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음의 땅, 아이슬란드 여름] 아이슬란드 서부 스나이펠(Snæfells) 반도의 물개, 고래의 서식지에 가다!!

rbaggo (69)in #tripsteem • 6 years ago

당신은 나보다 부유할 수 있으나, 자유로울 수 없다
You may be richer than me, but you will never be free like me

안녕하세요.
Capitalism에서 Humanism을 찾는 프로 노숙자,
@rbaggo 입니다.

2016년 6월 여름
14일 동안의 불과 얼음의 땅, 아이슬란드(Iceland) 여행기입니다.

아이슬란드 여름 9일차 여행기입니다.

북부의 아름다운 도시 아큐레이리(Akureiry)로부터 서부의 스네이펠(Snæfells) 반도로 이동했습니다. 가면서 정말 멋진 곳을 많이 알게 되었는데요. 한 번 소개해보겠습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이 형님께서는 아이슬란드 여행을 즐김겸, 장시간 운전 훈련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를 태워주고는 여유롭게 달리고 있는데, 도로 한 쪽에 엄지를 치켜들고 서있는 여성 히치하이커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엇!! 히치하이커다아~~" 하더니 바로 차를 세운 후, 저와 같이 태우곤 서부로 갑니다.

아큐레이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바키(Bakki)라는 곳에 들어서면 정말 멋진 도로를 달리게 됩니다. 지나가다가 순간 너무 멋있어서 위치를 기록해두었습니다.

남쪽에 위치한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비크(Reykjavik)과 서부의 스나이펠 반도 그리고 북쪽 지방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인 보르가르네스(Borgarnes)에 도착했습니다. 어디로 갈까? 고민합니다. 일정 없이 여행하는 제게 시간은 많습니다. 아무데나 차 잡히는대로 갑니다!

운전자가 묻습니다.

"어디 가세요?"
"아무데나요, 지금 어디 가시는데요?"
"지금 00로 가는데..."
"오! 그럼 저도 00로 따라갈게요."

차를 기다리는데 근처에 작은 폭포가 있는 것 같아 잠시 보러 갑니다. 보르가르네스 폭포라고 하네요. 작은 다리와 계단식으로 흐는 폭포가 예상 외로 멋졌습니다.

그런데 한 쪽을 보니 폭포에 인공적인 계단(?!)이 설치되어 있더군요. 잘 보시면 좌측 상단에 계단 같은 형상이 보이실 거에요. 무슨 연유로 설치했을까 궁금증이 생깁니다.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에 서둘러 히치하이킹을 다시 시도합니다. 먹구름이 지더니 비가 오기 시작하는데, 프랑스 아빠와 아들 일행이 저를 태워줍니다. 아들은 저보다 2~3살 어린 친구인 것 같았는데요. 아버님이 젊으실 때 히치하이킹으로 여행했다고 무척이나 반가워 하셨습니다. 대게 태워주시는 분들 절반은 본인들께서 예전 경험하신 적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유럽은요.

먼저 간 곳은 물개들이 서식한다는 Ytri Tunga Beach 입니다. 제가 갔을 때, 마침 물개 한 마리가 귀엽게 동그란 머리를 물 위로 내놓고 저희를 지켜보더라고요. "우리 생선 없다... ㅠ" 생선이 없는 걸 아는지 흥미를 그새 잃어버리고 떠나버린 물개 ㅠㅠ 아쉽웠지만, 물개는 본 게 어딘가요?? 여행지에 관련한 정보가 하나도 없었는데, 프랑스 부자가 알아서 저를 데리고 다녀주십니다 +_+ 히치하이킹의 또다른 묘미!

이번엔 Varpfuglar 라는 빨간 등대가 있는 곳이었는데, 이 곳에는 고래들이 가끔 출몰한다고 합니다. 해변 자체도 너무 멋진 곳이라 와 볼 만한 곳입니다. 이 곳은 스나이펠 반도의 가장 북서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등대이므로 쉽게 찾아올 수 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Vatnshellir Cave라는 용암동굴에 잠시 들렸는데, 이 곳은 특이하게도 입장료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알고보니 나선형의 계단과 여러 시설들을 설치해 관리가 되고 있었는데요. 늦은 시간에 저희가 도착했을 땐, 철문으로 굳게 닫혀있었습니다. 동굴에서 내려가볼 수 있는 곳까지만 가봤는데, 동굴 내부는 굉장히 어둡고 바닥이 미끄러우니 조심해야겠습니다.

진짜 이 날은 비바람이 몰아치던 날이여서 엄청 추웠습니다. 프랑스인 아들은 제게 배가 고프냐면서, 휴대용 스토브와 가스 그리고 여러가지 먹을 것을 가져오더니 요리를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강한 바람에 자꾸 스토브 불이 꺼져서 요리하는데는 1시간 반이나 걸렸었습니다. 힘들게 바람을 막고 막으면서 요리를 완성!!

메뉴는 인스턴트 스파게티였습니다. 따뜻하게 뎁혀 먹으니 아주 좋더군요. 정말 맛있었습니다. 사실은 오들오들 떨면서 먹어서 정신 없이 먹었던 기억이 더 많고, 급하게 먹었다가 속을 다 데였던 기억이 납니다. 이게 스프류는 엄청나게 뜨겁더라고요.

근처 캠핑장에서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하루여서 캠핑장 직원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뭐 보통은 신고를 하고 캠핑을 해야하긴 하는데, 직원이 어디 간 걸까요... 거의 텐트가 날아가버릴 세기의 바람이 불었는데, 다행이 차가 있어서 바람이 불어오는 한 쪽을 막고 따뜻하게 잘 수 있었습니다.

아이슬란드 여행기를 정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