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모: 여행 에세이) 자연이라는 엄마의 품에서 잠들다.

in #tripsteem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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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7월은 해가 지지 않았다.
해가지지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많은 것을 의미했다.
그 중 하나는, 늦은 저녁, ‘오늘은 어디서 자야 할까?’하면서 바닷가 옆에 자연이 마련한 캠핑자리를 둘러보는데 ‘오싹한’ 느낌이 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어둠이 주는 그 ‘오싹함’ 말이다.
노르웨이의 여름이 준비해준, 말 그대로 ‘공짜’ 캠핑사이트에는 다른 캠퍼들이 이미 자리해있었다.누군가에게 허락을 맡을 필요도, 물을 필요도 없었다. 그저 경사지지 않은 고른 땅에 텐트를 치면 된다.
양 옆으로는 산이 지켜주고 앞으로는 잔잔하게 파도치는 바다가 있다. 그리고 냉장고에는 노르웨이산 연어가 있다. 노르웨이에서 노르웨이 연어를 먹는 날이 내 인생에 오다니 ! 게다가 이런 환상적인 곳에서 캠핑을 하면서 !
해가지지 않아 텐트 안은 어두워질 일이 없지만, 바닷소리를 자장가 삼으니 잠이 잘 온다.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이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내는 것이다. 다른 캠프 애호가들은 보채는 사람이 없어도 어찌나 부지런한지 다 떠났다. 그래, 이 아름다운 곳 어느 한 곳도 놓치고 싶지 않겠지. 게으름이 항상 패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오늘은 그 게으름이 내게 선물을 줬기 때문이다. 이 아름다운 풍경이 오롯이 나를 위한 선물이 되었다. 해가 쨍쩅하게 비추는 것이 아닌데도, 로포텐의 바다는 말 그대로 영롱했다. 노르웨이 북쪽에 있는 이곳이 아름답다는 이야기는 수없이 들어 예상은 했지만, 바다색이 이렇게 환상적일지는 상상도 못 했다.비록, 7월에도 쌀쌀해 당장 옷을 벗고 수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내 두 눈동자는 이미 그곳을 수영하고 있었다.그리고 맘껏 이곳을 담았다. 나중에서야 내 영상을 본 분이 짚어주어 알았지만, 이곳의 모양은 하늘 높이에서 바라봤을 때, 여성의 신체 일부분 모양을 하고있었다.’음란마귀’테스트라며 장난삼아 이야기했지만, ‘자연은 엄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진귀한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꼭 엄마 가슴 품에 안겨 잔듯한
편안함을 주었으니 말이다. 나는 자연이라는 거대한 엄마의 품에서 잔 것이다.

그렇게 억만장자도 쉽게 가질 수 없는 뷰를 뒤로하고 바로 옆길로 난 길을 쭉 따라 ‘헤닝스베르’라는 마을을 갔다. 나는 지형이 사람의 생각과 삶의 방식에 엄청나게난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같은 도시더라도 반듯반듯한 계획도시에 사는 사람과 , 골목 골목으로 이루어져, 처음 발을 디디는 사람의 혼을 빼놓는 도시에 사는 사람은 달라도 한 참 다르다.
그런데 이 지형, 이 로포텐의 마을이 지니고 있는 지형들은 참으로 다르다. 어느 SF에 나오는 신의 종족들이 살 것만 같은 지형이다.
영화 관계자들이 이 모습을 본떠 신의 세계를 만든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모습이다.

감사하게도 이곳은 현실세계라 나는 그 마을 안 어느 음식점을 찾는다.
노르웨이에서 외식을 한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금전적인 용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곳의 가격이 나쁘지 않다. 크기와 맛을 생각하면 오히려 저렴하단 생각마저 든다. 아니 옆으로 보이는 이 곳의 뷰를 생각하면 저렴한 것이 맞다. 여러 fish soup을 먹어봤지만, 노르웨이의 fish soup은 다르다. 머릿속으로 어떻게 요리했을지 상상을 해보려고 해도 상상할 수 없는 그런 soup이다.게다가 직원은 엄청 친절하다. 손님에게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는 친근함까지 가지고있다. 알고 보니 스웨덴에서 왔다고 한다. 알고보니 스웨덴에서 노르웨이에서 돈을 벌러 많이 온댄다.
노르웨이 최저임금이 스웨덴보다 더 높아서라고 한다. 노르웨이는 참 가진 게 많아서, 여러 나라 사람 살리는구나.

그런데 날씨가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 일기예보는 오늘 밤 온종일 비가 내릴 예정이라고 이야기한다. 오늘 밤 캠핑을 하다간 비를 쫄딱 맞을 거 같다. 그래서 에어비앤비를 선택하기로한다. 가격은 참으로 사악하다. 당일 예약이라 많은 옵션이 많지 않아서 이기도 하다. 숙소는 지도에 이름도 나와 있지 않은 작은 마을에 있다.
덕분에 처음에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한 참 잘못 찾아 모르는 사람 집의 대문 앞을 말 그대로 서성였다. 그렇게 오늘 밤은 텐트 대신 편안한 침대에서 잠을 자고, 샤워를 하게 되었다.
그래도 자연이라는 엄마의 품이 더 그립다.



(응모: 여행 에세이) 자연이라는 엄마의 품에서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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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멋진곳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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