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oseeanne}'s instagram Feed : 2019/06/02 10:20:06

in #share2steem5 years ago


_#사람을미워하는가장다정한방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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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책방에디션 에디션. 오늘 @cornerstool 에서 샀다. 잠깐만 읽어보자, 하고 집었는데 시간은 가 있고 책은 끝났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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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 결이 비슷하면서도 더 우월하고, 미모는 더 우월하신 것 같아 혼자 주눅들어 하면서 읽었다. (써니씨가 얼마 전에 이 책을 도서관에서도 정리했다고 했다. 작가가 너무 예뻐서 여러 번 봤다고 했다. 그럴만한 것 같다... 이런 얘기 적는 나 싫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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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동기인 N과 닮아 보였다. 가끔 보면 저 사람은 정말 문학가가 되겠다, 실패하지 않겠다, 싶은 사람이 있다. 이 분은 이미 문학가이지만, 이 분이 실패하지는 않을 것 같다. (김수영 문학상 받은 분인데 실패를 입에 담는 게 좀 그런가 싶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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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보영 시인의 시집을 사서 책장에 꽂아두고 읽지 않았다. 읽으면 영영, 내 시를 못 쓰고 문 시인의 시만 기다리게 될 것 같아서였다. 책이 출간된다는 소식도 사실 굉장히 빨리 알았는데, 그때 선뜻 움직이기 못했다. 나는 읽으면 안될 것 같았다. 내가 할 말을 다 써놨겠구나, 싶어서. 근데 읽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내가 하고 싶었던 말들, 내가 느꼈던 것들을 한 70% 비율로 다 적어두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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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에세이를 쓰게 된다면 벤치마킹 해야지, 싶었지만 벤치마킹이라는 건 원래 잘 되어야 벤치마킹이고 못 되면 그저 모작일 뿐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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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들 마음에 들고 싶어서 나를 일상에 가두는데 그러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어지는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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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재탕시도 그렇고 블로그에 일기 썼다가 비공개하는 것도 그렇고(쓴 사람에게만 비공개 되었으면 좋겠다는 점도 너무 공감됐다) 애인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없는 것이라 모태솔로라는 것도 너무... 애인이 들으면 기겁하고 성낼 말도 그냥 적을 수 있다는 게 부러웠다. 나도 예전에는 그런 눈치를 보지 않는 사람이었던 것 같은데, 애인이 없어도 있어도 눈치를 보는 근래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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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아무튼 이런 빛과 소금보다는, 향신료 같은 책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나는 잠시 문학으로 연명하던 시절의 나, 이거라도 쓰지 않으면 죽겠다 싶은 때의 나를 떠올렸다. 매일 시 쓰지 않으면 매일 시인이 아닌 거라고 해서, 나는 시인이 되고 싶어서 억지로 시를 썼구나, 싶어서 너무 부끄러웠다. 시를 쓰니까 시인인 것이지, 시인이 되고 싶어서 시를 쓰는 건 좀 아닌 짓 같단 생각이 들었다. 이런 자명한 것도 모르는 나를 발견하면, 내가 똑똑하다고 누군가 말해준 일들이 생각나고 그들에게 한꺼번에 미안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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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기 화형식을 하지 않았지만, 언젠가 크게 불쇼 (오타 나서 불교, 라고 적을 뻔) 를 할 일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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