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 다다오 건축기행, 원주 뮤지엄 산 [Tadao Ando's Architecture, Museum SAN in Wonju, Korea]

in #tripsteem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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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몇 달 전 안도 다다오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간략하게 포스팅 한 적이 있다.

오래 전에 보았던 건축가 정지용 님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예술로서의 건축 자체에 대해 관심을(만;;) 갖게 된 계기가 되었다면, 다다오의 다큐멘터리를 본 후엔 그가 말한 '단지 외적인 디자인이 아닌 체험으로서의 건축, 자연에 순응하며 자연을 품은 건축'이라는것이 굉장히 새롭고 흥미롭게 느껴졌다.

서울에 있는 그의 건축은 일반인의 내부 투어가 힘들었기에 혹 가볼만한 곳이 있나 검색하다가 원주에 그가 지은 미술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건축에 대해 해설해 주는 건축투어도 있어서 잘됐다 싶었다.

관람 후 나오면서 찍은 입구

참고로 뮤지엄 산은 아시아에서 꼭 가봐야 할 미술관 4곳 중 한 군데라고 한다. 나머지 3군데는 어딘지 모름;;아마 그 중 하나는 나오시마의 지중미술관이 아닐까 추측되긴 하지만..

들어가면서 찍은 미술관(웰컴센터) 입구와 앞마당
그가 건축한 미술관 중 독일에 있는 한 미술관에도 가본적이 있는데 디자인이 좀 비슷한 부분이 있는것 같다. 담으로 다 막아버리지 않고 어딘가를 뚫어놓아 외부와 소통하는 듯도 하고 담 너머로는 산이나 물 등 자연이 보이는 것도 비슷하고.

어쩌다보니 미술관 마감 시간까지 머물렀는데, 나오면서 찍은 매표소

입장료가 비싼편이고 프로그램이 여러가지라 매표소에서 한참 동안 설명을 듣고 각 체험관의 입장시간까지 결정해서 표를 사야한다. 우리는 언제 또 와보겠나 싶은 마음에 1인 38,000원 짜리 통합권을 끊었는데, 미술관과 박물관 + 제임스 터렐관 + 명상체험이 가능한 티켓이다. 미술관과 박물관만 보고싶으면 18,000원이고 다른 프로그램은 추가로 10,000원씩인 셈이다.

팁을 드리자면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 가시면 50%할인이니 월차를 써서라도 한 번 쯤은 갈 만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시면 꼭!!! 건축투어를 하시길~ ^^

드디어 투어시작~
매표소가 있는 건물이 웰컴센터이고 거기서 모여 해설사 쌤을 만나 간단한 설명을 들은 후 미술관 본관으로 출발했다.

Museum SAN은 2005년 건축가 안도타다오의 뮤지엄 부지 방문 때 느꼈던 ‘도시의 번잡함으로부터 벗어난 아름다운 산과 자연으로 둘러 쌓인 아늑함’이라는 인상을 통해 지금의 개성강한 건축물로 설계되었습니다. ‘산상山上’이라는 고유의 지형에 순응하며 웰컴센터, 플라워 가든, 워터가든, 본관, 명상관(2019), 스톤가든, 제임스터렐관으로 이어지는 전체길이 700m로 이루어져있으며, ‘Box in Box’컨셉의 건물과 주변 자연의 조화로운 어우러짐을 체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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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센터 커피숍을 나서자 맨 처음 보인 이곳은 꽃의 정원
패랭이꽃이 가득 심어져 있었는데 시들시들 지고 있는 꽃이 많아서 클로즈업 한 사진은 안예쁘다;;
빨간 조각작품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셨는데 대강 들음;; 멈춰있는게 아니라 바람이 불면 윗 부분이 움직이는 작품이란다.

그날 하늘이 무척 맑았던 날이었는데 멀리 보이는 산이 치악산이라고 알려주셨다.

그리고 자작나무가 심어진 길을 지나

본관으로 들어가기 직전, 물의 정원 일부가 살짝 보이고 있다
물의 정원이 가장 기대되었기에 설렘 가득~

드디어 본관
위풍당당한(떡볶이 혹은 파스타가 생각나는) 이 작품은 '원주 뮤지엄 산'관련 포스트마다 보이는데 사실 사진으로 볼 땐 별로 인상적이지 않았는데 직접 보면 정말 볼 만해서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게 된다 ㅎㅎ;

물의 정원 바닥에는 일부러 검은 돌을 사용했다고 한다. 검정색이라 물에 비치는 숲, 하늘과 구름의 모습이 더욱 뚜렷해보인다.

사실 이 미술관은 국내 제지관련 기업 소유인데, 건축기간만 무려 8년이 걸릴 정도로 설계부터 건축까지 안도 다다오는 물론, 건축을 추진했던 이사님(?) 그리고 현장의 모든 분들이 열정을 쏟아 부었다고 한다. 심지어 다다오가 기술적으로 너무 어려울것 같아 포기하려고 했던 부분까지도 국내 현장 관계자분들의 열정으로 원 설계를 고수했다고 한다.

설계시 다다오가 물의 정원의 규모에 대해 건축주와 상의하는 과정에서 건축주가 '당신이 원하는 만큼'이라고 하자 다다오가 그러면 유지비가 어마어마하게 들 것이라고 경고를 했는데

그럼에도 다다오의 설계를 그대로 수용했고 그 결과 물의 정원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만도 수 많은 직원이 거의 쉴 틈없이 노력한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가 갔을때도 물의 정원 어딘가엔 항상 장화를 신고 물속에 들어가 부유물을 건져내고 있는 직원이 있었다.

설계 당시의 그림과 다른 나라에 있는 다다오가 건축한 미술관에 대한 전시공간인데, 앞에서 설명하시는데 계속 눈이 창밖으로 향했다. 건물을 빙 둘러 물의 정원이 감싸고 있다니 ..환상적이다.

미술관 본관 모형. 가운데 삼각형으로 뚫어진 공간이 삼각코트인데 기술적으로 상당히 구현하기 어려운데 다다오와 국내에서 실제 건축에 참여한 모든 분들의 노력으로 만들어내고야 말았다고 한다.
(왜 꼭 삼각형으로 만들어야 했는지는??물어봤으면 좋았겠지만 그땐 그저 감탄하느라 생각 못함)

모형에서 본 삼각코트에 직접 나와서 설명을 들었다
벽에 가로로 뚫어진 틈은 전시에 필요한 최소한의 빛을 위한 창문인 셈인데, 잘은 모르겠지만 벽을 가로지르는 수평 슬릿때문에 자칫 무너질 수 있는 콘크리트의 무게를 위로부터 잡아당겨 끌어올리는 방식이라고 한다.

삼각코트의 삼각형을 이루는 곳의 내부 모습

왼쪽에서 올라오시는 분들은 설명을 듣다가 다른 일정때문에 중간에 나가려고 했었는데 마음을 바꿔 다시 돌아오고 있다 ㅎㅎ 그 정도로 투어가 정말 흥미로웠다.

안도 다다오는 건축시 지형에 순응할 뿐 아니라 현지에서 나는 건축 재료를 사용하기로도 유명한데 당연히 지역마다 재료의 성분이나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그러 부분을 고려해 가장 좋은 배합을 찾아내기 위해서도 7~8번 테스트를 했을 정도라고 한다. 그의 건축의 시그니쳐나 다름 없는 오픈 콘크리트 방식때문에 더 까다롭게 테스트를 해야하는 모양이다.

뾰족한 삼각형 모서리 부분을 완벽한 삼각형으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도 실제 건축에 참여한 많은 분들이 엄청난 노력을 했던 곳인데, 콘크리트 거푸집을 뜯어내자 깔끔하고 완벽한 삼각형이 나와서 모두 기뻐했다고 한다. 그런데 다다오가 삼각형 모서리를 다 눌러서 뭉툭하게 만들라고 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이벤트 이런거 할까요? ㅋ;)
눈치 채셨겠지만 당연히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삼각형 모서리의 벽 슬릿 부분
이 부분은 거푸집만으론 해결이 안되어 미장공들이 일일이 손으로 마무리 한 곳이라고 한다. 그 이유때문인지? 단면이 완전 평평하지는 않다.
(사진찍느라 설명 흘려 들음 ;;)


수다가 너무 길어졌네요~
다음 포스트에서 이어 가겠습니다 ^^


여행지 정보
● 대한민국 강원도 원주 지정면 오크밸리2길 뮤지엄 산



안도 다다오 건축기행, 원주 뮤지엄 산 [Tadao Ando's Architecture, Museum SAN in Wonju,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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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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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한 여름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j-car님도 건강한 여름 보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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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감사합니다~

너무나 멋진곳이네요. 다다오는 책을 읽고 푹 빠졌었는데 국내에도 이런곳이 있군요.

저도 이번에 처음 알게되었는데 sns엔 제법 알려져 있더라구요 ^^

여기 우연히 들렀다가 너무 좋아하면서 나왔던 기억이 나네요.
설명을 읽고나니 다시 한 번 가야만 할 것 같습니다.^^

다녀오셨군요~ 너무 좋죠 ^^
저도 꼭 다시 가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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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ㅎㅎ 원주에 이런 멋진 곳이 있었다니 'ㅡ';;;
우리나라도 꽤나 괜찮은 문화공간이 많이 늘어나는 것 같네요 ㅎㅎㅎ

저도 몇 달 전에야 알게되었는데 기대이상으로 너무 좋았던 곳입니다
시간되실때 방문해 보시면 후회하지 않으실 거에요 ^^

너무 멋진곳이네요~ 덕분에 좋은데를 알아가요^^

응원글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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