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Spiez는 예정에 없었는데,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라고는 들어서 '언젠가 한 번 가볼까?' 하고 생각만 했던 곳이었어요. 도착하게 되어서 조금은 주위를 걸어서 둘러봤어요. Spiez 기차역 뒷편으로 매우 큰 호수도 보였는데 이 곳이 그렇게 아름답다고 하더라고요.
Spiez에 있는 약국에서 입 안에 바르는 연고를 샀는데, 나중에 보니, 제 증상에 바르면 안 되는 거여서 환불을 받았어요. 스위스 사람들은 환자의 상태까지 고려해서 팔았는데 그게 환자에게 이로운 것이 아니면, 쓰는게 좋지 않을 것 같다며 기꺼이 회수와 환불을 해주더라구요.
뭐 덕분에 카드로 긁고 현금으로 받았으니, 수수료 없이 15.7 프랑 환전 완료했습니다.
(제 여행 Tip 중에 하나지만, 환전이 필요한데, 환전수수료를 내고 싶지 않다면, 약국이나 마트에서 카드로 결제 후, 환불 받는 방법이 있어요. 해외 카드수수료는 나오겠지만, 여행자들은 주로 항공사 마일리지 카드를 들고 다니므로, 마일리지 적립이 되겠죠)
Patricia / 남자친구가 Civil engineer인데 인터라켄에 뭐 두고 갔다며 가져다주는 중이었어요. 덕분에 마침 가는 길에 제가 올라탔습니다 ㅎㅎㅎ
인터라켄에 도착했습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융프라우 산에 오르는 기차를 타기 위해 거쳐가는 곳 중에 하나이죠. 여기는 Interlaken west 역이고, 보통은 더 큰 역인 Interlaken Ost(동역)에서 융프라우 가는 기차를 탄다고 해요.
흠... 저는 사실 융프라우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는데요. 이유는 제네바(Geneve), 모르주(Morges), 베른(Bern)에서 저를 재워줬던 호스트들이 모두 그 곳에 가는 것을 반대했어요.
"스위스에는 그렇게 돈 들이지 않아도 더 아름다운 곳이 많은데... 굳이 그 곳에 갈 필요가 있을까?"
이 정도의 표현을 했다고 보시면 되요.
워낙 스위스엔 멋진 자연환경이 많고, 스위스 사람들은 관광이 아닌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러한 맥락에서 말하지 않았나 싶어요. 게다가 제가 융프라우는 높은 고지대라서 날씨의 변덕이 심할 뿐더러 한 번 올라가는데 10만원 이상이 소요되는데, 날씨가 흐리면 아무것도 볼 수 없거든요. 그래서 이것은 가지 말라는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안 가게 되었습니다.
마침 한국 음식을 해주기 위한 고추장과 참기름을 사야했는데, 인터라켄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도시여서 그런지 아시아 마켓이 딱 있더라고요. 보통 스위스에 있는 아시아마켓 대부분은 카드로 결제하려면 얼마 이상 결제해야하고, 그게 아니면 현금을 주로 받습니다.
그리고 근처에 한국 식당인 '강촌'도 있고요. 무엇보다도 저렇게 태극기를 딱 걸어둔 모습에 감동이었습니다. 요즘은 우리나라 안에서도 태극기 보기가 힘들던데...
스위스 만의 정갈한?! 건축 양식이 있어 좋습니다. 양식이나 조각이 과하지도 않고요.
인터라켄은 양 옆의 튠, 브리엔츠 호수 사이에 위치해 있고, 그 주변으론 높은 산들 사이에 있어서 그런지 더욱 자연 친화적인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길 가다 지나가면서 보게 됐는데, 처음 보는 희한한 빵? 케이크? 초콜렛?이 신기한 모양이네요 ㅎㅎ 얇은 초코칩이어도 맛있을 것 같고요. 한 번은 루마니아 이아시에서 물엿이 굳은 것처럼 단단한 것을 초코 무스 위에 코팅해놓은 빵을 먹은 적이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맛있더라고요. 그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와우 이 자연환경 보세요. 정말 아름답죠? 구름이 잔뜩 낀 것을 보니 융프라우 산에는 올라가지 않길 잘했네요. 올라갔으면 아무 것도 못 보고 내려왔을 듯요. 저기 보이는 기차역이 융프라우로 올라갈 수 있는 Interlaken Ost(인터라켄 동역)입니다.
요 형님이 시내에서 인터라켄을 루체른 방향으로 빠져나가는 고속도로 초입을 소개해주었는데요. 히치하이킹 시도하다가 경찰한테 잡혀가는 일이 발생?!합니다.
인터라켄의 지도를 보면, 꽤나 히치하이킹 어려운 구간이라는 점을 알게 되는데요. 일단 루체른(Luzern)으로 빠져나가려면 주황색의 고속도로를 타야하는데, 길이 워낙 꼬여있어서 확률적으로 차를 잡아 타기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더구나 빨간선의 고속도로 초입에서 시작하는데 딱 봐도 어려워보이죠. 그래서 확률을 높이기 위하여 고속도로 완전 초입까지 가기로 합니다.
문제는 위험하다고 판단한 스위스 현지 운전자들과 버스 기사가 경찰에 신고했고, 5분도 안되어서 저는 경찰에 붙잡혔어요.. ㅋㅋㅋ 내용은 어떤 운전자가 "A guy is on the express road!" 하고 신고가 들어왔다는 경찰의 설명이 있고, "너를 다시 Interlaken Ost역으로 데려다 줄테니 기차 타고 가"라는 말을 하는 게 아니겠어요?
스위스 경찰 앞에서는 돈이 없어도 있는 척 순해져야 합니다. '돈 없어서 기차 못 탄다' 이런 식으로 비협조적으로 나가면, 불법 체류자와 같은 문제를 일으킬 사람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워낙 스위스는 불법체류자들이 많이 사는 곳이기 때문에 이를 근절하려는 스위스 정부의 스탠스도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돈은 있지만 나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 히치하이킹을 하고 있다. 그런데 나를 태워줬던 스위스 사람이 여기서 히치하이킹 해도 된다고 가르쳐줘서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다음부턴 안 그럴테니 봐주세요" 라며 순진무구한 눈빛을 보이며 말했더니 다행히 벌금형도 피하고, 인터라켄 동역에 데려다주기로 합니다.
저를 호송하던 경찰차가 Iseltwald에서 고속도로로부터 빠져나와 일반도로로 돌아와 방향을 트는데, 제가 경찰들에게 "브리엔츠 호수(Brienz Lake)가 그렇게 이쁘다고 들었다. 혹시 보고 갈 수 있나요?" 하고 물었고, 경찰들은
Iseltwald에서 가장 전망 좋은 곳에서 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3분간의 시간을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시간 동안에는 재발 방지를 위해 제 여권정보를 넘겨야 했지만요.
제가 사진의 색감을 조금 보정한 것도 있지만, 빙산에서 내려온 에메랄드 빛 호수와 눈으로 덮힌 설산까지 최고더라고요. 비록 여기서 보낸 시간이 매우 짧았던 시간이었지만, 경찰에게 잡혀오지 않았다면 히치하이킹을 하다가 그냥 지나쳐버렸을지도 모르는 일이었기에 감사할 수 있었어요.
경찰이 가르쳐 준 내용은 이러하다.
- 고속도로 내부에서 걸어다니는 것은 위험하므로 불법이고, 걸릴 경우 벌금을 내야한다.
- 스위스에서는 고속도로 초입도 고속도로에 속하므로, 초입에 서 있을 경우도 불법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고속도로 초입에서의 히치하이킹을 허용해 주는 경우가 많다. 물론 뒤에 오는 다른 차와 충돌이 발행하지 않도록, 충분히 차가 정차할 수 있는 위치에서 해야한다
당시 스위스 인터라켄에서 루체른까지 가는 기차는 5만원 내외 정도 했었는데... 너무 비싸서 다시 히치하이킹을 시도하기로 했습니다. 기차역 앞 흰색 도로에서 하는 시도는 차가 모든 방향으로 이어진 도로를 향해 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루체른으로 향하는 차를 잡을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서는 상황이었어요.
다행히 스리랑카 근처인 모리셔스에서 태어나서 거의 대부분을 독일, 오스트리아 그리고 스위스에서 살았다고 하는 형님이 태워주셨어요. 조명 관련 기사인데 회사 기술 개발을 위해서 3주 뒤에 우리나라 대전에도 온다고 하시더라고요. 경찰들 때문에 인터라켄에 2시간이나 붙잡혀 있었기 때문에, 도착이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사무실이 루체른에 있다며, 운도 좋게 한 번에 루체른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이 형님 말로는 인터라켄 - 루체른 구간의 산악열차가 그리 아름답다고 하네요. 저는 히치하이킹을 하느라 그 기차를 탈 기회를 놓쳤으나 날씨 좋은 날에 가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타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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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정보
● Spiez, 스위스
● Interlaken, 스위스
● Iseltwald, 스위스
[스위스] 인터라켄(Interlaken)에서 히치하이킹하다가 경찰에게 잡혀 끌려가던 중, 사정하여 브리엔츠 호수(Brienz lake)를 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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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Brienz는 동화에 나올법한 광경이네요..
Interlaken-Luzern 구간 기차는 꼭 기억하고 있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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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아름다운 호수입니다. 세계일주를 하는 외국 친구들은 한국 관광객들이 주로 가는 융프라우나 그란델발츠와는 달리 반대 방향의 튠호수나 브리엔츠 호수 주변의 산악 트레킹이 더 멋지다고 추천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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