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일기] 마레의 심장에서 춤을, Day 1-2

in #tripsteem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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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gner 댄스 연습실


Danse Classique


 타고나기를 운동을 좋아하고 근육이 상대적으로 많은 체질을 갖고 있어 움직이기를 좋아하지만 최근들어 무기력 해졌던 자신을 반성하는 취지의 글을 쓰려 합니다. 업으로 노래를 하는지라 늘 적당한 몸무게와 폼 form 을 유지해왔지만 어느새 부터 눈에 띄게 떨어지는 체력에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최근에 시작한 몇가지 운동을 기록해보려고요. 물론 (감사하게) 등떠밀려 시작하게 되었지만 지성이 감천이랴, 튼튼해진 몸으로 더욱 사랑과 존경을 표하면 되지 않겠냐는 조금은 뻔뻔한 생각으로 이어가고 있는 체력훈련은 사실 벌써부터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무대에서는 장르가 장르이니만큼 고전과 현대를 잇는, 노래와 문맥이 이어지는 무대 매너를 보여주어야 하는데 항상 아쉬웠던 춤사위.. 주위 동료 뮤지션들에게도 조언을 구해보았는데, 알고보니 그들도 이미 이미 춤레슨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 아니 좋은건 같이 좀 합시다. 무대에서 적어도 2시간 이상은 뛰어야하는 체력을 유지해야 하고 (그것도 늘 저녁-새벽 시간에) 땀도 많이 흘리는데다 긴장도 많이 하는 것이 사실이라 쉬는 날에 할 텐션 높은 운동이 필요했거든요. 그래서 생각해낸것이 비교적 자유롭게 손짓을 표현할 수 있는 현대무용 또는 발레. 제가 다른건 몰라도 행동력 하나는 끝내줍니다. 마음 먹은 그 길로 바로 Grand coeur 에 찾아가 상담을 받았습니다.




 줌바, 필라테스, 발레, 현대무용 등 다양한 수업과 그에 맞는 커리큘럼이 있는 마레의 춤 아카데미 Grand coeur 에는 학생이 cours d'essai, 즉 선생님과 수업을 정할 시범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선생님에 따라 다르기도 해요) 고민하다가 시간에 맞춰 선택한 첫번째 수업은 Danse Classique 발레였습니다. 조심스럽게 학생들 틈에 섞여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몇번 동작을 하는 것을 매의 눈으로 보고계시던 선생님이 제게 턴을 주문하십니다. 그래서 대답했습니다. 죄송하지만, 전 턴을 할줄 몰라요. 오늘 처음 수업 들어요. 그러자 괜찮다며 할 수 있다고 수업을 중단시키고 손수 시범을 보여주는 선생님. 자 따라해봐. 정신을 차려보니 모두가 저를 살떨리게 주목하고 있습니다.. 저한테 왜그러시죠.. 저 조용히 다니고 싶었는데요..


 일단 도망가는 정신을 붙잡고 최선을 다해 턴을 해보았습니다. 어디서 본건 있어선지 의외로 간단히(?) 돌아지는 몸. 이렇게 하는건 아닐테지만 그래도 창피함을 무릅쓰고 시도했으니 이제 제게서 시선을 거두세유 하는 부끄러운 표정으로 서있자니 다들 신나게 박수를 쳐줍니다. 신입생 환영회(?) 한번 멋지게 하는 선생님과 학생들. 제게 다가와서 하는 선생님 왈, 넌 발레를 배우면 좋을 몸이야. 앞으로 나에게 배워봐. 라며 카리스마 윙크 날려주고는 아무렇지 않게 수업을 계속합니다. 뭘 모르는 햇병아리인 저는 열심히 다른 사람들 동작을 따라하고, 땀을 (나이가 드니까 왜이렇게 겨드랑이에 땀이 차는지요) 한바가지 흘리고 영영 끝날것 같지 않던 한시간 반의 수업을 마쳤습니다.


 후 선생님을 쫄레 쫄레 따라가서 조용히 기다렸습니다. 모든 서류로 남겨두는 고전의 나라 프랑스답게 출석부를 직접 손으로 적는 선생님에 한번 감탄... 일단 10번 수업을 끊고 그동안 기본기를 익히라는 선생님의 앞에서 당당히 영업(?)을 당하고 또 한번 감탄. 이제 처음 배우는데 사실 쑥스러울건 없어야 하지만, 잠시 전 당황해 하던 제 모습은 뒤로하고..





 열 다섯살에 처음 시창을 배울 때가 생각나네요. 카운트를 세는 것도 어려웠던 시절의 전 얼마나 즐거웠고 용감했는지요. 오늘은 발레 두번째 수업으로, 온몸으로 바닥을 기고 다리를 찢고 팔과 무릎에 멍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동시에 오늘로서 2주째 출석을 찍고 있는 수영도 마찬가지입니다. 물을 가르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 자유로움을 오랜만에 느끼며 이 또한 큰 뜻이였음을 깨달았습니다. 일종의 역시 취미 성향의 운동이 필요한 것이었구나, 하고 끄덕이고 있답니다.


 무대 위에서의 에너지와는 또 다른 종류의 에너지, 그를 발산할 시작점을 감사하게도 끊었네요. 이 모든것이 제 음악과 삶의 발란스에 좋은 영향이 있길 바라며, 꾸준히 기록을 남길 생각입니다. 내일 아침 수영을 가야해서 이만 일찍 자야겠어요. 눈 뜨자마자 생각할 시간 없이 수영장엘 가야해서.. 모두 즐거운 주말 되시기를!


여행지 정보
● Marais Dance Centre, Rue du Temple, Paris, France



[파리일기] 마레의 심장에서 춤을, Day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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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 선생님 카리스마 넘치시네요 ㅋㅋ 부끄러워하는 건 잠시 턴하는 레일라님도 멋져요
운동..그쵸 몸을 움직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만 있지만 실천 안하는 1인 ㅋ)

운동.. 그쵸 이 짧은 한마디에서 많은게 느껴져요 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움직여야 하지만 쉽지 않아요. 고물님은 늘 건강만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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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서류로 남겨두는 고전의 나라 프랑스답게 출석부를 직접 손으로 적는 선생님에 한번 감탄...

아 프랑스가 그렇군요!!
베트남이 프랑스 영향을 받은 건가 봐요. 뭐 이런 거 까지 서류를 남겨야 하나.. 싶은 게 이 나라도 엄청 많거든요. 직접 쓰고 싸인해야 할 게 너무 많아서 가끔 짜증냈는데 인과가 얼핏 보입니다. xD

p.s : 열운동 멋집니다. :)

열운동으로 존버하고 있습니다. ㅎㅎ 베트남에 간 친구도 그 얘기 하더라고요. 서류천국이라고.. 저도 물을 하나 사도 이젠 영수증까지 꼬박 챙기는 습관이 들었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기를!!

수영은 멍때리며 발차기 하는 것이 최고~~~ㅋㅋㅋ

운동중엔 확실히 잡념이 없어지죠. 수영하며 물도 좀 먹어주고 땀내다보면 정말 멍때리게 돼요. ^^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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