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막1장] 주요셉 시인의 시 한편 230

in Steem Book Club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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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어둠의 역사(歷史) 속에서
유성처럼 빛나다 스러진
그의 창백한 얼굴 떠오른다

그에겐 티끌만큼의 명예도
허영도 없었다
그는 다만 자기 시대의 아픔과
이름에 충실하였을 뿐이다

그를 후대에 어떻게 평하든
그는 다만 애처로운 눈망울로
우리를 내려다볼 뿐이다

어떤 이는 그에게
저항의 힘을 보여 달라 한다
또 어떤 이는
지고의 순수를 구하기도,
민족의 혼을 부추기기도 한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그러했듯
늙은 어머니와 고향의 우물, 가까운 벗,
하늘의 달과 별과 시를 보듬고
슬프게 기도했던 시인,
더 이상 그를 괴롭히지 말라

그의 영혼의 피로 점철된
시구 하나하나에서 묻어나온
절대 순수와 고독,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던
그 시대의 고통과 괴로움,

그는 다만 꺾이지 않는 지조(志操)로
자기의 몸짓 숨가쁘게 퍼덕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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