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추억하다 #7-3. [일본] 좀처럼 만날 수 없어 더 매력적인 아소산

아소산. 글을 쓰려고 보니 강남역 시티 극장 뒷골목에 있던 맛집 아소산(구, '나라비')이 함께 떠오른다. 한때 냉우동과 알밥을 먹으러 열심히 다녔는데 지금도 그대로 있을지 모르겠다.
셋째 날의 일정은 구마모토에서 아소로 이동해서 활화산인 아소산을 구경한 후 구로카와 온천마을에서 숙박하는 것이었다. 문제는 기차역이 없는 구로카와로의 이동이었다. 때문에 우리는 아소 역과 분화구, 구로카와를 오가는 '아소 유후 코겐 버스'(지금은 사라졌다.)를 이용하기로 했다.
그날 아침엔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원래 비가 오는 것을 싫어해서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아소행 기차에서 만난 한국인이 자신의 일본어 실력을 과시함과 동시에 우리의 여행 계획에 너무 참견을 해서 더욱 마음이 불편했다.
그렇게 아소 역에 도착한 후, 그 한국인이 우리를 대신해서 매표소에 아소 유후 코겐 버스에 대해 물어봐 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가 본 것은 굉장히 쌀쌀맞은 태도로 일관하는 일본 직원의 태도였다. 게다가 그에 따르면 직원의 답변도 다음과 같았다.
- 가스 분출량이 많아 아소산 관광이 중단되었다.
- 동일한 이유로 버스도 운행되지 않을 것이다.
이제까지 만난 모든 일본 사람들이 친절했기에 그 모습이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이후 직접 영어로 다시 한 번 물어보았는데, 세상에! 영어로 질문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상냥한 태도로 돌변했다. 나라면 잘 못하더라도 한국어를 준비해온 사람을 더 반갑게 여길 것 같은데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결국 별다른 방법이 없었던 우리는 일단 시내버스를 타고 아소 화산 박물관에 가기로 결정했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결정했다기보다는 그 사람의 의견에 떠밀린 것이지만. 하여튼 그 상황이 짜증도 날뿐더러 이미 숙박 예약을 해 놓은 구로카와에 갈 방법이 사라져 마음이 불안한 상태에서 박물관의 영상과 자료를 구경하고 잠시 밖으로 나왔을 때였다.
박물관에 올 때만 해도 비가 쏟아졌었는데, 어느새 날이 개어 있었다.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 나는 비 오는 것과 가스 분출은 무관함에도 괜히 아소산 관광을 할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러 갔는데, 운 좋게 관광도 재개된 상태였다.
다만 한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박물관에서 분화구가 있는 나카다케까지 갈 수 있는 버스가 없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아소 역으로 내려가서 이제는 운행이 재개되었을지도 모르는 버스를 타거나, 아니면 분화구까지 걸어간 후 그곳에서 운 좋게 버스를 만나야 했다.
결국 주차장에서 근무하시는 노부부께 나카다케까지 걸어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여쭤보았는데, 역시 우리는 일본어를 몰랐고, 그분들은 영어를 할 줄 모르셨다.
고민하던 나는 손목에 있던 시계를 가리키고, 손가락으로 분화구를 가리킨 후, 제자리걸음을 걷는 시늉을 했다. 그랬더니 그분들도 나의 뜻을 눈치채시고 손가락으로 브이 자를 만드셨다. 20분인지 2시간인지 알 수 없어 minuite? hour?를 여쭤봤지만 거기부터는 말이 통하지 않았고, 20분이면 어떻고 2시간이면 어떻냐는 생각에 일단 걸어보기로 했다.
당시에는 한 시간은 걸은 줄 알았는데, 사진이 찍힌 시간을 보니 케이블카 탑승 장소인 아소산 니시 역에 오기까지 30분 정도 걸렸다.
그곳에는 다른 한국인 관광객도 있어 가이드분께 '아소 유후 고원 버스' 표를 보여드리며 설명을 드렸는데, 다른 가이드가 다가오더니 "이런 건 필요 없으니 버리세요."라는 쌀쌀맞은 말을 내뱉었다. 모르면 모른다고 하거나, 귀찮았다면 상관하지를 말던지. 대체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다.
버스가 절박했던 우리는 매표소에서 직원분에게 또 한 번 여쭤봤는데 드디어 그 버스도 운행 중이라는 대답을 들었다. 하지만, 아소 역에서는 운행하지 않는다고 했었기에 여전히 반신반의하며 분화구로 올라갔다.
케이블카를 타고 도착한, 유황 냄새가 가득한 분화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콘크리트로 만든 대피소였다. 당시만 해도 아소산 분화가 잠잠하던 시기라 그냥 으레 있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후 2014년, 2015년,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4일 전인 4월 16일에도 분화가 있었다.
분화가 없던 시기임에도 그날은 가스 분출량이 많아 분화구에서 가까운 구역은 출입이 통제되어 있었다. 결국 멀리서만 구경한 채 아쉬움을 뒤로하고 케이블카를 타고 다시 아래쪽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케이블카에서 내렸는데, 매표소 직원분이 우리를 정말 반가워하시며 한 아주머니를 소개해주셨다. 그분은 바로 '아소 유후 코겐 버스'의 가이드셨다. 우리에게 구로카와로 갈 수 있는 방법이 다시 생긴 것이다!
다시 가면 볼 수 있을 줄 알았던 아소산의 마그마는 쉽게 자신을 허락하는 상대가 아니었다. 이듬해에 부모님을 모시고 아소에 갔던 날은 기상이 너무 안 좋아 마그마는 물론이고 분화구조차 보이지 않았으니 말이다.
비록 아소산의 분화구조차 보이지 않았지만, 부모님을 모시고 갔던 그 여행에서는 또 다른 추억이 생겼다. 그것은 바로 아소산에서 벳푸로 향하던 고속도로 휴게소(Aso Kuju National Park)에서 먹었던 진한 우유맛이 가득한 아이스크림이다. 소프트리와 폴 바셋의 아이스크림이 그나마 비슷하긴 하지만, 그래도 저 휴게소에서의 아이스크림 맛은 따라가지 못해서 아쉽다. 또 먹어볼 기회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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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정보
● Japan, Kumamoto, Aso, Akamizu, 1930−1 아소화산박물관
● Mt. Aso Nakadake Crater, Kurokawa, Aso, Kumamoto, Japan
● Aso Kuju National Park., Tano, Kokonoe, Oita, Japan
trips.teem 으로 작성된 글 입니다.












일본 여행 리뷰는 스팀잇에서도 여러번 봐왔지만... 역시 레알선희님 리뷰가 젤 재밌네요!!ㅋㅋㅋㅋ 아소산은 저도 꼭 한번 가보고 싶은곳인데... 뭔가 으시시한게 제 취향일듯요!! 제가 갔을땐 까스가 없길...^^
앗 ㅋㅋㅋㅋ 그런 과찬을!! 지진이나 화산 분출이 좀 잠잠할 때 다녀오세요.
저 때만 해도 동일본대지진 이전이고 아소산도 한 50년은 잠잠했던 터라 저는 되게 안전한 곳인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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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본 만화에서 쿠마모토를 불의 나라라고 불렀던게 기억났는데
살아있는 화산이 있었구만요...
아직 혼슈, 홋카이도 밖에 못가봤는데 언젠가는 큐슈쪽도 꼭 가보고 싶네요...
ㅋㅋ 그런!! 재밌는 표현이네요.
저는 홋카이도랑 도쿄 근방을 못가봤어요. 저도 홋카이도에 성게먹으러 가고 싶어요. ㅜㅜ
오래된 사진을 참 잘 간직하십니다...ㅎ
어느 집에가서 앨범을 넘기면서 사진을 보니 기분이 참 좋더라구요. 대화도 쉽구요..
요즘은 거의가 컴터나 하드디스크 안에 있어서 애써 찾지 않으면 사진 보는게 더 어려운것 같습니다.
잘 남아 있는 것도 있고, 여행 중에 sd를 분실하거나, 사진을 옮기기 전에 카드가 고장나거나, 서로가 백업했을거라 믿고 포맷해버린 적도 몇 번 있어요. 그런 건 아쉬운데 그럼에도 사진을 찍자마자 컴퓨터로 옮기는건 너무 귀찮아요 ㅋㅋ
저도 스팀잇 덕분에 오래된 사진들 꺼내봐서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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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아소. 벳부를 다녀온지가 근 20년 되는 군요. 화산 분화구 옆 대피소..추억 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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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20년이라고 하시니 굉장히 오래전 같으면서도 1999년이라고 생각해 보면 꼭 그렇지도 않네요. ㅡㅜ 언제 시간이..
안녕하세요 realsunny님
랜덤 보팅!!
소소하게 보팅하고 가요
구글에서 아소산검색하니 분화구가 타이틀사진으로 걸려있네요ㅛ
오 그러네요! 꼭 한번 보고싶었는데 아쉬워요.
아소산 신촌쪽 분점에서 냉우동을 맛나게먹었던 기억ㅇㅣ나네요~~ 영어로 물어보면 친절하게 대답하다니.. 프랑스에서는 반대던데요 영어로 물어도 불어로 대답하던데요 ㅋㅋㅋㅋ아이스크림 할아버지에게서 장인향기가 납니다
ㅋㅋㅋㅋㅋㅋ 프랑스 유명하죠. 그래도 그건 이해라도 되는데 말이죠!
써니님을 따라 오늘도 일본 아소산 분화구까지 여행한 느낌입니다.
분화구를 보고 내려와 버스를 봤을 때 얼마나 반가웠을지 짐작이 됩니다~^^
😆😆😆 그쵸!! 사실 저때 저 버스 못 만났으면 그 뒤에 어떤 여행을 했을지 상상도 안 가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