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라는 공간

in #space5 years ago

잡지가 있는 공간은 다층 우주와 같다. 마블이 만들어내려고 하는 우주관보다, 어쩌면, 더 역동적일지 모른다. 아니 역동적이다. 대략 4시간 30분 동안 본 잡지는 스무권 남짓 될까. 농업, 목공, 자전거, 디자인, 건축, 인테리어, 교육, 브랜드 등 핸드폰으로 캡쳐한 자료만 139장이다. 책은 하나의 우주와 같다.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나니아 연대기의 옷장과 같다. 잡지는 그런 우주들이 모여있는 장소다. 도서관 중에도 나를 가장 유혹하는 곳은 ‘잡지’다. ‘잡’이라는 글자는 ‘雜-섞일,어수선’하다는 뜻이다. 인간이나 인간이 만든 사회나 도시 모두 섞여있다. 우리는 이것을 분류하려고 하지만, 편의상 인간이 편리하려고 부리는 이성적 작용일 뿐이다. 인간도 자연과 섞여 있지만 인간의 DNA가 다른 생물종과 과격히 다르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그렇게 문명을 이끌고 온 바, 섞여 있지만 ‘도시’라는 구성체를 만들어서 ‘스스로’ 분리되었다. 잡지가 매혹적인 이유는 인간 존재가 원래 섞여 있다고 알려주기 때문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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