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L 결승 이제동(저그) - 김성현(테란) 리뷰

in #starcraft6 years ago (edited)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4K UHD 라는 어마어마한 고해상도의 게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게다가 16:9 와이드 화면도 지원을 하기 때문에 스타크래프트 1 대회가 다시 열리기 시작하면서 다시 한번 스타크래프트 열풍이 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아마 블리자드에서도 그런 생각을 당연히 했었는지 몰라도 이번에 KSL(코리아 스타크래프트 리그)이 블리자드 주최로 열렸습니다. 제1회 KSL이라고 하니까 앞으로 대회는 꾸준히 열릴 것 같습니다. 줄어만 가는 스타크래프트 유저들을 다시 되돌아오게 할 수 있을지 기대가됩니다.

7전 4선승제, 1경기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모두 연결한 영상

1경기의 결과가 전체 경기에 영향을 미치다


1경기 맵은 블루스톰. 저그맵입니다. 무난한 빌드로 나갔다면 이제동이 잡을 확률이 높은 맵인데, 그걸 김성현 선수도 알고 있었을거라 생각합니다. 2해처리 뮤탈 짤짤이에 최적화 된 맵 정석으로 했다면 이길 확률이 거의 없기 때문에 김성현은 완전히 도박을 겁니다. 1경기에서 지게 되면 심리전에서 불리한상태로 꼬이게 됩니다..

김성현 선수는 5 SCV일 때 상대 앞마당 전진 배럭을 쓰기 위해 SCV 한기를 일찌감치 적진으로 보냅니다. 이 SCV를 이용해서 노 서플라이 전진 8배럭 -> 10 서플 -> 앞마당 막고 머린 + 벙커 조이기 빌드를 쓰면서 공격적인 조이기로 게임을 시작합니다.

이제동 선수는 9드론 -> 오버로드 -> 12드론 앞마당 더블해처리 -> 그리고 스포닝풀에 가스까지 올리고 펼치면서 부유하게 가려는 빌드를 사용했습니다.

김성현 선수는 이제동 선수가 9서치를 하는지 12서치를 하는지도 꼼꼼하게 체크를 하였습니다. 운 좋게도 가위바위보 싸움에서 김성현 선수가 한 수 잡고 게임을 시작합니다.

여기까진 김성현이 좋았지만 이제동이 센스있게 성큰 심시티로 시간을 벌고 럴커를 뽑아서 김성현의 앞마당 압박을 물리칩니다. 김성현도 본진 플레이를 하였지만, 동일하게 본진 플레이를 한다면 저그가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입니다. 이제동이 빠르게 앞마당 해처리를 펴고 반격에 나섭니다. 치고 받고하는 도중에 이제동이 승기를 잡을 뻔 한 기회가 한번 있었는데, 이미 스캔 마나를 소진한 이후 김성현의 빈집엔 아무것도 없었고 이제동의 럴커가 김성현의 본진 입구까지 당도합니다.

이를 김성현은 건물 심시티와 머린 입구 막기로 절묘하게 막아내며 위기를 넘깁니다.

그리고 김성현은 또 한번의 센스를 발휘하는데, 본진에 저글링들이 난입했을때 본진은 빈집 상태였습니다. 여세를 몰아서 이제동은 김성현의 본진에 저글링을 몰아쳤고, 김성현은 이제동 앞마당 앞에 있던 병력을 회군하는 척 합니다. 본진 방어를 하던 이제동의 쥐어짠 럴커들이 지면 위로 올라오고 회군하는 척 연기하던 김성현의 머린들이 럴커가 움직일 길목을 미리 지키고 있다가 럴커를 거의 다 학살합니다. 물론 김성현은 본진에서 파이어뱃을 찍어놓아서 저글링을 방어하는데는 무리가 없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승부는 여기에서 갈렸습니다. 물론 럴커가 김성현 본진에 당도했어도 김성현이 유리한 상태로 게임을 했겠지만 그래도 이제동이 럴커를 너무 허무하게 잃었습니다. 럴커를 잡은 김성현의 병력이 이제동의 앞마당을 깨면서 이제동 GG.

완전한 저그맵인데다 무난하게 승리를 할 줄 알았던 이제동 입장에서는 1경기에 패배하면서 멘탈이 무너진 것 같습니다.

2경기 폴라리스에서는 무난하게 생더블. 당연히 폴라리스에서는 생더블 하는게 좋죠. 이 경기는 어이없게도 이제동의 성큰이 늦게 펴져서 6분대에 경기가 종료됩니다.

3경기에서 김성현은 저그 입장에서 파훼법이 거의 없는 1:1:1 빌드를 가려고 하는데, 이제동이 9드론 저글링 러시를 들어옵니다. 해설자들은 이제동이 3경기는 끌려다니기 싫어서 9드론을 했다고 하는데, 제 생각에는 이 맵에서는 무난하게 1:1:1이 나오면 저그 입장에서 거의 무조건 지는 경기 양상이 나올게 뻔하기 때문에 도박에 가까운 파훼법으로 9드론 저글링이 뛴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9드론으로 가난하게 출발하면서 자원을 쥐어짜서 땡 히드라로 넘어가는데 김성현이 실수를 연발하면서 3판은 이제동이 잡나 싶었지만, 방어에 성공한 김성현은 이미 앞마당과 가스를 일찍 가져갔기 때문에 1:1:1 빌드에 안착하였고 결과적으로 김성현의 승리.

4경기에서 김성현은 실수한 점 없는 완벽한 플레이를 보여줬습니다. 마치 '테란은 이렇게 하는거야'라고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 같앗습니다.

테란이 1:1:2 빌드를 가고 저그가 투 해처리 빌드를 가면 그 게임은 저그가 거의 가져간다고 보는게 맞습니다. 김성현이 대단한 점은 직전 경기에서 1:1:1 으로 이제동을 잡았고, 저그 유저들에겐 공포의 대상인 1:1:1 빌드를 한번 더 사용합니다. 여기서 김성현의 판단력이 환상적이었던 건 이제동에게 1:1:2 빌드를 가는 것 처럼 속인 부분입니다. 김성현은 레이스 한기를 뽑고 곧바로 클라킹 업그레이드를 하는데, 이제동은 아마도 이걸 보고 김성현이 1:1:2 빌드를 가는 줄 알았을거라 생각합니다. 포 해처리를 억제한 후, 세번째 해처리를 펴고 몰아치면 이 게임은 자신이 잡았다고 생각했을텐데, 김성현은 실제로 1:1:1 빌드를 타고 있었죠. 레이스의 클락킹 업그레이드는 완벽하게 이제동을 속였습니다. 한타 속인 기습적으로 배럭을 늘려서 이제동의 허를 찌릅니다.

이후에 속았다는 걸 안 이제동도 빠르게 하이브 테크를 타고 업 울트라를 뽑으면서 반격하지만 김성현의 단단하고 완벽한 플레이 앞에 거의 맥도 못쓰고 무너지고 맙니다.

이렇게 7전 4선승제 결승전에서 연달아 내리 4판을 이긴 김성현 선수가 승리하여 초대 우승자가 됩니다.

완벽하고 단단했던 김성현, 미묘한 컨트롤까지 환상적


몇번의 실수는 있었지만 빌드, 타이밍 잡아서 찌르기, 중기 운영까지 거의 완벽했던 김성현이었지만 중간중간에 기억에 남는 센스있는 컨트롤도 돋보였습니다. 몇몇 컨트롤은 게임의 뒤집힐 뻔한 게임의 판세까지 지켜낼 정도로 탁월했습니다.

1경기에서 이제동의 럴커가 빈집털이를 들어올 때 절묘한 심시티와 머린 2기로 럴커 비비기를 막아낸 센스는 이제동 선수의 팬들에게는 아쉬움을 테란 유저들에게는 박수를 나오게 만들었습니다.

3경기에서 치고 올라오는 저글링을 막기 위해 SCV와 머린이 범벅이 돼서 입구를 막는 가운데, 저글링이 SCV를 때려서 언덕을 뚫고 올라오지 못하도록 드랍십으로 SCV를 가려놓는 센스도 돋보였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드랍십과 SCV를 동시에 선택해서 계속 SSSSSS를 누르고 있었겠죠(ㅎㅎ). SCV가 저글링 엉덩이를 지졌다가는 저글링이 SCV를 때릴테니까요. 정신없는 와중에 저런 판단력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부단한 노력과 연습의 산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겨우 쥐어짜서 만든 탱크 2기로 어렵게 방어를 하고 있는데, 저글링이 난입하고 뒤에는 히드라가 따라옵니다. 탱크만 잘 지키면 막을 수 있는 병력인데, 저글링이 탱크 옆에 마인 대박을 유도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김성현은 머린 2기에 스팀팩을 먹인 뒤, 재빠르게 자신의 마인을 제거하면서 간신히 마인 역대박을 피해서 탱크 2기를 지켜냅니다.

저글링과 히드라, 럴커가 함부로 돌아다니지 못하게 이제동을 조일때는 이제동 입구를, 자신의 입구를 막을때는 김성현 본인의 입구를 절묘한 심시티로 막아냅니다. 건물 하나를 지어도 막 짓는게 아니라 생각을 하고 지은게 표시가 났습니다. 본진에 서플라이 지은 걸 보더라도, 보통은 서플라이를 다닥다닥 붙여서 모아서 짓는 유저들이 많은데, 김성현은 띄엄띄엄 짓습니다. 뮤탈이 날아오거나, 드랍이 올 경우에 본인 병력들이 건물을 돌아다니면서 지체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저런식으로 짓는 것 같습니다.

도망가는 뮤탈을 줄여주는 중간중간 레이스 무빙샷~

이제동의 지상 병력이 몰아치다가 뜸한데다 드론의 숫자도 늘지 않는 것을 보고 김성현은 일찌감치 뮤탈리스크를 대비합니다. 본진에 터렛이 몇기 없었지만 대신에 꽤 이른 시간부터 꾸준히 사이언스배슬을 찍어두어서 4기 이상의 배슬이 누적됩니다. 물론 마나도 가득찬 상태였습니다. 터렛이 없는 걸 본 이제동의 뮤탈리스크는 3해처리에서 한번에 9마리가 생산돼 김성현의 본진으로 날아왔으나 이레디에이터 4방을 맞고 아무런 소득없이 소멸됩니다. 이때, 김성현은 이레디에이터를 한번에 쓰는것이 아니라, 시간차를 두고 하나씩 씁니다. 한번에 4번을 썼다면 이제동은 뮤탈리스크 4마리를 버리고 5마리로 김성현의 본진을 괴롭혔을겁니다. 그런데 시간차를 두고 괴롭히니 이레디에이터를 맞은 뮤탈리스크만 버리고 나머지는 다시 뭉쳐진 상대로 날아왔습니다. 이렇게 뭉쳐진 뮤탈리스크는 시간차 이레디에이터 공격에 데미지가 누적돼 전부 녹아 없어지고 맙니다. 작은 것 하나하나 많은 고민을 하고 연습을 했음은 게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역시나 튀어나오는 '테사기' 논란


간절했던 김성현과, 그게 좀 덜 했던 이제동

경기 시작전 이제동은 '예전만큼 열정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반면에 김성현은 KSL에 대단한 애착이 있었습니다. 본인이 밝혔듯이 대회용 맵마다 최고의 선수들의 도움을 받아서 연습을 했고, 게임 내용을 보더라도 한두번 연습하고 연구한게 아닌 듯 보이는 빌드와 건물의 위치, 그리고 전략들이 튀어나왔습니다. 심리전에서도 이제동이 김성현에게 완벽하게 밀린 결승전이었습니다.

테란과 저그의 문제가 아니라, 너무나 간절했던 김성현과 약간 덜 간절했던 이제동의 차이를 보여주는 경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확실히, 김성현이 경기를 너무 잘 풀어나갔습니다. 이제동은 럴커며 뮤탈리스크며, 울트라리스크며 소위 '꼴아박아' 버린 유닛도 너무 많았습니다.

20년 역사

스타크래프트는 나온지 20년이 된 게임입니다. 그동안 부단히 밸런스 패치가 진행돼 왔습니다. 한번도 특정 종족이 사기라는 느낌을 받은적도 없거니와 그랬다면 사람들이 20년 넘게 이 게임을 즐기지도 않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무수히 많은 대회들도 열리지 못했겠죠.

노력한 프로게이머들에 대한 모독

어떤 종족이든 프로게이머들은 자기의 꿈을 위해서 엄청나게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테란 유저가 우승했다고 '사기'라고 단정해 버리면 열심히 노력한 선수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것이고 누군가의 꿈을 세치 혀로 유린하는 행위가 돼 버립니다. 타인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말을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역대 종족별 승률

역대 스타리그 종족별 승률을 보면 약간의 %p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3종족이 골고루 우승을 해왔습니다. 테란이 사기라면 우승은 테란만 해야 정상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스타크래프트 래더 최상위권

배틀넷 래더 최상위권 이용자들의 주종족 40~50%가 프로토스입니다. 테란 이용자는 25% 수준입니다. 테란이 사기라면 최상위권 유저들은 전부 테란이 장악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 역시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테란에 사기 유닛이 많고, 리페어 능력도 사기다?

스타크래프트의 모든 유닛과 건물들은 각자의 특성과 장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우선 미사일터렛이 75원이라고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터렛은 지상공격이 안됩니다. 반면에, 포톤캐논은 150원이기는 하지만 지상공격도 됩니다. 시야 11에, 공격속도 22, 기본 데미지는 20입니다. 물론 터렛처럼 디텍팅도 되죠. 방어타워는 저그가 가장 돈도 많이 들고 별로입니다.

시즈탱크의 사정거리가 길다고 말이 많은데, 사정거리가 가장 긴 유닛은 캐리어입니다. 시즈모드 된 시즈탱크의 사정거리가 12로 게임 내에서 가장 길다고 알려져 있지만 공격중인 캐리어의 무빙을 이용하면 캐리어의 실제 사정거리는 13입니다. 게다가 시즈탱크는 기동성이 최악입니다. 시즈모드 했다가 풀었다가 했다가 풀었다가 하다가 공습 당하면 종이처럼 녹아없어지는건 일도 아닙니다. 공중공격이 안되니까 늘 골리앗이나 레이스 또는 터렛을 대동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손이 많이가죠. 베타버전에서는 원래 시즈탱크도 공중공격이 됐는데, 그나마 없어진거라능

기본 유닛인 머린이 사정거리가 있는 유닛이어서 사기라는 말도 있는데, 기본 유닛인 질럿은 게임 후반부까지 쓰일정도로 체력, 기동성, 공격력이 깡패입니다. 저그 역시 기본 유닛인 저글링을 비롯해서 히드라와 울트라, 뮤탈리스크의 기동성이 전부 뛰어납니다. 머린은 기동성도 느린데다가 컨트롤 실수를 하면 숫자가 아무리 많아도 종이처럼 녹아 없어집니다. 게다가 럴커나 하이템플러 앞에서는 솜사탕처럼 없어지는 존재(...) 벌처가 기동성이 좀 좋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테란은 기동성에서 저그와 프로토스에 비해서 불리합니다.

프로토스는 할루시네이션, 사이오닉스톰을 쓰는 하이템플러가 있고 돈과 생산 시간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아비터의 스테이시스필드와 리콜은 테란 입장에서는 공포의 대상입니다.

테란 건물을 고칠 수 있다고 사기라고 하지만 저그는 건물이나 유닛이나 가만히 놔두면 체력이 온전하게 회복이 됩니다. 프로토스도 쉴드는 회복이 되고요. 리페어하는게 얼마나 손이 많이 가고 귀찮으며 일하는 SCV를 데리고 와야해서 자원 수급에도 영향을 미치는 일인데 그걸 사기라고 하면(...) 테란 건물은 빨간색 상태에서 리페어를 안해주면 자동으로 폭파. 테란 메카닉 유닉들은 리페어 안해주면 고물 상태로 전투! 이게 사기인가요? 오히려 핸디캡 같기도 합니다.

프로토스는 프로브 한마리만 있으면 멀티지역 하나는 순식간에 살림을 차리지 않습니까? 넥서스, 파일런, 게이트, 포톤캐논을 프로브 혼자서 다 소환해서 순식간에 멀티 지역에 살림이 차려지는데 테란은 그렇게 하려면 SCV가 몇기가 붙어야 될까요. 저그 드론은 더 암울(...)

옵저버와 다크템플러 무한 클로킹도 테란 유저 입장에서는 부럽고요. 하지만 어느 종족이든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테란 유저들이 프로토스에게 프사기이다, 저그 유저들에게 저사기이다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벌처의 마인 3개가 사기라는 말도 있는데, 테란 유닛들은 스플래시 데미지를 우리편에게도 입힙니다. 물론, 저그 플레이그나 프로토스의 사이오닉 스톰처럼 아군에게 피해를 주는 마법들이 있기는 하지만 테란의 시즈모드 탱크와 벌처의 마인처럼 기본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유닛들이 아군에게 피해를 주는 유닛은 없습니다. 예를들면 럴커는 적군의 소형 유닛에게 초대형 피해를 입히지만 아군에게는 피해를 입히지 않습니다. 프로토스의 리버와 아콘은 강력한 슬플래시 데미지를 적군에게 입히지만 그것이 아군에게 피해를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테란의 유닛들은 컨트롤이 어렵습니다. 마인이 3기나 있는데도, 프로토스와의 힘싸움에서 자주 밀립니다. 벌처에게서 마인을 뺐는다면 테란의 메카닉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될거라고 봅니다. 스타크래프트 밸런스는 지금이 딱 좋다고 생각합니다.

1:1:1이 사기다?

그러면 프로토스 입장에서 저그의 9:7:3도 사기라고 우길 수 있습니다. 모든 빌드는 가위바위보 싸움이고, 1:1:1과 9:7:3의 파훼법이 거의 없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분명히 기량차이 또는 간발의 센스로 파훼를 하지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테란 -> 저그 -> 프로토스 -> 테란, 이렇게 종족간 상성이 있음은 인정합니다.

이영호를 비롯해서 몇명이 아주 잘 하는 것

이영호가 게임을 너무 잘 하면서 테사기 이야기도 나왔는데, 이영호가 프로토스를 했어도 잘 했을겁니다. 테란이라는 종족 자체가 손이 많이가고 컨트롤이 귀찮으며 조금만 실수를 해도 녹아없어지는 유닛들을 가진 종족이라 잘 하는게 쉽지 않습니다. 잘 하는 테란이 되려면 정말 많은 노력을 해야합니다. 테사기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돈줄테니까 테란 연습하라고 해보면 과연 본인들 스스로 테사기 이야기를 할 정도로 잘 플레이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테란이 사기가 아니라 이영호가 사기일 가능성이 있죠. 이영호가 너무 잘해요.

스타크래프트를 사랑한다면..

저는 주종족이 테란이지만 부종족인 프로토스도 사랑합니다. 20년전에 스타크래프트 출시 후 처음 배웠던 종족이 프로토스였고, 지금도 프로토스를 즐겨하고 있고, 한때 주종족이었기 때문에 애착이 많습니다. 같은 스타크래프트 유저끼리 어떤 종족이 사기고, 어떤 종족이 어떻고 저떻고 싸우는 건 스타크래프트 저변을 더욱 좁게 만드는 행위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신의 몸에 맞는 종족을 골라서 즐겁게 게임을 즐기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상대 테란에게서 짜증나는 점이 생긴다면 그 부분을 파훼하기 위해 노력하면 됩니다. 연구하면 방법은 무조건 생기는게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입니다.

1회 KSL 우승자 김성현이 직접 해주는, 리플레이 보면서 결승전 리뷰 (테란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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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시간에 음미 하면서 보겠습니다.
한 때 젊음을 불 태우게 했는데...

한국 남자들의 청춘과 시간을 갈아넣은 게임이죠~~ 스타와 함께하신 추억이 많으실 줄 압니다. 오랜만에 한번 보세요. 빌드도 많이 변했고 박진감 넘친답니다~

파괴신 아쉽네요 ㅠㅠ 이제동팬이었는디..

제동신이 폭군의 위엄을 전혀 보여주지 못해서 가장 안타까운게 팬분들일 것 같습니다 ㅠㅠ

아직도 하고 있군요. 가끔 유툽으로 옛날 경기는 보곤 있는데^^

지금 배틀넷에서 스타하는 사람들은 레벨에 따라서 초보자는 고인물, 중급자는 썩은물, 상급자는 석유입니다. 초짜 래더 1,000점대 유저들도 잘 하더군요 ㅋㅋㅋ 워낙 명작이라 바둑처럼 쭉 생존하는 게임이 되지 싶어요~ ㅎ

와우 이제동을 이기네요....
멋집니다.

폭군을 거의 맥도 못추게 만들어버렸습니다;; ㄷㄷ

맞아요. 1경기에서 회군하길래... 아니 왜!? 라고 생각했는데 페이크였...ㅋ
그거 하나로 게임이 갈렸죠.

회군하는 척 하면서 럴커 오는지 스캔까지 뿌리는 꼼꼼함.. ㅎㅎ 이제동은 스캔 보고 눈치까고 럴커가 회군했어야 했는데.. ㅠㅠ 어쨌든 김성현의 탁월한 판단으로 딱 그때부터 이제동의 멘탈이 붕괴된 것 같습니다.

요즘에 111 이나 973 때문에 상성을 먹는 종족이 가지는 빌드상 이점이 늘어난 느낌입니다. 테란 상대하는 저그나, 저그 상대하는 프로토스를 보면, 상대가 뭘 할지 몰라서 항상 긴장하고, 그러다 올인도 아닌 약간 쥐어짠 병력에 게임 터지는 양상이 더욱 자주 나오는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프로토스를 상대하는 테란도 같은 경우이지만, 시합에서 그런식으로 초반에 게임이 터지는 경우가 P vs. T일 때는 상대적으로 잘 안나오고 역전도 종종 나오니 ‘테란이 좋다’라는 느낌을 주나 봅니다.

저도 결승 봤는데, 이제동 여러모로 아쉽더라고요. 빌드 심리전에서 다 지고 들어가서, 시작부터 졌다라는 느낌이었습니다.

말씀하신 이유가 결정적인 것 같습니다. 저그는 111, 플토는 973이 무서운데 테란은 딱히 그에 준하는 상대쪽의 빌드가 없으니까요~ 가위바위보 싸움에서 찌르기를 당할수는 있지만 꾸역꾸역 막고 장기전으로 끌고 갈 방법이 많으니까 사기 이야기가 나오는 듯 합니다. 우주방어 하면서 멀티 하나씩 먹고 200싸움 하면 테란이 화력으로는 거의 이기다보니..

이제동은 과거보다 기량이 많이 떨어진걸로 보여서 저도 안타까웠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심리전에서도 완전히 졌고요. 김성현이 정말 노련하게 잘 하더라구요. 흐트림없이.

교육중에 첫경기만 몰래 보고 있었는데 댓글 달러 내려오다가 최종 결과를 봐버렸네요 ㅋㅋ 결과도 알아버렸고 음소거라 현장감이 덜 느껴지니 나머지 경기는 다음기회에 집에서 봐야겠슴뮈당ㅋㅋㅋ

엌.. 교육중에 보셨군요. 스크롤을 내려보려서 김이 샜겠어요. 그래도 한번 보세요. 막상 보면 또 재밌어요~~ 스타 좋아하시면 나중에 한판 같이하시죠~

간만에 봐야겟습니다^

지금쯤이면 재미있게 보셨겠죠~

노력한 프로게이머들에 대한 모독

이 말씀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 이제동 선수도 개인방송에서 그렇게 이야기 했죠. 이영호 선수가 잘하는 것이라고^^;

아 이제동 선수도 그런 이야기를 했었군요~ 노력한 사람들의 결과물에 대해서 사기니 뭐니 하는 분들 보면 당사자분들이 가장 화날 것 같아요^^

알파고 김성현이 유튜브도 엄청 열심히 하고 개인리그 준비도 열심히 해서 인기가 늘어나는 것을 보니 뿌듯합니다. 조기석이나 한두열 같은 선수들도 인기가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성현이 왜 알파고인지 알 것 같더라구요. 부단한 노력으로 얻어진 칼같은 플레이. 이제 심리전까지 잘 하는 선수로 한차원 더 업그레이드 된 것 같아요. 그나저나 선수들을 잘 아시네요~ 스타 좋아하시나봐요^^

처음에는 게임의 성패원인에 대한 분석/ 관중 문화 분석 등이었는데 그냥 보니까 재밌더군요..그래서 계속 보게 됐습니다.

프로들이 경기하는 걸 멍때리고 보면 정말 재미있기는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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