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거리트 화병 - 밀레

in #sct5 years ago

꽃은 살림하는사람에겐, 일종의 판타지다.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꽃은 예쁘고 탐스럽지만 현실의 꽃은 물 갈아주기 귀찮고 생각보다 금방 시들어서 서운하다. 결정적으로, 시들고 나면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주책없이 차지해버린다.
그런데도 꽃을 산다고? 당신의 여유와 취향에 경배를. 버릴 때의 수고를 툴툴대지 않는 마음에 박수를.
꽃은 아름다움에 비해 심한 홀대를 받아 왔다. 먹을 수 없고 쓸모도 없다는 이유만으로. 밀레의 그림은 그 어이없는 홀대를 반성하기에 충분하다. 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얼마나 마음을 풍성하게 채워 주는지 일깨워준다. 향기 없는 그림속 꽃이 얼마나 아쉬운지 확연히 느끼게 해준다.

밀레의 작품이 주로 정직한 노동과 겸허한 감사를 느끼게 해주는 것들이었다면, 이 꽃 그림은 노동이나 감사와는 무관하게 꽃 자체의 아름다움만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실제의 꽃이 그렇듯 말이다. 밀레는 말년에 건강이 좋지 않을 때, 유화보다는 파스텔로 그림을 그리곤 했는데 이 작품도 그 중 하나이다. 재료의 특성 때문일까, 화가의 시선 때문일까. 유난히 부드럽고 화사하다.

<오늘도 일용할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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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그림 소개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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