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을 회복하라

in #steemchurch6 years ago

즐거운 편지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속을 헤메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오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이 시는 필자가 젊은 시절 즐겨 읽었던 시 중의 하나이다. 이 시를 읽으면서 여러분도 가슴에 묻어두었던 아련한 추억 속의 첫 사랑을 끄집어내어 한 번쯤 떠올려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젊은 시절의 풋내기 사랑은 마음을 헤집다가 속절없이 사라져갔을 것이다. 당시에는 영원히 사랑할 것 같았던 뜨거운 가슴들도, 시간이 지나가버리면 스멀스멀 식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그래서 헤어지고 나서 가슴아파하다가,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또 다른 인연을 만난다. 사람들은 그게 인생이라고 자위하면서 자신을 위로하고 있다. 그러나 당신이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되는 첫사랑이 있다.

에베소 교회의 사자에게 편지하라 오른손에 있는 일곱별을 붙잡고 일곱 금 촛대 사이를 거니시는 이가 이르시되 내가 네 행위와 수고와 네 인내를 알고 또 악한 자들을 용납하지 아니한 것과 자칭 사도라 하되 아닌 자들을 시험하여 그의 거짓된 것을 네가 드러낸 것과 또 네가 참고 내 이름을 위하여 견디고 게으르지 아니한 것을 아노라 그러나 너를 책망할 것이 있나니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만일 그리하지 아니하고 회개하지 아니하면 내가 네게 가서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계2:1~5)

예수님과 세례요한의 공생애 첫 마디가 공통적으로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이다. 그러나 당신은 그 말씀이 당시 유대인들을 향해 외쳤던 것으로, 자신과 아무런 상관없는 말쯤으로 여길 것이다. 자신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십자가의 보혈의 공로를 의지하여 회개하였으므로, 죄가 용서함을 받아 천국에 들어가는 자격을 얻었다고 철썩 같이 믿고 있을 것이며, 그 믿음을 누군가가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품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위의 말씀 역시 회개하라는 촉구이다. 그러나 이 말씀의 대상은 예수님을 몰랐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예수를 믿었던 초대교회의 교인들을 향해서 하신 말씀이다. 그들이 누구인가? 예수를 믿기 위해 모든 것을 버려야만 했던 사람들이었다. 고향과 친척과 재산은 물론 부모형제와 가족까지 버리고 도탕자의 삶을 살면서, 불행하게도 붙잡히면 모진 고문 끝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곤 했던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예수님은 그들을 행해 첫사랑을 회복하지 않으면 촛대를 옮겨버리겠다고 경고하고 계시다. 촛대가 무엇인가? 계시록에서 촛대는 교회를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교회를 버리겠다는 섬뜩한 경고가 아닌가?

이렇게 목숨을 걸고 예수를 믿었던 초대교회를 향해 첫사랑을 회복하라는 엄중한 경고가 가차 없이 날아드는데, 하물며 우리네 교회는 안전할까? 우리네 교회는 1분짜리 영접기도를 마치고 주일성수를 하고 있으니까, 천국을 기정사실화하며 아무런 걱정도 하지 말라고 등을 토닥이고 있다. 그렇다면 초대교회는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았으며, 예배의식이나 희생적인 신앙행위를 잊어버리기라도 했다는 말인가? 그런데 예수님은 이러한 경고를 하셨어야 했을까? 그들이 처음 예수를 믿을 때는 목숨을 걸만큼 절실하게 믿음을 다졌지만, 시간이 지나자 믿음이 스멀스멀 사그라져 갔던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천국에 들어갈 수 없는 믿음으로까지 떨어지는 것을 보다 못해 가혹한 경고를 하신 이유이다. 그렇다면 우리네 교회는 처음부터 이런 사랑을 가지고나 있었을까? 솔직히 말해서, 1분짜리 영접기도로 천국에 들어가는 믿음이 있다고 가르치는 우리네 교회는 처음부터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사랑조차 없었다. 예수님은 목숨을 다해 사랑하는 것이 가장 큰 계명이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는가? 초대교회 교인들은 처음에는 이런 사랑을 보였지만, 우리네 교인들은 하나님을 사랑하지도 않고 교회마당을 밟는 이들이 널려 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하루 종일 하나님과 교제하려고 몸부림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일주일 내내 하나님이 생각조차 떠오르지 않는 이들이, 어떻게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말인가? 당신이 하나님을 떠올리면 가슴이 떨리며 마음이 저려오는가? 창조주 하나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 같은 죄인을 위해 십자가에 돌아가신 은혜를 생각하면 눈시울이 붉어지는가? 그것도 아니라면, 식어진 사랑을 애통해하며 불쌍히 여겨달라고 통곡이라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 아니라면 당신은 하나님을 잊은 사람이고, 예수님도 당신을 잊은 지 오래되었을 것이다. 아닐 것이라고 도리질을 해도, 심판대 앞에서는 날에 알게 될 것이다.

크리스천 영성학교, 쉰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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