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주식 매입으로 잉여금 줄이고 주가 관리하는 방법
자기주식 매입으로 잉여금 줄이고 주가 관리하는 방법
법인을 운영하다 보면 이익잉여금이 쌓일수록 오히려 곤혹스러운 상황이 생깁니다. 배당을 하자니 소득세 부담이 크고, 그냥 두자니 과다 유보금에 대한 세무 리스크와 상속·증여 시 주식평가액 상승 문제가 겹칩니다. 이런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하는 도구가 바로 자기주식 매입(자사주 취득)입니다. 2025년 상법 개정 이후 자기주식 소각 의무 규정이 생기면서 실무 현장에서 이 주제가 다시 뜨겁게 부상하고 있습니다.
자기주식 매입이란 무엇인가
자기주식 매입이란 회사가 자신이 발행한 주식을 시장이나 주주로부터 다시 사들이는 행위입니다. 상법 제341조는 일정 요건 하에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취득 재원은 직전 결산기 대차대조표상 순자산액에서 자본금·법정준비금·미실현이익 등을 뺀 금액, 즉 배당가능이익 한도 안에서만 가능합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회사가 주주로부터 주식을 사들임으로써 이익잉여금이 줄어들고 회계상 자기주식(자산 차감) 항목이 늘어납니다. 둘째, 자기주식을 소각하면 발행주식총수가 줄어들어 주당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가 생깁니다. 배당과 달리 법인 자체의 재원을 활용하되, 주주에게 돌아가는 방식이 현금이 아닌 주식 가치 상승으로 나타나는 구조입니다.
상법 개정 이후 달라진 자기주식 규정
2025년 상법 개정 이후 상장·비상장을 막론하고 자기주식 소각 의무가 강화되었습니다. 개정 상법에서는 취득 목적 없이 보유 중인 자기주식은 원칙적으로 소각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명확히 했습니다. 그러나 예외 조항 역시 구체적으로 열거되어 있습니다.
예외로 인정되는 처분 사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균등 조건 처분 : 전체 주주에게 균등한 조건으로 다시 매각하는 경우
- 임직원 보상 :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 또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지급에 활용하는 경우
- 우리사주 : 우리사주매수선택권 행사에 사용하는 경우
- 합병·경영 목적 : 구조조정, 신규 투자 유치 등 경영상 필요에 의한 특정인 처분(이사회 의결 필요)
실제로 최근 삼영전자공업 사례처럼 행동주의 펀드가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고 경영진은 RSU 지급용으로 활용하겠다고 맞서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아예 정관에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한 이사회 의결 처분 조항을 신설했습니다. 이처럼 자기주식의 활용 방향을 미리 정관과 주총에서 정해두는 것이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잉여금을 줄이는 구체적 메커니즘
많은 비상장법인 대표님들이 이익잉여금이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해 임원급여를 높이거나 배당을 늘리는 방식을 택합니다. 그런데 자기주식 매입은 이 두 방법과는 다른 경로로 잉여금을 줄입니다.
회사가 주주(예: 대표이사 또는 소수주주)로부터 주식을 사들이면 회계 처리는 자기주식 취득원가만큼 자본에서 차감됩니다. 이후 이익소각(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주식을 소각)을 하면 이익잉여금이 직접 감소합니다. 이익소각은 상법 제343조 제1항 단서에 근거하며, 이사회 결의만으로도 가능한 경우가 있어 절차적 부담이 적습니다.
이익잉여금이 줄면 비상장주식의 보충적 평가(순손익가치·순자산가치 가중평균)에서 주식 평가액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는 향후 주식 증여나 상속 시 세부담을 낮추는 효과로 이어집니다. 단, 소각 후 주당 순자산이 오히려 올라가는 경우도 있으므로 사전 시뮬레이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의제배당 리스크와 과세 이슈 점검
자기주식 매입·소각 과정에서 주주에게 의제배당 과세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짚어야 합니다. 의제배당은 주식 소각 시 주주가 받는 대가가 해당 주식의 취득가액을 초과할 때 그 초과분을 배당소득으로 과세하는 제도입니다.
2025년 3월 5일 이전에 보유 목적으로 취득했던 자기주식을 현재 소각하는 경우, 과세당국의 해석이 아직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세무사회도 방향 정립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상태입니다.
구체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세 가지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회사가 당초 매매 목적임을 입증해야 하는 증명 부담이 생깁니다.
- 소각 목적으로 볼 경우 취득 시점과 소각 결의일 사이의 주가 차이에 대해 증여세(상증법 제39조의2)가 문제 될 수 있고, 과거에 주식을 양도한 주주에게 의제배당이 소급 과세될 수 있습니다.
- 이미 양도소득세를 납부한 주주 입장에서는 의제배당 과세를 추가로 받더라도 기납부한 양도소득세를 환급받기 어려운 시효 문제가 생깁니다.
이런 이유로 과태료 부담이 없는 비상장법인이라면, 과세당국의 명확한 유권해석이 나올 때까지 소각 시점을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현 시점 실무 판단입니다.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과의 연계 전략
법인 주주가 있는 경우 자기주식 소각 후 의제배당이 발생하면, 법인 주주에게는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 규정 적용 여부가 중요해집니다. 2025년 9월 서면법인 예규(서면법인2025-3283, 2025.09.11.)에 따르면, 이익소각으로 발생하는 의제배당액은 법인세법 제18조의2 제2항 제8호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익금불산입 대상이 됩니다. 즉 법인 주주가 받은 의제배당은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을 통해 이중과세를 완화받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구조를 활용하면 지분 구조 최적화와 차등배당을 결합해 법인 간 세부담을 조율하는 절세 플랜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역시 주주 구성과 이익잉여금 규모를 먼저 정밀 분석해야 합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자기주식의 교차 활용
자기주식 소각과 별개로, 이익잉여금 처리 수단으로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활용하는 방식도 있습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은 직전 사업연도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의 5%를 기준으로 협의회 결정 금액을 출연하며, 출연 재원은 손금산입됩니다.
다만 2026년 4월 고용노동부는 전국 5,308개 사내·공동근로복지기금법인에 대한 전수 점검을 실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결산서류와 정관을 토대로 목적 외 사용 여부를 집중 조사하며, 중대 위법 시 형사 처벌까지 예고했습니다. 기금을 절세 수단으로만 접근하다가 리스크에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기금 운영의 적법성을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또한 상법 개정 이후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자기주식을 출연하는 방식은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기존에 검토하던 법인이라면 대체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실무 적용 시 반드시 확인할 사항
자기주식 매입과 소각을 실행하기 전에 아래 사항을 체크해야 합니다.
- 배당가능이익 확인 : 직전 결산기 순자산에서 자본금·법정준비금을 공제한 금액 범위 내에서만 취득 가능합니다.
- 정관 및 주총 결의 : 자기주식 보유 및 처분 계획을 매년 주주총회에서 승인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권장됩니다.
- 취득 방법과 가격 : 비상장법인의 경우 특수관계인으로부터 매입 시 시가(보충적 평가액 기준) 기준을 지켜야 부당행위계산부인을 피할 수 있습니다.
- 소각 시 회계·세무 처리 : 이익소각 시 이익잉여금에서 직접 차감하는 방식이며, 자본금 감소 절차(채권자보호절차 2개월 이상)가 필요한 유상감자와는 다릅니다.
- 의제배당 원천징수 : 소각 대가가 주주의 취득원가를 초과하는 경우 법인은 의제배당에 대해 원천징수 의무를 집니다.
자기주식은 단독으로 설계하기보다는 임원퇴직금 규정, 임원보수 체계, 차등배당 플랜과 함께 법인 전체 절세 구조 안에서 포지셔닝하는 것이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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