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이야기 하나 / 김덕곤]

in #sun312 years ago

[당연한 이야기 하나 / 김덕곤]

연필 꼭지마다
지우개를 매달고 있다만
지울 것을 예상하고
글을 쓰진 않는다
지워야지 마음먹고
꽃을 그리지는 않는다

지울 때 편하자고
처음부터 얕게 쓰진 않는다

막상 지워야 할 때
종이가 찢어지도록
박박 문질러야 하더라도

침 발라가며
꾹꾹 눌러 가며

새까맣게 써 나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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