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겨울여행 #4 카파도시아 열기구

in #tripsteem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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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탑승을 한다. 등나무로 만든 긴 직사각형 바구니 형태의 탑승기는 중앙에 파일롯의 조종석이 위치하고 양쪽으로 각각 1개의 구역이 있고 그 구역이 또 2개로 나누어져 총 4칸 (한 칸 당 6명 탑승, 총 24명까지 가능)의 구조로 이루어진다. 그래도 허리에 두르는 형태의 버스용 안전벨트가 있고 이것저것 설명한 뒤에 “대한민국! 빠밤빠밤밤!” 소리에 맞춰 열기구의 버너가 슉슉~~ 하는 소리를 내며 마지막 긴장감을 가미한다. 어느새 두둥실 떠오른 열기구, 땅을 보고 있지 않았다면 떠오른 것을 모를 정도로 조용히 이륙한다. 이후 떠오르는 속도는 제법 빠르고 어느새 100m의 고도를 찍어버린다.

현지에서는 “괴메르” 라고 불리는 지역으로 300백만년 전에 화산폭발로 형성된 지형이라 하고 스타워즈 영화와 스머프 만화의 배경이 된 곳이다. 주변으로 작은 언덕들을 밑으로 하고 위로 올라오니 바람의 방향을 타고 이동하면서 상승하는 데 그리 불안하지는 않다. 주변으로 제법 많은 열기구들이 같이 떠오르고 또한 떠오르려고 준비를 하는데 정말 장관이다.


열기구를 조종하는 파일럿은 수염을 멋지게 기른 젊은 (30대 초반?) 남자로 2인 1조로 운항되는데 괴메르의 울퉁불퉁한 지형을 넘나들면서 항상 동일한 거리를 유지하는 환상의 조종을 식은 죽먹듯 한다. 나중에 약 1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착륙할 때 대나무 탑승기보다 정말 조금 큰 차량용 이동트레일러에 정확히 내려 앉는 비행술은 그저 바람에 휩쓸려 다니는 게 아니라 파일럿에 의해 정밀하게 조종이 가능한 열기구라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엄지를 척 들어주었다.

자세히 보니 열기구에는 총 4개의 버너가 있었고 통상 2개만 사용하는 듯 보였고 2개는 비상 시에 쓸 수 있는 것으로 보였고, 열기구와 탑승기를 연결하는 줄이 원주 방향으로 고정되어 있는데, 파일럿은 이 줄을 당겨 열기구의 형상에 변형을 줌으로 방향 조정을 하고 있었다. 파일럿의 말은 여기도 중국 자본에 많이 잠식당했다고 하는데 즉 중국인들이 열기구 회사를 인수해 그 수입을 가져간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한자가 적힌 열기구가 드문드문보인다.

괴메르의 돌들에는 아주 작은 구멍이 있는데 비둘기들이 많이 산다고 한다. 그런데 이 구멍이 사람이 사는 곳임을 숨기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하는데 기독교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가운데 즉 동로마제국의 수도인 콘스탄티노풀에서 1453년 오스만트루크에 정복당해 이스탄불로 이름을 바꾸는 가운데 종교탄압이 가해진다. 이 종교 탄압을 피해 모여든 사람들의 은신처가 바로 이곳 괴메르의 수많은 동굴과 데린구유 (대규모 지하 동굴 거주지, 내일 목적지)로 아픔의 공간이기도 했다.

이런 저런 설명을 듣는 중에 우리는 어느새 해발 1,600m에 도착해 있었고 광활한 괴메르 전역을 내려다 보며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했다. 몇 시간만 있다가 탔다면 일몰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오름이 있으면 내려옴이 있을 것인데 내려온다는 것이 내내 이렇게 아쉬울 수 없었다. 내리니 탑승을 기념하는 증서를 주고 무알콜 샴페인이 준비되어 모두 건배함으로 우리의 첫 비행을 자축했다.

열기구 체험을 마치면 약 1시간 정도를 동영상으로 찍어주는 상품이 있다. $10의 가격이 결코 아갑지는 않지만 단 주의할 점은 바구니의 긴면이 아닌 짧은 면에 서신 분들은 뒤통수나 옆모습만 나온다는 것이다. 미리 파일럿의 옆자리를 사수할 것, 이것이 오늘의 팁이다.
집에 와서 CD를 틀어보니 아무 것도 안 나온다. 순간 열이 확 올라오지만 냉정하게 해당 열기구 회사의 Facebook에 내용을 남기니 바로 연락이 오더니 메일주소를 물어보곤 사진 하나만 보내달라고 하였다. 이유인즉, 어떤 팀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고 다음 날 메일로 파일을 받을 수 있었다. 고객이 ok할 때까지,,,짜잔!!

마지막으로 천만년 전의 화산활동과 화산재의 내려앉음, 이후 긴 세월 간의 풍화작용을 거쳐 마치버섯과 같은 모양의 기적을 이루어 놓은 파사바 계곡으로 향했다. 이 버섯들 사이를 지나는 산책로가 꽤 길고 신혼부부의 결혼사진 촬영까지 이루어 지고 있었고 오리지날 터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줄 듯 말 듯 장난을 치는 터키인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버스에 올랐다.


식사를 하고 나니 오늘 묵은 이 호텔에는 온천이 있었는데 실내에서 실외로 이어지는 형태의 아담한 온천이었다. 피곤한 몸을 뜨거운 온천에 담그니 아~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실외로 가면 물에 젖은 머리는 거의 영하의 날씨에 노출되는데 멀리 보이는 터키의 야경이 아련하게 다가오면서 “다시 와볼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잠시 빠져본다. 오늘은 열기구를 탄 기념적인 날이다. 거기다 유황이 함유된 온천에 목욕까지 하고 나니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라는 마음에 가슴이 뿌듯해졌다.




터키 겨울여행 #4 카파도시아 열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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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달려와 주는 짱짱맨, 감사합니다.

아슬아슬한 느낌이 들것같아요.

네, 열기구가 마지막 고도로 올라갈 때는 이제 손에 지릿한 느낌조차 사라집니다.

안녕하세요. @trips.teem입니다. 정말 터키에서 꼭 해봐야되는 '열기구'!!! 사진으로 보면 너무 이뻐요!! 혹시 엄청 무시무시한거는 아니겠죠? 앞으로도 멋진 여행지 많이 소개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네..세계적인 관광지로 터키에서도 안전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조금만 위험한 기후가 되면 바로 운항을 중지시킵니다. 꼭 기회가 되면 즐겨보시길..

왠 샴페인이 했는데 무알콜이었군요 :) 카파도키아는 기회되면 꼭 가보고싶어요!

아부다비에서는 한 걸음이겠는데요. 언제 가벼운 마음으로 좋은 날씨에 다녀오시면 충분하겠어요.
인생에 있어 한번? 만약 가능하다면 망설이지는 마시길,,,

멋집니다.
터키하면 떠오르는 곳이죠.
리라 가치가 떨어져있을때 다녀와야 하는데 너무 부럽습니다.^^

가서 쓰는 돈도 상당하니 환율에 도움이 있겠어요. 봄에 다녀오세요. ㅎㅎ

아이들 나이 제한이나 키 제한이 없는지 궁금합니다. 제 애들은 아직 너무 어려서 당분간은 어렵겠지만 언젠가 한 번 가보고 싶군요.

예약하는 싸이트에 가니 아래와 같이 요구하는 군요. 통상 한국 나이로 6세 정도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Children aged 0-4 are not allowed to fly. To maximize everyone's safety and enjoyment, our pilots only fly with children who are old enough to understand a preflight briefing and tall enough to see over the side of the basket unaided by a parent or guardian (usually at least 5 years old). Parents and guardians should be mindful of flight times with small children who can get bored and restless standing in the balloon for an hour.

이렇게 자세하게 알아봐주시다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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