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팝니다] 오늘도 내일의 추억이 된다 - 통장의 잔고와 행복은 비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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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자주 쓰는 말입니다 - 오늘도 내일의 추억이 된다.
예전부터 한번 털어놓고 싶은 이야기였는데 @venti 님의 이벤트에 살짝 껴봅니다.

부부들에게 베게를 나란히 두고 누워 하루를 이야기하는 시간은 참 소중하고 행복한 순간입니다.

십여년 전 어느 하루도 밤 늦게까지 일하고 온 남편에게 일찍 자자고 불을 끄고 누웠습니다.

나 돈 못받을 거 같아...

한마디 툭 던집니다.
일주일째 선수금도 못받고 일만 해주다가 내일이 마지막 날인데 오늘 아침 온갖 트집을 잡아 나가라고 하더랍니다.
을의 입장에서 당할 수 밖에 없던 시절과 상황이었습니다.
그럼 낮에 뭐하다가 이제 들어왔냐고 했더니 미안해서 밖에서 시간 보내다 왔다 합니다.
남에게 아쉬운 소리도 못하고 따지지도 못하는 사람인 것을 아는지라 별다른 소리는 할 수가 없었습니다.

괜찮아... 나중에 우리 언젠가는 오늘 일 이야기하면서 '그때 그런 일도 있었지' 웃을 날이 있을꺼야. 그땐 우리 그 사람처럼 되진 말자.

그리고 지금은 감사하게도 옛날 힘들었던 시절을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나이와 상황이 되었습니다.

제가 대학원 학과 조교와 실험 조교를 겸하며 학비를 벌고 과외 아르바이트 3개로 집안 생활비를 벌던 시절에도 학교앞 KFC 500원짜리 비스킷 하나로 점심을 때우고, 실험실에서 전기 냄비로 끓인 라면으로 저녁을 때우던 것이 추억이 되고...
남편 대학때 선배 미술학원에서 잠자리를 해결하면서 밤에 배고플 때 물로 배도 채워보고, 방학이면 전국을 돌며 초상화 그려 돈 벌던 것도 추억이 되고...

우리가 인생을 공유하기 전의 일들이지만 왠지 그전부터 우리는 함께한 것만 같다는 남편...
지금 이 순간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다는 남편...

그래도 그때도 참 행복했었어~

우리는 어제의 추억으로 오늘이 행복하며, 오늘 또 내일의 추억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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