이는 아빠가 산타라는 진리(?)를 34개월에 깨닫게 되었고,
저와 남편은 이 무모한 도전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ㅠㅠ
우리 부부는 유진이가 행복해할 모습만을 기대하며 계획을 세웠고,
그 과정에서 우리 부부가 더 행복했어요.
이왕 이렇게 된 거
내년부터는 첫째랑 담합해서 둘째에게 완벽한 산타할아버지를 선물할까..생각 중입니다.
해도 되겠죠? ㅎㅎㅎㅎ
가족의 행복한 모습
추억 많이 많이 만들어 주세요~
값진 추억 구매 하고 갑니다
네 저도 감사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