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부장님들께 드리는 글

in #story3 years ago (edited)


육아 전담자가 되기 전

사내게시판에 난리가 났던 글이 

갑자기 떠올랐다


- 전국의 부장님들께 감히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사설 -

일상적인 글에 비판적인 댓글만 달리다가

모처럼 긍정적인 댓글이 수십개 달렸던 글

꼰대들에게 사이다 멘트를 백만개

날려주던글

그래서 직원들 사이에 엄청 이슈가 되었다


아침부터 이 글을 보고 

어찌나 속이 시원했는지

부하 직원이 썼다면

아마도 건방지다거나 너나 잘해라 라는

댓글이 달렸을테지만

현직 부장판사님이 써서

호응이 좋지 않았을까

본인도 꼰대면서 꼰대에게 사이다라니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부하직원과

꼰대들이 보면 좋은 글일듯하여 

공유합니다


전국의 부장님들께 감히 드리는 글


새해 첫 칼럼이다. 

거창하기만 한 흰소리 말고 쓸모 있는 글로 시작하고 싶은데 뭐가 좋을까. 

부장 직함을 달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나 자신을 포함한 

전국 다양한 직장의 부장님들 및 

이와 비슷한 위치에 있는 분들이 

명심할 것들을 적어 보겠다. 

경어체가 아님을 용서하시라.


# 저녁 회식 하지 마라. 

젊은 직원들도 밥 먹고 술 먹을 돈 있다. 

친구도 있다. 

없는 건 당신이 뺏고 있는 시간뿐이다. 

할 얘기 있으면 업무시간에 해라. 

괜히 술잔 주며 ‘우리가 남이가’ 하지 마라. 남이다. 존중해라. 

# 밥 먹으면서 소화 안 되게 ‘뭐 하고 싶은 말 있으면 자유롭게들 해 봐’ 하지 마라. 

자유로운 관계 아닌 거 서로 알잖나. 

필요하면 구체적인 질문을 해라. 

# 젊은 세대와 어울리고 싶다며 

당신이 인사고과하는 이들과 

친해지려 하지 마라. 

당신을 동네 아저씨로 무심히 보는 문화센터나 인터넷 동호회의 젊은이를 찾아봐라. 

# 뭘 자꾸 하려고만 하지 말고 

힘을 가진 사람은 뭔가를 하지 않음으로써 

뭔가를 할 수도 있다는 점도 명심해라

# 부하 직원의 실수를 발견하면 알려주되 

잔소리는 덧붙이지 마라. 

당신이 실수를 발견한 사실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위축돼 있다. 

실수가 반복되면 정식으로 지적하되 실수에 대해서만 얘기하지 인격에 대해 얘기하지 마라. 

# 상사가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아니 처음부터 찰떡같이 말하면 될 것을 굳이 개떡같이 말해 놓고 찰떡같이 알아들으라니 이 무슨 개떡 같은 소리란 말인가.

# 술자리에서 여직원을 은근슬쩍 만지고는 술 핑계 대지 마라. 

취해서 사장 뺨 때린 전과가 있다면 인정한다. 

# 굳이 미모의 직원 집에 데려다 준다고 나서지 마라. 요즘 카카오택시 잘만 온다. 

# 부하 여직원의 상사에 대한 의례적 미소를 곡해하지 마라. 그게 정 어려우면 도깨비 공유 이동욱을 유심히 본 후 욕실로 들어가 거울을 보는 요법을 추천한다. 내 인생에 이런 감정이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 용기 내지 마라. 제발, 제발 용기 내지 마라

# 내가 누군 줄 알아’ 하지 마라. 

자아는 스스로 탐구해라. 

# '우리 때는 말야’ 하지 마라. 

당신 때였으니까 그 학점 그 스펙으로 취업한 거다. 


정초부터 가혹한 소리 한다고 투덜대지 마라. 아프니까 갱년기다. 무엇보다 아직 아무것도 망칠 기회조차 가져보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라. 하려면 이미 뭔가를 망치고 있는 이들에게 해라. 꼰대질은, 꼰대들에게.


문 유 석 / 서울 동부지법 부장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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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rom Clean STEEM activity supporter

아 네 ㅎㅎ 재미있는 글이군요.. 제가 회사생활했을때 저런 글을 봤어야 했는데 아쉽네요 ㅋㅋㅋㅋ

보기드문 사이다 글이었어요ㅋㅋ 회사생활할땐 꼰대 땜에 힘들었는데 집에 있으니 힘들었던 회사생활도 추억이되곤 하네요ㅎ

네 ㅎㅎ 그렇지요.. 저도 회사를 그만둔지 오래 되었는데 한번씩 생각이 나네요 ㅋㅋㅋㅋ

전 사실 회식을 좋게 생각하는 편입니다만... 필요악일까요?? ㅎㅎㅎ

롤러코스터를 연인과 같이 타면 그 두근거림이 옆의 연인때문이라고 착각하는 이해안되는 심리...가 있듯이 회식때 맛난거 사주면 좋아진 기분이 마치 그 부장님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는게 아닐지!!

아직 높은위치에 가지도 않았는데 벌써 전 꼰대가 되어가나봅니다 ㅜ

회식의 좋은면도있죠 일단 친목도모를 할 수있고 무엇보다 남의돈으로 맛난것을 먹을수있다는거?ㅋ 가끔하는 회식은 활력소가 됩니다 확실히 ㅎ 하지만 너무 자주, 또 갑자기 꼰대맘대로 잡히는 회식은 윗글과 같은 사이다를 날리고 싶어지죠ㅎ @forhappywomen님은 아마도 좋은 부장님들을 만나신듯 합니다 부럽습니다ㅋ

매일 명심하고 노력합니다. 꼰대질 안하려구요 ㅎㅎ 나이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으라죠? ㅋㅋ

지갑만 자주 열어주면 감사하죠ㅋ @floridasnail님의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이거 책이름이죠? 예전 담임선생님이 추천해주셨던 책인데 반갑네요ㅎ

네, 레오 버스카글리아의 오랜 베스트셀러이죠. 저도 한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려요~

넵 알겠습니다^^

ㅎㅎ 정말 사이다같은 말을 조리있게 잘쓰셨네요.
저런분이 많았으면 합니다

정말 멋진분인듯해요ㅎ.저런 상사와 근무하면 얼마나 좋을까요ㅎ

이런 상사들만 있다면 직장생활이 정말 즐거워질거같은데요~ㅎㅎ
속이 시원한 말씀들이네요

ㅇㅇ근데이런 상사는 많지 않다는게 함정이에요ㅎ

남이다.존중해라
ㅎㅎㅎㅎㅎㅎ 옳소

옳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