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겨울여행 #7 올림푸스 피크, 괴이닉 케메르

in #tripsteem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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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안탈리아는 그리 번잡하지는 않아 우리에게는 다행이었고 이제 신들의 산 “올림푸스”로 향한다. 안탈리아 주 케메르라는 지명에 속하는 이 산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제우스, 포세이돈, 하데스, 헤라, 아폴로, 아테네, 니케,,, 등의 신들이 사는 성스러운 “신계”입니다. 사실 일정표를 받기 전까지 난 올림푸스 산은 전설과 상상 속의 산이라 생각했다.

잠시 신화로 빠져본다면, 제우스의 아버지인 크로노스는 대지의 여신 가이와와 하늘의 신 우라노스 사이에서 태어난 12명의 티탄 중 막내인데 자식들을 모두 가두어 버린 아버지을 제거하고 왕에 오르지만 자신 또한 자식에게 제거당한다는 신탁을 듣고는 모든 자식을 삼켜버립니다. 이에 분노한 어머니 레아가 제우스를 낳자마자 할머니 가이아에게로 빼돌리고는 강보에 큰 돌을 주어 대신 삼키게 합니다. 이후 장성하여 10년간의 전쟁을 거쳐 신들의 왕, 제우스는 올림푸스의 제 3세대 지배자로 등극을 합니다.

“어, 이게 진짜 있는거야?” 라는 생각을 하다가 근데 왜 그리스 신화의 신들이 터키에 살고 있는지 라는 생각에 인터넷을 찾아보니 그리스 북부에도 올림푸스 산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그러면 어떤 산이 진짜 신들이 사는 곳일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학자들 간에 이 산이 진짜 올림푸스다 라는 단언은 없는 상황으로 그리스 신화의 전승자가 그 위치를 명확히 명기하지 않은 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어딘들 어떠냐, 오늘은 이 곳이 그 곳인 것을,,,,


겨울에는 우기라 비 온 후에 많은 안개로 시야가 확보되지 못할 때가 간혹 있고 1월부터는 눈도 제법 온다고 하니 지중해를 시원하게 바라볼 수 있는 날씨도 결국은 복불복이고 그게 여행이 주는 아쉬운 즐거움이기도 하다. 비가 잠시 온 오전이라 안개가 제법 많았지만 태양신인 아폴로가 우리를 위해 잠에서 깨어난 덕인지 조금씩 좋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마눌의 배탈로 인해 이번 옵션은 포기하고 점심을 먹기로 되어 있는 식당이 있는 마을을 돌아보기로 했다. 근처에 도착하니 안개는 다 사라지고 깨끗한 시야를 확보하고 있었는데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보니 마음이 더욱 아쉬워지지만 마눌이 미안해하지 않도록 눈치를 보아야 했다. 아래 사진들은 일행이 보내준 사진들인데 참조용으로 올린다. 간략하게 설명하면 해발 2,365m인 정상에는 3층짜리 전망대가 있고 간식과 커피의 가격이 제법 바가지라고 하고 3층에 가면 전 세계의 주요 도시까지의 거리가 적혀있는 이정표가 보기 좋았다.

케이블카 팀을 내려주고 도착한 근처 마을은 평화롭고 한적한 곳이었고 이전에 “시데”라는 도시가 있는데 터키말로 시데는 “석류”라는 뜻이다. 사람들이 안탈리아로 급격히 옮겨가면서 도시는 쇠퇴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인지 마을로 들어가는 도로에 아주 섹시한 인어아가씨가 석류를 들고 관능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마을에 들어서자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어 조금 어색했지만 미네레가 보여 막연히 걸어가다 보았고 가는 길에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아줌마들과 중간크기 정도되는 자미가 있었다.

잠깐 여기서, 터키에 가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곳곳에서 보게 되는 자미 (처음에는 와~ 하며 사진을 찍어대지만 좀 지나면 너무 많아 꼭 찍어야 할 사원만 찍는 게 낫다), 즉 이슬람사원에 대해 알아보자. 아래 사진 (출처, 네이버 지식검색)을 보자.

1, 평화를 상징하는 둥근 돔 형태의 천정과 헤지라 (무하메드가 박해를 피해 메카에서 메디나로 이주한 사건가 있던 밤에 떠 있던 초승달)를 상징하는 초승달이 중앙 예배당을 구성
2, 규모에 따라 2, 4, 6개의 미네레 (첨탑)가 예배당을 둘러싸는 형태로 하루 5번의 예배시간을 알리는 방송 소리가 나오는 곳이다 (염불외는 듯한 소리가 나오면 예배시간).
3, 미흐라브는 메카의 방향을 알려주는 아치형 벽이고 민바르는 설교를 위해 올라가는 계단이다.

사원의 정식 예배는 들어가 볼 수 없었지만 예배당 밖에는 수도꼭지들이 줄을 지어 있거나 원형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이곳에서 깨끗하게 발과 손을 씻고 들어가야 한다. 또한 여자분들은 출입함에 있어 반드시 머리를 감싸는 스카프가 필요하니 몇 개 챙겨가는 것도 좋고 잊어버리면 현지에서 대여도 가능하다. 색깔은 튀지 않는 색상을 고르는 것이 무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미는 내부 천장의 모자이크 장식이 아름답기 그지 없는데, 혹시 관심이 있으면 아래 사진작가의 인스타를 방문해보면 입이 쩍 벌어질 것이다.
https://www.instagram.com/m1rasoulifard/

너무 아름다워 가만히 보고 있으면 빨려 들면서 저 작은 문양들이 의미하는 게 뭘까 하는 의문이 들다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 결국 개종하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든다.
아침부터 돌아다닌 덕에 아이들의 배꼽시계가 점심시간을 일찍도 알리는데, 나중에 먹은 오늘의 점심 메뉴는 바로!! 그렇다 늘 먹던 양고기 케밥인데 가이드가 오늘 이 집이 터키 여행 코스 중에 가장 맛있는 집이라고 극찬을 하는 통에 양이 적당한 먹거리를 찾다가 피자집을 발견하고는 한국 돈으로 3,000원하는 중간크기의 피자 한판을 시켰는데 이놈들이 순식간에 호로록 들이켜버린다. 오늘 오전에 걸은 거리가 족히 4km는 될 듯하다.

이제는 시간이 되었다 싶어 예약된 식당으로 들어가니 예약석으로 안내해주고 10분 정도 있으니 일행들이 도착한다. 여기저기서 안 가길 잘했다 가보니 안개와 멀리 보이는 망망대해뿐이고 나무도 잘 자라지 않는 황량한 돌산 밖에 없더라 아니다, 케이블카는 정말 크고 올라가는 동안 몇 번 덜컹대는데 스릴감도 있더라 고 하며 못 가본 우리에게 귀동냥을 시켜준다.

드디어 가이드 추천 특별 케밥이 나왔다. 양고기의 호불호는 일단 냄새와 양념의 깊이에 있는 듯한데 잘은 모르지만 냄새는 광야를 지나는 지역에 있는 일부 식당에선 수요가 작아 조금 냄새가 나지만 나는 먹을만 했고, 양념의 깊이는 향신료가 깊게 배어들지 못하면 겉과 속의 맛에 차이가 나는 것 같았다. 특히 후각이나 미각이 민감한 분들은 좀더 느끼는 듯하다. 둘째가 반만 먹고 포크를 내려놓는데, 맛이 없어? 라고 물으니 그게 아니라 길에서 만난 개들에게 주고 싶어 그런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고기를 흔들고 바로 옆 거리로 나서니 대형견들이 달려들어 뼈까지 오도독 오도독 씹어먹는다. 담백함이 느껴지는 적당한 양념이 난 좋았다.

음식에서의 담백함이 글에도 필요한 듯한데, 여행기를 쓰다 보면 이렇게 말이 길어지기도 한다. 결국 오늘 일정은 3편으로 나누어 마지막 파묵칼레는 다음에 전하고자 한다.



터키 겨울여행 #7 올림푸스 피크, 괴이닉 케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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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빠르시네요. 감사해요.

터키에서 담백한 맛 찾기 쉽지 않던데 ㅎㅎ 앞으로 터키 여행기 더 보고 싶네요
ㅎ 첨 뵙고 사드려요
트립스팀에선 팔로를 못하겠네요 ^^

그렇죠..처음 계획세울 때부터 음식이 걱정이었어요. 근데 배고프니 이것저것 맞는 걸 찾게 되더라구요.

좋은여행하셨네요.

네, 감사합니다.

사진 한컷이지만 산을 직접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네요.
진짜 직접보면 장관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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