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벨로타고 제주일주-16 성산일출봉

syskwl (76)in #tripsteem • 6 years ago (edited)

미니벨로타고 제주일주-16 성산일출봉

실향민의 한과 그리움이 서려있는 “일출봉에 해뜨거든 날 불러주오” 란 “기다리는 마음”의 가곡 가사가 먼저 뜨오르는 성산일출봉에 2시경 도착했다. 오면서 계속 배가 고파 식당을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식당이 보이자 너무 반가와 허겁지겁 들어 갔다. 그런데 가격이 만만찮다.

고등어 쌈밥

입구에는 KBS 2 TV에서 방영한 1박2일의 강호동, 이승기, 은지원이 식사하는 장면이 걸려 있었다. 대충 봐도 맛 집 냄새가 났다. 자전거 여행자라고 맛있는 음식을 먹지 말라는 금기사항은 없지만 많은 선각자 자전거 여행가를 통해 깨달은 이치는 최대한 경비를 절약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었기에 고급스런 음식이나 숙소는 자전거 여행가가 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통갈치구이 한 마리가 60,000원, 제일 싼 고등어 쌈밥과 흑돼지 두루치기가 14,000원이었다. 가격표보고 다시 나가기도 애매하고 너무 배가 고파 다시 식당을 찾아 다니기도 힘들 것 같아 그냥 식사하기로 합의를 보았다. 처음에 J가 회비를 얼마씩 걷어서 사용하자고 제안했지만 돈에 일종의 알러지를 가진 내가 우물쭈물하는 바람에 회비 내는 대신 내가 숙소를 계산하게 되었고 J가 식사비를 내는 시스템으로 굳어져 버렸다.

그런데 문제는 관광철이 아니라서인지 아고다에는 70-80%씩 할인하는 호텔은 넘쳐났고, 음식값은 상당히 비쌌다. 가능한 한 가격이 싼 음식을 먹어야 밸런스가 얼추 맞을 것 같은데… 약간의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흑돼지 두루치기를 먹었다. 반찬으로 깔린 신선한 게장이 특히 맛있었고 졸깃한 제주 흑 돼지의 질감은 서울에서는 도저히 맛볼 수 없는 맛이었다.

유채밭

보통 4월 달에 노란 유채꽃 물결이 온통 제주를 뒤덮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11월에 유채밭을 볼 수 있어 너무 신기했다. 많은 사람들이 돈을 내고 밭에 들어 가 사진을 찍고 있었다. 바깥에서 사진 몇 장 찍고 일출봉으로 갔다.

기다리는 마음

일출봉이 가사에 나오는 “기다리는 마음”의 작사가로 알려진 김민부는 31세의 나이로 요절한 천재 작사가이다. 그가 불에 타 죽지 않고 천수를 다하고 죽었다면 천재라는 말을 붙이지는 않았을지도 모른다. 신조차도 질투한 위대한 천재는 신이 빨리 데려 갈 수밖에 없다는 속설이 깔려있다.

장사길을 떠난 남편이 목포로 간지 여러 해가 지나도록 연락이 없자 장사꾼의 아내는 매일 새벽 제주 성산봉에 나가 남편이 돌아올 날을 애타게 기다렸고 고향 제주도로 가지 못하는 장사꾼은 목포 유달산에 올라 매일 저녁 고향을 그리며 아내를 생각했지만 그들은 영원히 해후하지 못하고 제주도의 성산봉은 일출봉이 되었고 목포의 유달산은 월출봉이 되었다는 전설이 가사 속에 숨어 있다고 한다.

성산일출봉(城山日出峰)

해발 180m인 성산 일출봉은 약 5,000년 전 제주도 수많은 분화구 중에서는 드물게 바닷속에서 수중폭발한 화산체이다. 용암이 물에 섞일 때 일어나는 폭발로 용암은 고운 화산재로 부서져 분화구 둘레에 원뿔형으로 쌓여 있다. 원래는 화산섬이었지만 신양해수욕장 쪽 땅과 섬 사이에 모래와 자갈이 쌓여 육지와 연결이 된 것이다.

일출봉 정상에는 지름 600m, 바닥면의 높이 해발 90m에 면적이 214,400㎡(성산일출봉 분화구의 면적)나 되는 분화구가 자리한다. 이곳에서 이장호 감독의 영화 '공포의 외인구단'의 한 장면이 촬영되기도 했다. 농사를 짓기도 했는데 지금은 억새밭을 이루며 우도가 손에 잡힐 듯 보인다.

예로부터 이곳 성산일출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일출광경은 영주10경(제주의 경승지) 중에서 으뜸이라 하였다. 넘실대는 푸른 바다 저편 수평선에서 이글거리며 솟아오르는 일출은 온 바다를 물들이고 보는 이의 마음까지도 붙잡아 놓으며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감탄케 한다. 지방기념물로 관리하다 2000년 7월 19일 천연기념물 420호로 지정되었고, 2007년 성산 일출봉 응회구의 1.688㎢가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