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어봤어요] 아찔한 닭님의 자태, 여러분은 이미 삼계탕의 포로입니다.

in #tasteem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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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upstairs (물음표노트)입니다.

요즘 날씨에 덥지 않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분명 신체에 문제가 있는 것일테니 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아보시는 것이 가장 적절한 진단일 것 같은... 그런 말도 안 되는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있네요. 오늘은 더위에 지쳐 비실비실거릴 많은 정산인분들을 위한 보양식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먹스팀 주소를 알려드릴게요.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서면로 36-2 고려삼계탕


돈 몇 푼 아끼려다 X 될래요?
부산 서면의 고려삼계탕을 털어봤습니다.

최근 들어 맛집을 찾아나서는 저의 감이 부쩍 올랐습니다.
2주차가 된 제 경험에 의하면.. 부산에서 꽤 괜찮은 집을 찾아내는 방법은 '에이.. 설마 이런 곳에 음식점이 있을리가......어?!' 라는 시그널이 머리 위로 뜨면 높은 확률로 맛집을 찾을 수 있어요. 왜 그럴까요?

'맛집은 친절하게 맛집이라고 하지 않는다'

상식적으로 음식점이 있을 수 없는 위치에 번듯하게 식당을 운영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수요가 있다는 것이고 실력이 있다라는 방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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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서체와 두꺼운 필체가 맛집일지 모른다는 호기심을 자극하지 않나요? 솔직히 이게 던전이지 식당 입구로 보이십니까? 왠지 디아블로2라는 게임의 지하묘지 입구처럼 생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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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도 없이 성큼성큼 기어들어가 봅니다.
물론 들어가면서 '식당 정상운영하시는 것 맞죠?' 라고 물어보는 것은 절대 잊지 마셔야 합니다. 99%로 확신하고 있더라도 인생에는 언제나 1%가 사고를 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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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식당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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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한때 당당하게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의 인생을 살았던 저도 쉽게 계산이 떨어졌습니다. 왠만한 점심은 6,000원에서 8,000원 사이로 형성되어 있는데 해당 삼계탕을 먹게 되면 점심 한끼를 포기해야 하는 가격입니다.

'아 몰랑... 밖에 넘 더워...'

더위가 아니었다면 높은 확률로 '아 잘 운영되고 있네요~ 수고하세요~' 라며 폴더 인사를 하고 나왔겠지만 무더위가 하드캐리를 합니다. 그래서 삼계탕을 시키고 밑반찬을 구경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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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반찬은 아주 풍성하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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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김장을 담은 것 같은 김치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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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은 국밥에 깍둑이 국물을 넣어 드시곤 하죠? 같이 먹으면 그렇게 맛있다는 깍둑이도 맛깔나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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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잉?
이... 이것은 닭똥집입니다. 표현이 조금 그래서 안 드시는 분들도 계신데, 그 정의를 잡아드리겠습니다.

일명 닭똥집이라고 불리는 부위는 닭의 위와 이어진 근위라는 곳입니다. 근위는 닭이 이가 없잖아요? 그 때문에 사람처럼 치아를 통해 저작활동을 못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래주머니에서 같이 섭취한 모래알이나 작은 돌들로 단단한 먹이를 분쇄해서 소화를 시킵니다. 즉, 소화기관이에요. 배변 활동과는 전혀 상관 없단 말입니다. 이 맛있는 것을 왜 안 드시나요. 이제 드셔 보세요. 우리의 닭님은 모든 것이 인간에게 아낌없이 주는 감사한 존재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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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것만 있어도 술 먹는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 집 닭똥집 정말 괜찮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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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주가 나왔습니다.
서울에서는 딱 1잔 정도만 나오는데 비싼값을 지불한 보람이 닭똥집에 이어 인삼주까지 이어집니다. 개이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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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주 병이 작다고 절대로 무시하지 마세요. 소주잔으로 5잔 정도가 나옵니다. 보통 술집에서 나오는 닭똥집이 8천원 이상. 그리고 소주도 아닌 인삼주니깐 4천원 이상의 값어치. 무려 12,000원 정도의 경험을 했습니다. 어때요 벌써부터 엄청난 금전적 이득을 거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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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이 화룡점정입니다.
이 고고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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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은혜로움에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아요. 언제 어디서나 맛있는 닭님 정말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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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여러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맛에 대해서 간략히 적어보겠습니다. 미천한 제 필력이 어디까지 이를 묘사할지 모르겠습니다만.. 힘 닿는데까지 적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서면1번가에 위치한 고려삼계탕의 국물은 정말 깊은 맛이 났습니다. 한 숟갈 뜰 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요. 인생의 쓴맛을 모를 천진난만한 동네 꼬맹이가 먹어도

'캬아아아아아'

만난지 4일 정도된 연인이 있습니다. 풋풋하고 앳된 얼굴의 남자는 연상이지만 인형같이 이쁘장하게 생긴 여자의 눈도 쳐다보지 못 합니다. 당당하고 귀엽다는 듯이 남자를 바라보는 여자도 사실은 남자를 오래 짝사랑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누나라는 것도 있고 너무 좋아하는 티를 내면 자신이 왠지 지는 것 같은 묘한 자존심 때문에 마음을 쉽게 표현하지 못 합니다. 서로가 어색하지만 참 보기 좋은 광경인데요. 그런 둘이 삼계탕의 국물을 한 숟갈 뜨는 순간.

'캬아아 쥑이네..! 어머?!'

라고 할 정도의 국물 맛입니다.
보통 삼계탕 국물이 밋밋한데 이건 도대체 국물에 무슨 마법을 부렸길래 이런 맛이 나는지 진심 궁금합니다.

근데 국물만 맛있겠습니까? 사실 여러분이 제일 기대하는 것은 닭고기의 맛이잖아요? 평소 '고기는 고기서 고기다' 라고 말하며 모든 고기를 평준화시키는 저이지만... 이 닭고기의 맛은 대박이라고 밖에 할 수가 없어요.

조심스럽게 닭다리의 살을 젓가락과 숟가락을 통해 분리해서 입에 넣고 있노라 하면.. 세상 모든 근심이 지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마치 제가 세상의 삼라만상을 통달한 도인이 된 기분이죠. 구름 위를 걷는 달까요? 오직 닭고기의 부드러운 살과 알 수 없는 고려삼계탕만의 맛이 입에서 뛰어놀아요. 그러면서 '아, 이 닭님은 상당히 활발하고 긍정적이었으며 빼어났겠다. 분명 군계일학같은 존재였겠구나...' 할 정도입니다. 그간 제가 삼계탕집에서 먹었던 닭은 비둘기였을지도? 라는 엉뚱한 생각도 들 정도로 특별한 맛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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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어디서 빈그릇 갖고 온 거 아닙니다.
그 밖에 궁금한 것은 향후 대를 이어가며 질문 받겠습니다. 아마 삼계탕계의 성지글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결혼 및 출산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이상한 사명감이 드네요. 후훗... 그 정도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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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양심이 있다면, 이쯤되면 만족하고 가야했지만... 아무래도 점심 한끼를 포기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어서 믹스커피까지 먹고 서면1번가에 있는 고려삼계탕을 마무리 했어요. 잘 찾아가시고 맛있는 거 알려드렸으니 나중에 저도 맛난 곳들 좀 알려주세요. 여러분들의 관심과 소통이 더 좋은 포스팅을 만드는 원천이 됩니다. 이상 리뷰를 마칩니다.


지난 이야기

#01 [털어봤어요] 아빠가 보고싶은 티파니돈까스
#02 [털어봤어요] 상남자의 맛, 마초갈비



맛집정보

고려삼계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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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부전2동 서면로 36-2


[털어봤어요] 아찔한 닭님의 자태, 여러분은 이미 삼계탕의 포로입니다.

이 글은 Tasteem 컨테스트
사라져라 더위더위, 여름의 맛집에 참가한 글입니다.


테이스팀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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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던 삼계탕의 비주얼이군요. 얼큰하니 맛있었겠군요!ㅋㅋ

다른 분들이 올리신 백숙들한테는 밀리지만 도심에서 가장 잘 보낸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알고 보니깐 부산 서면에서 아시는 분들이 엄청 많더라구요!

@upstairs, I gave you an upvote on your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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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muksteem 전국 맛지도 등록 알림봇입니다. 본문에 있는 주소 [대한민국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부전2동 서면로 36-2]로 본 글이 먹스팀 전국 맛집 지도에 등록되었습니다. (혹시 주소가 틀리다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확인하러가기먹스팀 맛집 지도는 https://muksteem.com에서 이용가능하며, 새롭게 업데이트 됐습니다. 많은 이용 부탁드립니다. 약소하지만 보팅 하고 갑니다.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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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라 더위더위, 여름의 맛집 콘테스트에 응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upstairs님의 포스팅으로 테이스팀이 더 매력적인 곳이 되고 있어요. 콘테스트에서 우승하길 바라며, 보팅을 남기고 갈게요. 행운을 빌어요!

사진이 정말 침이 고이는 사진입니다. 눈으로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실제로 드셔보셨어야 하는데 ㅠㅠ 그게 넘나 아쉽습니다!

오 걸어가는 뒤태 포스~~~~~~~~~~~~
다 먹은 저 빈그릇은 주방장에게 최고의 찬사군여 乃

맛있게 먹었으니... 설겆이를 덜어드려야죠!
작성하신 포스팅은 다시 봐도 정말 재미있네요!

삼계탕 진짜 맛깔나보이네요. 여기에 인삼주까지...
오늘 초복인데 맛나게 드시길 바랍니다 ^^

아이고 감사합니다!

와우~ 똥집에 인삼주만 해도 너무 너무 좋은데~

삼계탕도 정말 끝내주는군요~

재미있는 포스팅 잘 보았습니다~

재미있게 봐주셔서 넘나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해야겠네요!

처음에 가게 입구 모습만 보고 가격이 좀 쎄다 싶었는데
닭똥집과 인삼주라는 비밀병기가 있었군요 캬~

네, 저도 이런 비밀병기를 갖고 있을 줄 몰랐어요.
처음에 망설였지만... 더 이득이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완탕의 흔적에서 맛을 안봐도 느껴집니다 ㅎㅎ

완탕을 해드려야 설겆이가 편하시니까요! 맛집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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