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벨로타고 제주일주-19 함덕해수욕장-2

in #tripsteem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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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벨로타고 제주일주-19 함덕해수욕장-2

해는 져서 어두운데 만신창이가 된 몸을 이끌고 이리저리 식당을 찾아 필사적으로 헤매고 있었다. 세상이치가 다 마찬가지겠지만 맛있고 가격 싼 곳을 찾기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아무래도 사람이 많이 가는 곳이 실패할 확률이 적다는 건 기본 상식이다. “저팔계깡통연탄구이” 이름도 긴 식당 앞에 엄청난 인파가 기다리고 있었다.

제주 흑돼지 파는 곳인데 오겹살 200g에 16,000원, 제주도 음식물가에 비하면 비싼 편은 아닌 것 같은 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기다리고 있고 이 가격조차도 수용하기가 어렵게 생각되었다. 거의 함덕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고 느낄 무렵 사람들이 몇 명 대기하고 있는 해물손칼국수 집을 발견했다.

해물손칼국수 버드나무집

식당 선택은 J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 그는 식당엘 들어갔다 나오더니 여기가 괜찮을 것 같다고 조금 기다리는 게 어떠냐고 물었다. 배가 거의 앞뒤로 붙은 기아상태에서 어떻고 말고가 어디 있겠는가? 현금으로 9000원이면 제주에서 거의 만나기 어려운 가격이다.

30분쯤 기다려 자리를 배정받았다. 다행히 카운터 주인하고는 그렇게 가깝지 않고 앞에 은페물 (隱蔽物)이 있어서 마음이 편안했다. 몰래 숨겨온 고량주 마시는걸 좋아할 주인은 없을 것이다. 식당에서 가지고 간 술을 마시는 걸 죄짓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다행히 J는 별로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았다.

큰 사발에 담겨져 나온 얼큰한 해물칼국수 맛이 괜찮았다. 주인 눈치를 보며 물컵에 물을 비우고 56도 고량주를 두잔 따랐다. 연태고량주 같은 경우는 향이 원체 진해 다른 사람들이 금방 눈치를 채는데 이것은 향이 거의 없어 마시는 사람이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기 전까지는 탄로날 일이 거의 없다.

물컵에 따른 술이 다 없어지기도 전에 우린 취해 버렸다. 그 동안 침묵수행을 하고 있던 두 자전거 여행객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급기야 우리 사이에 금기시되던 나이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아무래도 내가 나이가 많은 건 사실이니 손해 볼일은 아니다. 나이 많은 게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우리사회에서는 통념상 나이가 거의 벼슬에 가깝다.

형님

내 나이를 들은 J는 아주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무려 7살이나 적었기 때문이다. 난 자신감을 회복했고 상대적으로 J는 위축된 것처럼 보였다. 나이를 안 뒤 이상하리만큼 J는 공손해 졌다.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술이 취해 다 기억할 수는 없고 나를 형님이라고 불렀다는 사실은 잊지 않고 있다.

난 내 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라도 어지간하면 형님이라고 잘 못 부른다. 형이 없어서 일수도 있고 형님 속에 포함된 함축된 의미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수호지에서 처럼 한 번 맺은 형,동생 사이는 목숨도 주고 받을 수 있는 관계는 아닐지라도 절대 가볍게 치부할 수 없는 것이다.

앞으로 형님으로 모시겠다는 말, 이번 여행을 통해 너무 많은 걸 배웠다는 얘기는 내게도 감동이 되었다. 우리는 자신을 잘 모른다. 대개 자신은 젠틀하고 배려심 깊고 참 멋있는 사람으로 착각하면서 살아간다. 난 이번 여행을 통해 내가 너무 많은 착각을 하고 살아왔다는 걸 J를 통해 깨달았다.

주위에 손가락질 받는 아재들 중 한 명에 불과하다는 서글픈 현실을 J의 직설적이고 솔직한 지적으로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처음엔 가만있지 못하고, 남의 잘못을 끊임없이 지적하는 게 너무 싫었는데… 그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나온 그의 성격이다. 노력한다고 바꿀 수 있는 건 성격이 아니다. 모든 사람의 성격은 장점이 단점이고 단점이 또 장점이다. 보는 각도에 따라 모든 건 달라진다.

술이 취해 비몽사몽간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 짐을 챙겨 7시30분에 밖으로 나와 Beautiful Hamdeak 이라고 새겨진 보도블럭 앞에서 기념사진하나 찍고 용두암으로 출발했다.

함덕해수욕장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 있는 해수욕장으로 백사장의 길이는 900m, 너비 120m, 평균 수심 1.2m, 경사도는 5도로 수심이 아주 얕고 경사가 완만하여 한참을 들어가도 바닷물이 허리춤까지 밖에 안되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해수욕을 하기에 적합하다. 바다가 얕아지면서 형성된 하얀 패사층은 마치 산호 바다와 같이 맑은 바닷물을 더욱더 빛나게 만든다.

하얗게 눈부신 모래밭과 맑은 에메랄드빛 바다, 그리고 검은 현무암 위에 가로 놓여진 아치형 구름다리, 빨간 등대 등이 한데 어울려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한다. 함덕해수욕장은 특이하게도 백사장 한가운데가 튀어 나와 마치 하트의 형상을 띠고 있기 때문에 동서의 어느 쪽에서 바람이 불어도 반대쪽 바다는 잔잔해서 카약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국내 유일의 해수욕장이다.




미니벨로타고 제주일주-19 함덕해수욕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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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그 이름 만으로~~~ 행복!
함께 한듯하여 제가 뿌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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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름만으로... 맞는 말씀입니다. 푸근한 느낌~~~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여 보팅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물컵에 고량주를 두잔이나 드셨는데 멀쩡하신건가요?ㅎㅎㅎ 음주운전은 아니됩니다~^^;;

고량주가 돗수가 높아 취하기도 빨리 취하고 깨기도 빨리 깹니다. 당근 안되죠 ㅋㅋ

연태고량주가 향이 진한 거였군요. 제가 좋아하는 술입니다. 두분의 여행이 별탈없이 마무리 되기를 바랍니다. 조마조마 하네요.ㅎ

연태가 맛은 괜찮습니다. 33도로 조금 약한편이라 문제지요 ㅋ

고량주라는 술을 통해 서로를 조금 더 알게 되는 좋은 시간이 되었군요~
이런 기회를 통해 두 분의 사이가 조금은 부드러워진 것 같아 다행스럽습니다~
함덕해수욕장 사진만 보아도 정말 좋습니다~^^

술이 인간관계에 있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때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렴하고 맛있는 곳 찾기가 쉽지않죠.
누구나 비슷한 경험이 있을것 같아요. 몰래 들고가서 먹는 자신만의 술...ㅋㅋ
한국이 유독 그런 문화에 엄한데 베트남 같은 곳에서는 반대로 너무 자연스럽게
외부음식을 들고오는데 멍석 깔아줘도 쉽게 내놓고 먹기 어렵더군요.^^;;

아 베트남엔 그런 좋은 문화가 있군요. 베트남가서 살고 싶어요 ㅋㅋ

안녕하세요. @trips.teem입니다. @syskwl님의 글에서 여행지정보 뿐만아니라 다른 삶의 경험등을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2018년 트립스팀과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네는 더욱 발전하는 TRIPSTEEM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고량주를 물컵에 드시다니
다음날 숙취는 괜찮으셨으려나 걱정되네요^^;;

감사합니다. 예 멀쩡했습니다. 아주 많이 마시지는 않았습니다.

새해 복많이받으세요

감사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바다 경치 참 좋네요

감사합니다. 제주 바다 물색깔이 거의 예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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