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방문기 #4 - 서울역사박물관 (3) 서초삼호아파트

in #tripsteem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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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박물관의 2층 한켠에는 지금은 재개발로 사라진 서초삼호아파트 9동의 어느 집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1980년대 아파트 생활의 재현을 목적으로 내장재들이 이 곳으로 그대로 옮겨져 왔습니다. 이 집이 선택된 이유는 리모델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1978년에 준공되었던 당시의 내장재들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으니까요. 덕분에 박물관에 전시되어 옛 아파트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시장의 입구에 들어오면 이 곳부터 보입니다. 주방쪽 베란다이며, 어릴 적에 늘 봐왔던 쌀통, 솥, 냄비, 소쿠리 등이 있었습니다.

공부방의 창문이네요. 요즘 아파트들과 달리 창문의 틀은 나무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도 90년대에 지어졌기 때문에 나무 창틀은 여전히 있습니다. 다만, 리모델링을 위해 우리집에서는 하얀 색으로 칠해졌지요.

공부방 창문을 지나 현관으로 들어갑니다. 바닥의 낡은 타일은 준공 당시에 설치된 것 같습니다. 옛 타일들은 위 사진과 같이 크기가 작았습니다. 요즘은 몇배 이상으로 크지요.

현관을 막 지나니 거실이 보이네요. 오른쪽 문에는 방금 봤던 공부방의 입구입니다.

공부방의 문을 통해 옛 책상과 책장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사용했던 책상도 이와 비슷한 색의 나무 책상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오래되고 낡아 이사하면서 버리고 없어졌지요.

책장에는 옛날 책들과 작은 소품들이 놓여져 있습니다. 이들을 보며 저는 어린 시절을 다시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80~90년대 연립 주택에 살았던 국민학생 시절이었지요.

거실입니다. 80년대에 사용했을 법한 옛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경제적 형편이 괜찮았던 집들이라면 있었을 법한 물건들이 아니었을지... 지금이야 커다랗고 납작한 TV가 당연한 시대이지만, 저때만해도 20인치 미만의 조그마한 브라운관 TV가 일반적이었습니다. 리모콘도 없어서 직접 그 앞으로 가서 채널을 돌려야 하는 귀찮음도 있었지요. 귀찮아서라도 한 채널을 계속 보기도 한 분들도 많이 계셨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안방이네요. 거실과 안방에 모두 TV가 있는 경우는 흔치 않았죠. 그 당시에는 그것이 매우 비싼 전자제품이었으니까요. 옛날 이불은 지금의 시골에서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을 겁니다.

주방의 싱크대는 지금의 그것과는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안내글에서는 주방을 제외하고 옛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하니 중간에 교체되었음을 의미하지요.

밥통과 믹서기도 옛날 것입니다. 80년대에 봤을 물건들이지요. 지금의 것들과는 차이가 있지만, 그 때에도 유용하게 잘 썼던 제품들입니다. 이제는 제 기능을 못하지만, 박물관으로 와서 나름 역할들을 하고 있는 녀석들입니다.

저 나무 틀 안에는 라디에이터가 있습니다. 7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들에는 저게 설치되었나 보네요. 제가 살았던 연립주택에서 저거는 없었고 온돌 바닥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라디에어터라는 이름은 군대에 가서야 처음으로 들을 수가 있었지요.


보통 박물관이라 하면 머나먼 옛 물건들만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서초삼호아파트의 경우는 옛 모습이면서 현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여전히 남아있는 7~80년대 아파트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저걸 보면서 옛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다른 누군가는 '이거 지금의 내 모습인데?'라고 반응하실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전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저 집에서 사셨던 분들이 한번씩 보러 오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어찌보면 행운이죠. 이사를 갔음에도 옛 집을 볼 수 있으니까요.


여행지 정보
●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종로구 사직동 새문안로 서울역사박물관



종로 방문기 #4 - 서울역사박물관 (3) 서초삼호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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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저도 이거 보고 왔어요

오랜만에 옛날집 보니 재미있더라구요
소품들도 정겹고요~

옛날에 버렸던 것들 중에는 왜 버렸을까 싶은 것들도 있었죠. 뒤늦게 후회가 밀려오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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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이런집은 사치. 어릴적 오두막집 전시관이 딱 제 스타일이자 추억이네용. ㅋㅋ

지하방에 살았을 때만 해도 지상으로만 올라갈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는 말을 하곤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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