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시민의 행동이 푸드시스템을 바꿉니다

오랜 만에 만난 지인에게 요즈음 어때요? 라고 물으면, “먹는 재미로 산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사실 재미 중에 음식을 먹는 재미만한 것도 없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도 음식을 먹는 재미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슬로푸드운동에서는 음식의 요소와 관련해 그중의 하나로 “즐거움”을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먹는 재미가 중요하지만, 오늘날 먹는 재미를 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예전에 비해 환경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음식의 맛도 표준화되었고, 음식에 사용되는 재료도 지역에서 제철에 나온 것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맛을 내는 인공첨가물이 들어있기도 합니다.

먹는 재미를 누리려면, 세가지 조건이 맞아야 합니다. 첫째, 음식이 맛있어야 합니다. 음식이 음식다워야 하고, 식재료에서 나오는 다양한 맛이 있어야 합니다. 둘째,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몸 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음식이 객관적으로 맛이 있다고 하더라도 먹는 사람의 컨디션이 안 좋으면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없습니다. 셋째, 편안한 사람과 함께 먹어야 합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고 하더라도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과는 함께 하는 식사에서는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없습니다.

먹는 재미는 그냥 가능한 것이 아니라 먹는 사람의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는 음식환경이 나빠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개인들이 음식에 대해 덜 진지하게 접근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