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의 시장과 자본론

in #steempress5 years ago



마르크스는 공산주의 혁명 이론뿐만 아니라 철학, 역사학, 경제학, 정치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방대한 이론을 제계화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사회의 운동 원리와 그 문제점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비판했으며, 그에 대한 대안으로 공산주의 사회를 제시했다. 또한 자연과 사회에 대한 연구를 통해 세계의 운동과 변화의 원리를 밝히고, 유물론의 관점에서 역사의 발전 법칙을 파악했다.

흔히 마르크스주의라고 불리는 이러한 마르크스의 사상 체계는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후반까지 거의 100여 년 동안 인류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사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마르크스는 당대 대표 사상가였던 헤겔이나 포이어바흐의 사상을 넘어서, 오히려 국가는 지배계급의 도구라는 생각을 발전시켰다. 관료 집단이 아닌 노동자계급(프롤레타리아)이 보편적 계급으로서 해방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한 마르크스의 주장은 "노동계급은 다른 신분들을 해방시키지 않고서는 스스로 해방될 수 없는 신분"이라는 말에 잘 드러난다. 

노동계급은 현재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응축하고 있으므로,노동계급이 자신의 모순을 해결하면 사회 전체의 모순도 연이어서 해결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자본주의사회에서 노동자들은 자신이 생산한 생산물로부터 소외되고 생산 활동 자체로부터도 소외된다. 이들은 나아가 노동자 및 다른 인간들로부터도 소외되어 결국 인간이라는 본질 자체를 박탈당한다.

이러한 노동자의 소외를 탐구하기 위해서는 마르크스는 철학적 작업을 뛰어넘어 역사, 경제학 등에 대한 탐구도 시도한다.

이런 마르크스의 사상은 그 혼자서 이룩한 것이 아니고,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사상의 동반자였던 엥겔스와 역시 평생의 동반자였던 아내 예니의 도움을 받아 완성된 것이다. 그들은 마르크스가 좌절할 때마다 격려를 통해 그의 의지를 북돋워 주었으며, 특히 엥겔스는 마르크스가 가난한 생활을 할 때 물질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이론측면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엥겔스의 공로가 매우 컸기 때문에'마르크스주의'를 '마르크스-엥겔스주의'라고도 부르는 것이다.

'자본론'둘러보기

마르크스의 사상 가운데 경제학 분야를 집중해서 다룬 저서가 바로'자본론'이다. 익히 알다시피 그 중에서도 자본주의 경제학을 심도 있게 연구 분석해 놓은 책이다.

이 책은 독일어 원본의 경우 거의 2,400쪽 분량에 이르며, 그 내용도 전문 경제학이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운 편이다.

그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자본주의사회가 지닌 지나친 이윤 추구와 빈부 격차, 비인간적인 노동 착취 때문이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가 소수 자본가에 의한 다수 노동자의 착취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정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자체의 모순으로 말미암아 무너질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증명하려고 했다.

마르크스는 '자본론'에서 그 당시 자본주의가 가장 발전한 영국 사회를 구체적인 연구 대상으로 삼아 자본주의 경제의 특징을 무엇인지,자본주의 경제는 어떻게 운동하는지, 자본주의 경제는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는지 등의 문제들을 분석하고 밝히고자 했다. 이를 위해 '자본의 생산 과정', '자본의 유통 과정', '자본의 총 과정'의 세 주제로 나누어 다루었다.

마르크스는 생산 활동이 인류 역사발전의 핵심 원동력이라고 보았다.인류는 생산을 위해서 다양한 양식의 생산관계를 맺게 된다. 고대 노예제사회에서는 지주와 농노의 관계를 맺었고, 중세 봉건제사회에서는 영주와 농민이 관계를 맺었다. 농민들은 자신의 생산수단(토지)을 갖고 생산과정(농사)을 어느 정도 지배할 수 있었다.하지만 자본주의사회는 생산수단(토지, 자본)을 자본가가 소유하게 된다.

노동자는 일한 시간만큼 대가(임금)를 받기 때문에 자유로운 듯한 겉모습을 갖지만, 마르크스는 오히려 '일하지 않을 수 없는 부자유'에 주목했다. 노동자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노동력을 팔지 않고서는 생존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노동계약은 겉으로는 자유로운 듯 보이지만 노동자들이 생존의 어려움 때문에 마음대로 일을 그만두거나 쉴 수 없다. 마르크스는 농민을 도시로 떠밀어 공장노동자로 만드는 과정에 토지로부터의 강제적인 축출이 존재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규명했다.

노동자들은 더 이상 농촌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마르크스는 나아가 '잉여가치'에 대하여 논증함으로써 자본가가 노동자가 생산한 가치의 상당부분(잉여)을 착취한다고 주장했다.일반적으로 마르크스가 착취로 간주하는 것을 경제학이나 경영학에서는 '이윤'이라고 부른다. 자본주의 이전 사회에서는 이러한 잉여가치를 지배계급이 그냥 가져갔다. 드러내 놓고 생산자들이 창출한 가치를 가져간 것이다. 그런데 자본주의사회는 평등한 교환관계라는 겉모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본가가 잉여가치를 가져간다는 점이 감추어진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는 자본가와 노동자의 거래도 자유로운 시장의 원칙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처럼 묘사되기 때문이다.

마르크스는 시간이 지나면 '이윤율 저하의 원칙'에 따라 자본주의가 위기와 몰락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계에 투자하는 자본의 양은 자본가들 간의 경쟁 때문에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그러한 경쟁의 심화는 비용 경쟁을 불러오고, 이윤율을 유지하기 위해 노동자에게 주는 임금을 줄여나가게 된다. 노동자들이 가진 돈이 줄어든다면 전반적인 구매력이 감소하게 되고 그러면 생산물의 판매가 줄들 수밖에 없다. 대공황 사례가 이를 잘 보여 준다. 자본주의사회는1929년 발생한 대공황 때 지나친 경쟁적 생산으로 말미암은 재고누적으로 상품이 남아돌았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구매력은 그에 따라오지 못하는 대공황을 실제로 경험했다.

물론 지금까지의 자본주의 역사가 보여 주듯, 신기술 개발 등으로 생산성을 높인다면 이윤을 저하의 속도는 저지될지는 모른다. 게다가 제국주의 국가들이 그러했듯 해외 식민지를 확장한다면 원료 조달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고, 저렴한 노동력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마르크스는 이러한 조치들이 단기적인 조치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마르크스는 노동자들의 절대적인 빈곤보다 상대적인 빈곤을 강조했다.그는 근무일이 줄어들거나 절대적인 생활수준이 향상될 수도 있다고 보았으며, 특히 노동귀족의 존재를 암시하는 이야기도 했다.

그렇지만 노동자들이 설사 물질적으로 비참해지지 않더라도,과소소비의 상태가 오며 자본주의는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고 분명하게 지적하였다.

'모든 위기의 최후의 진짜 원인은 언제나, 자본주의 생산이 전체 사회의 절대 소비력이 허용하는 최대치로 생산력을 발전시키는 경향이 있는 데 반해, 일반 대중은 궁핍하고 한정된 소비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930년대의 대공황은 케인스의 처방에 따라 실업자들을 구제하는 일자리 창출을 통해 대중의 구매력을 향상시키는 '유효수요'의 창출로 극복된 바 있다.

케인스가 마르크스를 읽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대공황이 마르크스가 예언한 메커니즘 그대로 일어났음은 사실이다.

자본주의와 이데올로기

마르크스는 자본가와 노동자로 양분되어 있는 자본주의 체제가 유지되는 데 있어, 문화적 측면이 지대한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이를 위해 마르크스는 이데올로기에 대한 논의를 시도했다. 그에게 있어 이데올로기는 현실을 왜곡하여 인식하게 하는 관념 체계이다.

헤겔은 관념이 역사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보았던 반면 마르크스는 물질이 역사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보았다.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서 물질 생산 활동을 해야 하며 이러한 경제라는 물질적 조건이 사회의 토대인 하부 구조가 되어 정치, 법, 종교, 사상과 같은 상부 구조를 결정한다는 뜻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계급이나 계급의식도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형성된다. 

마르크스는 경제의 토대가 되는 생산 양식을 기준으로 삼아 인류의 역사가 원시공동체 사회에서 출발하여 고대 노예제사회, 중세 봉건제사회, 근대 자본주의사회를 거쳐 사회주의 또는 공산주의 사회로 발전한다고 보았다.

마르크스는 헤겔 철학의 관념적 측면을 물질적 조건을 강조하는 유물론으로 발전시키고자 했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차이점을 드러냈다.여기에는 포이어바흐의 영향이 컸다.

포이어바흐는 "신이 인간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신을 창조했으며, 종교는 인간소외의 표현이다."라는, 당시로서는 매우 급진적인 주장을 했다. 마르크스는 포이어바흐의 종교비판을 발전시켜, 헤겔이 절대정신의 구현자로서 국가와 국가를 운영하는 관료 집단을 보편적 계급으로 찬양한 것을 비판했다. 또한 마르크스는 당시의 자유주의 경제학이 자본주의의 표면만 보고 심층 원리는 은폐하는 이데올로기라고 비판했다.

마르크스의 이데올로기 논의에서 현대까지도 여전히 많은 영감을 가져다 주는 것은 '상품 물신주의'논의이다. 마르크스는 교환 논리의 지배가 응축된 것이 시장에 나온 '상품'이라고 보았다. 사람들은 가격이 매겨진 상품의 교환 속에 매몰되어 상품 교환 뒤에 감추어진 생산자들 간의 관계, 즉 불평등한 사회적 관계를 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인간이 노동력도 모두 교환 논리에 의해 상품처럼 취급되는 것이 현실이다. 자본주의는 상품 물신주의에 따라 모든 것을 사고 팔 수 있는 교환 논리에 따라 지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반면에 교환 논리는 형식적으로 평등을 전제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스스로의 노동에 대해 적정한 보수를 받는 것처럼 행동하고,현실의 사회 관계는 평등한 교환인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

인간은 자유롭고 창조적인 활동을 통해 자신의 소질과 능력을 발휘하며 이러한 과정에서 자아실현을 하는 존재인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노동이 자본가의 이윤을 생산하기 위한 활동으로 바뀌면서 노동소외가 일어나고 인간소외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러한 소외 문제는 왜 발생하는가?노동자는 생산 수단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자본가에게 고용되어 임금을 받고 일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그래서 마르크스는 이러한 노동소외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윤만을 추구하는 자본중의의 사적 소유를 없애고 공동으로 생산하여 공동으로 분배하는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해야 한자고 주장한다.

마르크스의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라는 개념을 특별히 구분하지 않고 거의 같은 의미로 사용했다. 그는 사회주의 또는 공산주의 사회의 낮은 단계에서는 '노동에 따른 분배'가 이루어지고, 높은 단계에서는 '필요에 따른 분배'가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마르크스가 추구한 공산주의 사회는 개인이 자유로운 활동을 통해 자신의 고유한 능력과 개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사회로서 공동 소유, 공동 생산, 공동 분배를 하는 사회이다.

. 피케티 '21세기 자본' 출간으로 재조명된 마르크스 경제학의 핵심 이론

- 피케티가 되살린 마르크스 자본론, 19세기 경제학의 혁명적 이론과 통찰력, 카를 마르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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