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숨은 진주, 뮈렌과 쉴트호른*
스위스의 기막히게 아름다운 마을을 하나 소개한다. 알프스의 숨은 진주로 불리는 뮈렌(Murren)이라는 마을이다. 개솔린 자동차는 들어 올 수도 없다. 전기 자동차만 한 두 대 있을 뿐이다. 외부에서는 걷거나 산악열차를 통해서만 입출입이 가능하다. 인구는 450명.
이곳에는 한 개의 성당, 한 개의 교회, 한 개의 학교, 한 개의 스포츠 센터, 몇 개의 레스토랑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성수기에는 수 천 명(2,000개 침대)을 수용할 수 있는 호텔, 샬레, B&B 등 숙박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나와 아내는 오래 전 융푸라우를 방문하면서 잠시 뮈렌에 머문 적이 있다. 당시 한 시간 정도 마을을 돌아 다녔는데 그 아름다운 풍경때문에 다시 이곳을 방문하기로 다짐했었다. 그리고 15년이 흐른 후 우리는 다시 뮈렌을 찾은 것이다.
뮈렌은 아이거(3,970m), 묀히(4,107m), 융푸라우(4,158m) 등 알프스의 세 봉우리를 모두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우리가 묵었던 ‘스노우 버드 샬레’도 예외는 아니었다. 창문 커텐을 젖히면 알프스의 세 봉우리가 바로 앞에 보인다. 샬레에는 큰 침대가 있는 방과 벽난로는 물론 모든 주방기구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이곳에서 우리는 여러가지 음식을 해 먹으며 3일을 즐겁게 보냈다.
1,650m(5,413피트) 절벽에 자리 잡고 있는 뮈렌은 알프스의 청정한 공기를 실컷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융푸라우요흐 전망대(3,466m)처럼 머리 아프고 숨이 가빠지는 고산증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 마을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가는 곳마다 예쁜 꽃들이 피어 있고 눈덮인 알프스는 바라 보는 눈과 머리, 뼈 속과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정화시켜 준다. 행글라이더를 타고 알프스를 나는 사람도 여기저기에 보인다. 뮈렌의 역사는 13세기 중반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발저(Walser) 방언을 쓰는 독일 농민들이 알프스로 이주하면서 정착이 이루어진 것이다.
1857년에는 하인리히 폰 알멘이라는 사람이 첫 게스트 하우스를 지었고 다음 해 실버 호른 호텔이 문을 열었다. 라우터부르넨에서 뮈렌까지 이어지는 산악열차의 건설이 시작된 것은 1889년. 영국에서 온 몇 명의 관광객이 뮈렌에 처음 발을 디딘 것은 1911년이었다. 그 중에는 ‘아널드 룬’경이 있었는데 활강과 회전 경기 규칙을 처음으로 제정한 사람이다. 활강이란 내리막 길을 지그재그로 달려 나가는 매우 속도감 있는 스키경기를 말한다. 스키 회전경기는 1922년 뮈렌에서 처음 개최되었고 1931년에는 제1회 활강 및 회전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렸다. 활강과 회전 경기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1936년 제4회 동계올림픽경기대회였다.
알프스에서 최고로 전망 좋은 봉우리는 단연 쉴트호른(Schilthorn)이다. 전망대에서는 베르너 오버란트의 3대 봉우리와 또 다른 수 십개의 봉우리를 360도 각도로 볼 수 있다. 1962년 오픈한 ‘피츠 글로리아’ 레스토랑은 회전식 건물로 55분에 걸쳐 360도 회전한다. 007영화, 여왕폐하의 첩보원/여왕폐하 대작전이 촬영된 곳이 바로 이곳이다. 피츠 글로리아라는 이름도 007 영화에서 따 온 것이다. 영화 제작팀은 당시 007 영화 선전을 위해 건물 완성에도 재정적인 부담을 아끼지 않았다. 전망대로 부터 스키를 타고 달리는 스릴 만점의 여왕폐하 대작전이 전세계적으로 대히트한 것은 물론이다.
그런데 007의 작가 이언 플레밍은 실제 암호명 17F로 불렸던 영국의 특수정보요원 출신이었다. 그의 활약으로 나치 독일의 부총통(루돌프 헤스)이 영국으로 망명했는가 하면, 전문 금고털이를 동원 일본 영사관의 기밀을 빼냈고, 범죄자들을 훈련시켜 정예부대를 만들었으며, 미국 CIA 가 탄생하는데도 그는 많은 정보를 제공해 주었다. 그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007시리즈는 56년에 걸쳐 지금까지 24편의 영화가 만들어 졌다. 그 중 여왕폐하대작전, 카지노 로얄 등 14개의 영화가 그가 쓴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007영화다.
몇 년 전에도 007 스팩터(Spectre)가 극장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뮈렌과 쉴트호른에서 바라 보는 알프스는 기막히다.
숙소에서 오솔길을 따라 산 위로 올라 가니 이런 곳이 나왔다
나무와 알프스의 세 봉우리, 아이거, 묀히, 융푸라우 봉우리(왼쪽부터)
쉴트호른에서 바라 보는 아이거, 묀히, 융푸라우 봉우리(왼쪽부터)
페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젊은이들 2명이 작은점처럼 아주 작게 보인다
알프스를 바라 보고 위치해 있는 알펜루(Alpenruh) 레스토랑,
알프스에서 페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젊은이,
아니면 용감한 시니어?
아이거, 묀히, 융푸라우 봉우리를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인 뮈렌(Murren)
뮈렌 올라 가기 바로 직전에 만나는 마을
라우터부룬넨(Lauterbrunen)과 슈타우프바흐 폭포
폭포가 마을로 그대로 떨어진다
라우터부룬넨(Lauterbrunen)
뮈렌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스노우 버드(Snowbird) 샬레 이곳에서 3일을 지냈다(1층 오른쪽)
천천히 물을 마시고 있는 견공, 알프스에서 흘러 나온 청정한 약수물이다
쉴트호른은 007영화, 여왕폐하 대작전이 촬영된 곳이다
007영화, “여왕폐하의 첩보원/여왕폐하 대작전”
포스터가 쉴트호른 복도 벽에 붙어 있었다
로저 무어가 나온 007 포스터 쉴트호른 복도 벽에서..
Quantum of Solace 007 포스터 쉴트호른 복도의 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