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겪은 일] 쌍그네를 아시나요?-순간을 영원으로(#138)
사람마다 여행의 추억이란 다양하리라. 나는 온몸으로 겪을 때 가장 강렬하고 오래 남는다.
여행지에서 쌍그네 탄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쌍그네란 두 사람이 한 그네를 같이 타는 걸 말한다. 그러자면 그네가 높아야하고, 그네 줄이 길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그네는 남원 광한루에 있는 춘향이 그네다. 그래서 나는 쌍그네를 탈 수 있는 그네를 보통 그네에 견주어 ‘춘향이 그네’라고 부를까 한다.
나는 이 춘향이 그네를 보면 가슴이 뛴다. ‘그네’(김말봉 시, 금수현 곡)라는 노래도 있지 않는가.
‘세모시 옥색치마 금박물린 저 댕기가
창공을 차고 나가 구름 속에 나부 낀다
제비도 놀란 양 나래 쉬고 보더라...‘
하지만 막상 타보면 그리 쉽지 않다. 아마 어른들 가운데 열에 일곱 사람은 제대로 구르지도 못하고 내리고 만다. 그러나 탈 수만 있다면 그것도 둘이서 탄다면 가슴 벅찬 경험이 된다.
남원 광한루 그네와 순천 낙안읍성의 그네를 타본 내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해볼까 한다. 사진은 대나무로 대충 만든 낙안읍성 그네다. 춘향이 그네는 일단 높고, 줄이 길다. 보통 아이들 그네에 견주어 얼추 두 배 이상이다. 보통 그네 대하듯 해서는 절대 올라가지 않는다. 그네 자체의 무게만 해도 중력의 영향을 엄청 받기 때문이다.
우선 혼자 타는 요령을 중심으로 보자. 땅에 선 상태로, 그네 줄을 잡고 그네를 최대한 뒤로 가져간다. 그네 발 놓는 곳이 가슴 정도까지 올 정도로. 그 다음 동작은 줄에 매달리면서 훌쩍 그네에 올라탄다. 이렇게 기본 탄성을 가져야 그 뒤 탄성이 이어질 수 있다.
구르는 요령은 보통 그네보다 호흡을 아주 길게 가져가야 한다. 진자 운동의 한 점에서 반대 점까지 아랫배를 비롯하여 온몸에 힘을 계속 주면서 굴려야한다. 얼굴을 비롯하여 온몸이 벌겋게 달아오를 정도로. 그러니까 급하게 해서는 안 되고 심호흡으로 서서히 반대편 끝까지 구르면서 나아가야 한다.
되돌아오는 과정도 마찬가지.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탄성을 주면서 서서히 되돌아온다. 이렇게 한두 번 구른다고 금방 높아지지 않는다. 탄성이 생기면서 높이가 조금씩 올라간다.
자, 이제 두 사람이 함께 타는 쌍그네를 보자. 연인이나 부부과 함께 라면 최고다. 발을 놓는 위치는 내 왼발, 그 옆에 짝 오른발, 다시 그 옆에 내 오른발, 짝 왼발 순으로 놓는다. 짝이랑 마주보며 그네를 구르기에 처음 시작이 쉽지 않다.
짝을 그네에 올릴 때 내가 올라갈 자리를 미리 생각해두어야 한다. 그네 위로 짝이 먼저 올라 있기에 중력의 힘을 한결 더 많이 받는다. 그래서 첫 시작이 혼자보다 한결 어렵다. 하지만 이 고비만 넘기면 쌍그네가 쉽다. 왜냐하면 두 사람이 구르기 때문이다. 재미도 한결 더 난다. 연인과 함께 한 몸이 되어, 창공을 차고 나가는 맛. 잊기 어려운 순간이다. 언젠가는 쌍그네 노래라도 만들어볼까.
여행지 정보
● 대한민국 전라남도 순천시 낙안면 충민길 낙안읍성민속마을
trips.teem 으로 작성된 글 입니다.
짱짱맨 호출에 응답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쌍그네. 경험없는데요. 설명하신 그런 매력이 있군요.
기회가 되면 한번 타보세요^^
셀프사진과 거울을 이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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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시군요.
인상깊은 그림이었어요
저도 남원 광한루에 가서 그 그네 봤었는데..ㅋ
너무 높고 길어서 탈 엄두를 못냈던 기억이...
너무 오래된 기억이라 정확하진 않네요.
어쩜 탔는데, 기술 부족으로 구르지도 못했을 지도...ㅋ
다음 기회엔 타보시고
포스팅도 한번 하세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