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 하순 / 김숙희]

in #sun312 years ago

[삼월 하순 / 김숙희]

하늘이
두터운 구름 점퍼를 벗으려나 보다
지퍼를 열자
등나무 넝쿨이
울담위로 햇살을 포개얹는다

포개진 햇살만큼씩이나 두터워진 담장
품이 설핏 무덕지다

샛바람은 굼실굼실
키 자라는 참나리 대궁에 꼬리를 스치고
잎새만 멀쑥하니 자란 상사화잎
살구나무 고목의 물오른 안부를 참견하고 있다
울담아래 해그늘에선 누가 오수를 즐기나

찰방찰방 둠벙을 건너가는 소리에
제비꽃 보랏빛 쪽배를 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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