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을 위한 인터넷 방송의 필요성(1)

험지에 들어가서 한 10년 일하면서 각종 사건 사고들을 겪었습니다. 그 사건들을 겪으며 까딱하면 객지에서 횡사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전문가들을 쫓아다니기 시작했죠. 그렇게 정리했던 것을 보기 쉽도록 정리한 책이 '거의 모든 재난에서 살아남는 법'입니다. http://www.yes24.com/24/Goods/57958411?Acode=101

책 쓰면서 가장 많이 참고로 했던 것은 외국의 지자체 혹은 중앙정부가 한글로 만들어놓은 책자들이었습니다. 그걸 배꼈다는 것이 아니고, 그 사람들이 외국어로 전달하려고 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하고자 했던 겁니다. 그 사람들이 생각하는 최우선 상황은 그 나라의 자연조건, 그 나라에서 겪게 되는 재난의 형태, 그리고 국가긴급구조체제의 대응 우선 순위 등과 관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나라마다 다 다릅니다.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나라들은 꽤 오래전부터 주요 행정서류 해설서나 재난 대응 매뉴얼을 이주민의 모국어로 제공해왔습니다. 세금 납부와 세금환급과 관련된 서류 해설서들이 가장 먼저 번역되었죠. 어떻게 보면 당연한건데, 이게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한국엔 약 200만명 이상의 외국인이 살고 있고, 이 숫자는 계속 늘어날 겁니다.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 그 나라에서 거주하는 외국인이 늘어나는 것은 국제화시대에선 당연한 일입니다. 다만, 한국은 좀 독특한 위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있기 때문에 우린 물리적으론 섬이죠. 국경 너머의 세상에 대해 상대적으로 무관심합니다.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러다보니 시급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문제들은 깊게 고민해보지 않습니다. 거기다 TV에 나오는 외국인들은 한국어를 한국인보다 유창하게 하는 이들이 꽤 되지요. 그래서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일정 이상 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저희 부부가 애청하는 TV프로그램 중에 하나가 K본부의 '이웃집 찰스'입니다. 지난 KBS파업기간 중엔 주요 관계자들이 모두 파업에 참여했던 까닭에 사실상 중단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아마도 산업인력공단이 홍보용으로 발주한 것 같은 에피소드 하나가 좀 뜬금없이 방송되었죠. 아주 어색한 설정된 장면부터 웃었는데, 이 장면에선 뿜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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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가 분들도 한국에서 일하고 가신 분들 꽤 됩니다. 요즘은 TOPIK-EPS라고 한국어 시험을 치고 한국에 오는데, 대략 TOPIK 2급 정도 됩니다. 이 정도 한국어 실력이면 아주 기초적인 수준의 일상회화 정도 밖엔 못합니다. 한국에서 꽤 오래 생활했다고 하더라도 한국어로 만들어진 리플릿을 자유롭게 읽진 못하거든요. 무엇보다 저 장면에서 잡힌 내용은 '산업인력공단'이 무엇을 하고 있다는 것을 한국 국민들에게 알리는 내용이 될 순 있어도 이주노동자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라고 할 수는 없지요.

네팔 지진 당시에 위의 책 공저자인 환타 전명윤씨를 통해 꽤 많은 매체에서 라디오 인터뷰를 요청했었습니다. 그때 거의 대부분을 거절했었어요. 제가 발성에 문제가 좀 있어서 제대로 전달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한국 돌아와서 팟케스트를 쫓아다니고 있는 이유는, 팟케스트가 한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아주 필요한 매체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뭔가를 해볼려면 직접 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하게 구조를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인터넷의 특징은 국경을 쉽게 넘는다는거죠. FM전파는 국경을 넘기 힘들지만 팟케스트의 mp3파일은 워낙 덩어리가 작은 편이라 쉽게 넘습니다. 저도 네팔, 스리랑카, 인도를 넘어다니면서 꽤 많은 팟케스트들을 듣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착안했던 것이 한국에 와서 있는 이주민의 모국어로 만드는 팟케스트가 있다면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란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팟케스트가 한국 생활에 대해 정확한 정보들만 전달할 수 있기만 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이런 문제들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http://v.media.daum.net/v/20171123215043462?rcmd=rn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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