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in #sct5 years ago (edited)

나는 왕따를 몇 번 당해봤다. 예전에도 왕따에 대한 글을 써서 '또 지랄하네'라고 할 수도 있으니 그때 안 다룬 내용으로 구성해봐야겠다. 내가 치매성 기억력이라 한참동안이나 기억을 되짚어야 했다. 이 글 쓰려고. 부모님의 이혼은 내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였고, 그러니까 한국나이로 8살 3월이었다. 입학식을 하자마자 할머니께 맡겨졌다. 동네 애들은 웬 거지가 왔나 싶었을 거다. 그때 할머니는 결혼 안 간 아들이 둘이나 있어서 아들 챙기느라 나는 버려져 있었다. 아니, 방치라고 해야 맞겠지. 내가 또 씻는 걸 싫어해서 잘 안 씻었다. 그러니 머리는 한 달에 한 번이나 감았고 목욕은 명절마다는 했으니 1년에 두 번은 했던 것 같은 기억이 난다. 옷도 안 갈아입고 양말은 늘 구멍나 있었다. 새옷은 구경도 못했다. 완전 상그지였다. 씻지도 않아 냄새나지, 옷도 맨날 똑같지. 옷 한 벌을 적어도 한 달은 입었으니, 난 원래 옷은 한 달에 한 번 갈아입는 줄 알았다. 할머니가 계셨지만 완전 방치여서 학교 공부도 전혀 안 했다. 받아쓰기 하면 10점 20점이었다. 이런 돌머리가 나중에 고딩때는 평균 98점은 나왔으나 영어 때문에 원하는 대학에 못갔으니, 영어가 평생의 한이다.

암튼,,, 그래서 왕따를 당하지 않았나 싶다. 서울에 웬 그지가 나타나서는 말도 없고 소심한 그지. 어느날 갑자기 애들이 날 피했다. 나중에 한 누나가 알려주길 'ㅇㅇ이가 너랑 놀지 말라고 해서 애들이 피하는 거야.' 그랬다. ㅇㅇ이는 부자였다. 잘살았다. 인기도 좋았다. 그래서 동네 애들은 ㅇㅇ이의 말을 적극적으로 따랐다. 부자에 공부도 잘했으니 동네 대장 노릇을 했다. 그리고 그 대장은 영진이와 놀지 말라고 명령을 내렸고, '앞으로 영진이와 놀면 안 놀아주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6년 전엔가 ㅇㅇ이를 만났다. 내게 먼저 연락을 해왔는데, 막 반가워 했다. 얼굴을 보자고 하는데,,, 안 보기도 그렇고,,, 그래서 봤다. 왜 날 왕따시켰는지 물어보려고. 그애는 어렸을때 얘기를 하며 즐거워했고 난 지겨웠다. 적당한 타이밍을 잡아 물었다. 왜 그랬냐고. 그러자 '내가 그랬어? 기억 안 나는데.'


(가짜뉴스 생산자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가해자는 모른다. 피해자만 기억날뿐. 의사는 '차라리 다리가 부러지면 두 달이면 나아요. 그런데 마음에 입은 상처는 몇 년이 지나도 안 나을 수 있어요.' 내 마음의 상처는 언제 치료가 될까. 오늘 병원에 가는 날이었다. 격주로 가는 병원. 난 있었던 일을 얘기했고 의사는 차분히 들어주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의사의 조언은 생략하겠다. 오해의 여지가 있으니.)

왕따는 만들어진다. 여러사람이 한 사람을 따시키면 왕따인 것이다. 두 조합에서 강퇴당했고, 한 넥콜 단톡방에서 강퇴당했다. 날 차단한 사람이 20명이 넘어서 예의상 맞차단을 해드렸다. 그랬더니 피드가 조용했다. 피드에 글이 이렇게 없을줄이야. 그래서 난 로그아웃을 하고 날 차단한 사람들 그리고 내가 차단한 사람들의 글을 읽었다. 로그인을 하면 안 보이니까. 슬펐다.

두번째 왕따는 여러번 얘기해서 한줄로만 적어보겠다. 다운증후군인 반친구와 친하다고 부반장 패거리들에게 왕따를 당했는데, 집단구타를 포함한 티비나 영화에서 보던 거 다 당했다. 죽고 싶었다. 어라, 두 문장이 돼버렸네. 하나하나 일일일 나열하기 귀찮으니,,, 그냥 티비로 보던 그런 장면 다 당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난 담임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담임은 날 도와주지 않았다.

난 많이 맞고 다녔다. 키도 작고 삐쩍 말랐고(군대 갈 때 46키로였나 48키로였나 했다) 때리기 딱 좋았나보다. 초3땐 반 짱이 맨날 날 때렸다. 그냥 불러서는 때렸다. 주먹으로 치고 발로 밟았다. 그러다가 나중엔 자기 패거리에게 날 패라고 시켰다. 직접 때리기 귀찮았나보다. 빨리 초3이 끝나길 바라며 매일 맞았다. 많이 울었다. 태어난 게 슬퍼서 울었다. 엄마도 없고 아빠도 없어서 슬펐다. 누구는 애가 맞으면 학교에 찾아가기도 하던데. 나는 매일 맞아서 상처 투성이인데도 방치된 상태였다. 할머니는 없는 살림에 두 아들이 우선이었고 난 방치였다. 그리고 내 동생도 방치였다. 여긴 블록체인이니 동생 얘기는 안 하겠다. 동생도 나처럼 방치였다.

어떻게 죽어야 아프지 않게 죽을 수 있을까 생각하기 시작한 건 두번째 왕따를 당하며 살기 싫을 때였다. 내가 살던 아파트는 영구임대주택 11층이었다. 아래를 보니 떨어지면 정말 죽을 것 같았다. 그런데 용기가 없었다.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뛰어내릴 용기도 없는 사람.

의사가 앞으로는 4봉을 한번에 먹지 말고 두 봉까지는 괜찮다고 했다. 그렇다고 두 봉씩 먹고 그런 일이 또 생기면 안 되겠지만,,, 내 절제력이 제대로 작용했으면 좋겠다. 자존심 다 팔아가며 힘들게 한분한분 모셔왔다고 분명 여러번 말했다. 자꾸 가짜뉴스를 적는 분이 계신데, 내가 얼마만큼이나 참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여기까지 쓰고 갑자기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큰애 머리가 찢어졌으니 빨리 오라고. 피가 줄줄 나고 있으니 빨리 오라고 전화가 왔다.

(이어서 씁니다.)

큰애 두피가 많이 찢어지긴 했지만 지혈은 되어서 다행입니다. 꼬매야 할 정도라고는 안 보이는데, 일단 내일 의사에게 보여줘야 할 것 같습니다.

살다보면 별별일이 다 생깁니다. 죽을만큼 슬프다가도 언제 그랬냐는듯 살아가기도 합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결국은 세월이 약인 것 같습니다.

질문.
지나보니 별일 아니었던 경우가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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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우선 스스로 자신에게
마음이 무겁지 않도록
마음의 짐을 좀 덜어 내시고

쉼표 하나 찍으시길 바랍니다~!

토닥~ 토닥~ 토닥~

사고다의 질문은 따로 본문에 없었지만...

상황에 대해
너무 깊게 담아두시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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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님 덕분에 견뎌내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고마워요.

2019 연말 마무리 잘 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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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가 @bluengel님의 소중한 댓글에 $0.034을 보팅해서 $0.008을 살려드리고 가요. 곰돌이가 지금까지 총 7105번 $87.632을 보팅해서 $95.687을 구했습니다. @gomdory 곰도뤼~

지나고 나니 별일이 아닌게 아니라..

지난일은 그냥 지난 과거 잖아요.
자기 자신과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현제를 즐기며 미래를 사세요.
스팀잇이나 타인에 시선은 아무 필요 없는것 같에요.
늘 진심은로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스스로 사시면 주변에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 모두 나하님 때문에 기분 좋을거에요..
너무 많은 책임감과 잘하려고 하는 욕심이 옆에 있느 소중한 사람들 과 본인까지 힘들수도 있을것 같에요.

무뢰하게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건 아닌가 금방 삭제할까 말까 망설려 지지만 혹시라도 언잖우시면 베트남사는 사람이 술먹고 주정부린다 넘겨 버리세요.ㅎㅎ

나하님 가족들 모두,,

메리크리스마스..^^

스팀잇을 너무 사랑해서,,, 사랑하는 만큼 상처도 깊게 생겨버리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제가 많이 투자한 곳이라서. ㅠㅠ 댓글 고맙습니다. 피곤님도 메리크리스마스~~ 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스팀잇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으시면 다른거 찾아보시는거 추천드려요.
재미로 해야하는데 마음에 상처입으면 안하는게 맞는거 같아요.
가족들과 즐거운 연말 보내세요

좋은 말씀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ㅠㅠ

당시엔 힘들었지만 지나고보면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할 정도로 괜찮아져있을 때가 많습니다.

다르긴 하지만, 이별에 대한 경험들이 그 하나일 것입니다. 마음먹기에 따라 다른거지만, 시간이 어느정도는 해결해줄 것 같습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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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시간이 약이겠지요? 힘내서 버텨내야지요. ㅠㅠ

힘내세요! 지금은 사랑하는 가족이 있으니 힘내셔야죠..
언젠가는 쨍하고 해뜰날이 올겁니다!

헙... 비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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